야설 인생역전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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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7,133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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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옌은 동영상 촬영이 끝나고 서럽게 울었다. 응옌의 눈물은 정적을 불러왔다. 조용한 분위기여도 야오, 헤일리가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알아도 도와줄 수 없었다. 이미 빌리에게 길들여진 두 사람은 응옌도 머지않아 자기들처럼 될 것만 알았다. 응옌은 베트남어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쏟아부었다.

 

“엄마 말대로 ‘세상에 대가 없는 돈은 없어.’”

 

  응옌은 돈 때문에 정신을 놓았던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했다. 엄마 말대로 자기 힘으로 재기해야했다. 그 과정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견뎌야했다. 자기는 어려운 길을 피하려다고 오히려 험난한 길로 들어섰다. 빌리가 이번에도 자기 가슴 골 사이에 십불을 꽂았다.

 

“자 떡 값이야. 열심히 대줘서 계속 하고 싶은 공부해야지 하하하.”

 

  빌리는 응옌을 창녀 취급했다. 빌리는 응옌도 야오, 헤일리랑 다를 바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셋 다 ‘빌리’라는 인간보다는 ‘빌리의 돈’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빌리는 그 돈으로 저 셋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그 돈을 이용했다. 빌리는 자기 집에 남아있는 방마다 여자들을 채워넣는 즐거운 상상을 했다. 어차피 여자들이 자기 돈에 이끌려 처음에 꼬시려고 별 발악을 다 할게 눈에 훤히 보여서 굉장히 자신만만했다.

 

  응옌은 부끄럽고 치욕스러웠다. 응옌 본인 스스로가 돈 때문에 자존심도 버리고 빌리에게 호텔에서 너무나도 쉽게 몸을 준 게 부끄러웠다. 빌리 집에 들어와서 노예선언하고 엉덩이로 자기 이름을 쓴 게 굴욕적이었다. 응옌은 시간을 과거로 돌리고 싶었다. 응옌에게 백마탄 왕자님은 없었다. 대신 사냥꾼이 자기 인생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받았던 호의는 사냥감을 잡기위한 함정이었다.

 

“앞으로의 일정은 헤일리가 차분히 설명해줄 것이다.”

 

“안녕 난 헤일리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우리 모두 주인님의 ‘성적 쾌락’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자.”

 

“뭐?”

 

“주인님의 ‘성적 쾌락’을 위해 봉사하자고.”

 

“Are you crazy?”

 

‘짝’

 

“감히 노예 주제에 지 분수도 모르고.”

 

  헤일리는 팔짱을 끼고 도도하게 응옌을 째려봤다. 헤일리는 응옌의 반응을 이해했지만 강하게 몰아부쳤다. 이번 기회에 빌리가 자기를 바라보는 눈이 좋아지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헤일리는 응옌도 자기나 야오처럼 얼마가지 않아 결국에 주인님께 굴복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고자세로 나와서 자기보다 이 집에서 대우가 낮은 사람을 만들고 싶었다. 더 이상 이 집에서 최하층 계급으로 살기가 싫었다.

 

  응옌은 망연자실했다. 여기있는 여자들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둘 다 미친 걸 너머 아예 개념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응옌은 본능적으로 ‘정신차리지 못하고 있다보면 저 둘처럼 변할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저 둘과는 다르게 정신 바짝 차려서 이 집에서 꼭 탈출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헤일리는 응옌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정확히 알았다.

 

“주인님~”

 

“응 왜?”

 

“저 년 우리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요.”

 

“그래보이는구나.”

 

“그래서 말인데요, 저 년 며칠 굶으면 고분고분해질 거에요.”

 

“어째서지?”

 

“저 모르세요? 호호호”

 

“어이구! 우리 헤일리 드디어 갱생했구나.”

 

“다 주인님 덕분입니다.”

 

  빌리는 기분 좋게 헤일리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응옌의 엉덩이를 세게 잡고 침실로 향했다. 야오는 자기 자리를 응옌한테 빼앗긴것 같아 허전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단지 응옌이 엉덩이 잡힌 채 침실에 들어가는 게 부러웠다. 그 때, 야오는 미쳐가고 있는 자신이 안타까우면서 더 이상 자기 인생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동시에 느꼈다. 하지만 희망이 없어도 죽는 것은 자살 할 때의 아픔이 두려워 엄두가 나지를 않았다.

 

응옌은 야오랑 헤일리가 강제로 깨워서 억지로 일어났다.

 

“우리 노예들은 항상 주인님보다 일찍 일어나야해.”

 

“니들 도대체 뭐냐?”

 

“우린 주인님이 무섭지 너는 안 무서워.”

 

“그래?”

 

  응옌은 야오의 배를 주먹으로 강하게 쳤다. 야오는 배를 쥐어잡고 울기시작했다. 헤일리는 재빨리 빌리를 깨우기시작했다. 응옌은 빌리가 일어나면 뒷감당하기 어렵다는 걸 뒤늦게 눈치챘다. 응옌은 살며시 야오를 살펴보았다. 야오는 세상 다 잃은 사람처럼 서럼게 목 놓아 울었다. 그 울음소리가 너무커서 빌리도 결국 일어났다. 헤일리는 일어난 빌리한테 간략하게 지금의 상황을 보고했다.

 

“이 년이 미쳤구나?”

 

  빌리는 화를 참지 못하고 응옌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때렸다. 응옌이 도망가려고 했지만 금방 붙잡혔다. 빌리는 왼팔로 응옌의 몸을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응옌을 계속 때렸다. 응옌도 닭똥같은 눈물을 흘렀다. 울어도 빌리는 응옌을 봐주지 않았다. 응옌이 크게 울면 울수록 빌리는 더 가혹하게 때렸다. 빌리가 계속 때린 응옌의 엉덩이는 퉁퉁 부었다.

 

“넌 지금 내 애를 배고 있는 ‘내 노예’의 배를 쳐?”

 

‘헉!’

 

“이 년 오늘부터 식탁 위에 묶은 채로 먹을 건 아무것도 주지마!”

 

“주인님 노예들의 일정은 언제 알려주면 되나요?”

 

“헤일리, 너도 이렇게 길들여졌잖아. 얘라고 별반 다르겠냐!”

 

“근데 저 묶으려다 쟤한테 맞을까봐 무서워요~ 대신 묶어주세요~”

 

  빌리는 응옌의 두 팔을 식탁 위 스탠드와 줄로 묶었다. 응옌은 자연스럽게 벌 받는 자세로 식탁위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응옌은 사납게 빌리를 노려보았다. 빌리는 응옌의 뺨을 한 대 아주 세게 쳤다. 응옌의 눈빛은 여전히 사나웠지만 뺨을 세게 맞고나서는 살기가 죽었다. 응옌은 이대로 살고 싶지 않아서 혀를 깨물었지만 고통이 한계점에 다왔을 때 혀를 더 깨물지 못했다. 숨도 안 쉬어봤지만 결과는 매한가지였다.

 

  빌리는 눈물이 얼굴에 말라붙은 야오를 봤다. 야오는 빌리의 가슴에 안겨서 다시 울기시작했다. 야오는 애한테 무슨 문제가 생겼나 하면서 불안했다. 야오의 불안은 모성애에서 나온 불안이 아니었다. 빌리의 관심을 잃고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에 대한 불안이었다. 여자친구는 아니어도 애 덕분에 비슷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만약 애가 없어지면 다시 헤일리, 응옌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생활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게 불안했다.

 

“일단 병원부터 가보자.”

 

“네”

 

“헤일리 너는 노예로서의 일과를 알려주도록.”

 

“알겠습니다.”

 

  헤일리는 빌리가 야오랑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한 다음 응옌이 묶인 데로 갔다. 응옌은 헤일리를 노려보았지만 헤일리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헤일리는 빌리가 자기에게 지시한 명령을 따랐다.

 

“일단 우리는 매일 새벽6시에 기상해서 30분 정도 몸을 씻어. 그리고나서 6시 반부터 8시까지 섹스테크닉 향상과 야한 춤을 잘 추기위한 스트레칭을 해줘. 8시가되면 한 사람은 식사를 준비하고 다른 사람은 오럴로 주인님을 깨워서 씻겨드려야해. 이 때 비누를 가슴에 묻혀서 가슴으로 온 몸을 마사지해야해. 이렇게해서 말이야. 그 다음에…”

 

“닥쳐! 나보고 그걸 하라고? 미쳤냐? 너 돌았냐?”

 

“나도 네 맘 이해한다.”

 

“이해? 근데 그 딴 걸 짓걸이냐?”

 

“튕겨봤자 결국 너만 손해야.”

 

“지금 밖에 도망갈 기회는 없어! 우리 같이 도망가자. 응?”

 

“부질없어.”

 

“어째서? 정말 한심하다.”

 

“너 어제 핸드폰 바꿨지? 사실 그 핸드폰으로 네가 뭘 하는지 실시간으로 주인님께서는 확인할 수 있어. 그리고 여권이랑 계좌도 뺏겼을거야.”

 

“그걸 어떻게?”

 

“다 계획되어있었으니깐.”

 

“그게 무슨소리야?”

 

“네 노트북이랑 핸드폰을 바꾼 이유는 앞으로 너가 다른 사람들이랑 연락을 못 하게 하려는 계획이었고 또 짐을 옮기려는 건 니 여권이랑 은행 계좌를 가로채려는 속샘이니깐.”

 

“넌 근데, 왜 그걸 나한테 말하는거야?”

 

“그래봤자 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거든.”

 

  헤일리는 울먹거리며 말을 끝내고 참았던 눈물을 응옌 앞에서 흘렸다. 응옌도 덩달아 울었다. 두 사람은 만난지 얼마 안 되었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야오는 이미 자기를 배신했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럴 때, 자기와 비슷한 실수로 이곳에 끌려들어온 사람을 만났다. 속으로는 안쓰러웠지만 내색할 수 없었다. 빌리가 알면 자기에게 어떤 불똥이 튈지 장담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빌리가 없는 지금 허심탄회하게 두 사람은 이야기했다.

 

"갑자기 왜 울어?"

 

  응옌이 울면서 어처구니가 없어서 물어보았다.

 

“내 도망이 실패한 이유는 야오년이 나를 배신해서야.”

 

“걔 정말 못되쳐먹었다.”

 

“걔 밥맛이야. 근데 얼마나 꼬리치던지. 그러다 임신했잖아.”

 

“뭐? 정말?”

 

“그래서 빌리가 그렇게 지랄발광을 떤거야.”

 

“그랬구나~”

 

“어차피 여기서 너는 나가기 힘들어. 그럴 바에는 나랑 힘을 합쳐서 야오를 견제하자. 참다보면 도망갈 날이 올 수도 있잖아.”

 

“그래,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그건 안 돼.”

 

“뭐라고? 친하게 지내자면서.”

 

“빌리 앞에서는 티 내면 안 되거든. 하지만 서로 협력하자. 야오는 조심해.”

 

“그래 알았어.”

 

  헤일리는 ‘빌리의 성적 쾌락’을 위해 짜여진 노예들의 일과를 응옌에게 설명했다. 응옌은 이 일과를 들으면서 그 동안 고생했을 헤일리가 안쓰러웠다. 게다가 자기도 이제는 이 고생을 견뎌야한다는 생각에 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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