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슬픈 감정과 쇼핑 - 슬플 땐 더 비싸게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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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16회 작성일 16-02-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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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분이 우울하거나 회사나 집안일로 스트레스 쌓이거나 하면 으레 하는 말, ‘쇼핑이나 갈까?’ ‘꼭 사지는 않더라도 아이쇼핑이라도 하면 기분이 풀릴 텐데...’ 하지만 기분이 우울하거나 화가 날 때 하게 되는 쇼핑은 자신의 이성적인 의지와 판단을 무시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심하면 충동구매로 이어져 스트레스를 풀기보단 스트레스를 더 쌓이게 만드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슬픈 땐 쇼핑을 자제하자...




뇌는 긍정과 부정적 감정을 다르게 처리




우리 뇌의 좌반구 전두엽이 긍정 정서를 담당하는 영역이며, 이 부분이 손상되면 우울한 상태가 된다고 한다. 즉 우리 뇌는 긍정과 부정적 감정을 서로 다르게 처리한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특정 뇌의 위치와 관련된 정서의 변화에 대해 처음으로 이탈리아 페루지아 대학교의 구이도 가이노티(Guido Gainotti)교수가 언급했다. 가이노티 연구팀은 뇌의 좌반구 손상 환자와 우반구 손상환자를 살펴보면서 이러한 뇌의 손상부위가 정서에 어떤 결과를 유발하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좌반구의 전두엽 부분에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서는 병리적인 울음과 무기력 등 우울증 증후가 나타난 반면 우반구의 전두엽 부분에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서는 병리적인 웃음을 목격했다. 즉 이 연구는 특정 뇌 영역의 손상이 특정 뇌 위치와 관련된 정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또한 하버드 대학교 게리 슈워츠(Gerri Schwartz) 교수팀은 사이언스지를 통해 긍정적인 정서보다 부정적인 정서를 느낄 때 우반구가 더 많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좌측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 긍정적 감정을 유발시키고, 우측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 부정적 감정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지금까지 이성과 정서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이론에 대해 전전두엽피질이 이성은 물론 정서 역시 담당한다고 주장했다. 즉 지금까지 심리학자들은 뇌와 정서와의 관계에 대해 시상하부변연계의 역할을 확신하면서 전전두엽피질은 이성, 통찰, 사고 등의 인지적 기능을 담당하며 포유류 등 하등 동물과 구별되는 뇌 영역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건강한 성인이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때는 좌측 전전두엽피질이, 부정적 정서를 경험할 때는 우측 전전두엽피질이 각각 활성화된다. 감정 역시 인지적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피질에 의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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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성인이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때는 좌측 전전두엽피질이, 부정적 정서를 경험할 때는 우측 전전두엽피질이 각각 활성화된다. <출처: gettyimages>



특히 우울증과 같은 부정적 정서나 감정이 소비자인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무엇일까? 가이노티 교수의 연구에서처럼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의 좌측 전전두엽피질이 정상적인 사람들에 비해 덜 활성화된다고 한다. 우울증을 보이는 사람들은 어떤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없고, 즐거움이나 다른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애런 헬러와 리처드 데이비슨(Aaron Heller and Richard Davidson) 연구팀에 의하면 우울증 환자는 긍정적인 감정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전전두엽피질로부터 받은 신호가 동기부여와 보상의 느낌을 형성하고,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영역인 복측선조체 내의 측좌핵(Nucleus accumbens)의 활동 수준을 유지시키는데 이를 뇌의 보상회로라 한다. 결국 우울증 환자는 정상적인 사람에 비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전전두엽피질에서 측좌핵으로 전달되는 신호가 줄고, 이로 인해 동기부여와 보상을 처리하는 회로의 활동 수준도 줄어들어 행복한 감정을 오래 지속시키지 못하게 된다. 즉 우울증 환자는 전전두엽피질과 보상회로인 측좌핵의 활성화를 유발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하기보다는 이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있으며, 이 영역의 활동 수준이 낮으면 부정적인 감정과 정서를 가지게 된다.




정서는 공황장애나 감정회복능력과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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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섬엽의 활성화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증상이 바로 공황장애(Panic disorder)다. <출처: gettyimages>



평소 두려움을 느껴 오싹한 느낌과 심장박동이 증가하거나 참을 수 없는 화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창백해지는 것은 뇌섬엽(Insula)과 체감각피질의 기능 때문이다. 이처럼 뇌섬엽의 활성화 정도는 신체감각뿐만 아니라 정서 즉 감정에 대한 인식과도 관계가 밀접하다. 2010년에 진행된 버드(G. Bird)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증상인 감정표현불능증(Aexithymia)의 정도가 심한 사람일수록 뇌섬엽의 활성화 수준이 낮았다. 즉 뇌섬엽의 활성화 수준이 낮으면 자기 인식 수준이 떨어지고, 반대로 뇌섬엽의 활성화 수준이 높으면 자기 인식이 뛰어나다. 특히 뇌섬엽의 활성화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증상이 바로 공황장애(Panic disorder)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이러한 증상을 경험함으로써 자살충동까지 느끼는 심각한 심적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특정 환경에 노출될 때 정상적인 사람의 신체 반응은 스트레스 반응 정도로 미세하게 증가된 심장박동 수를 보이지만 뇌섬엽의 활성화 수준이 낮은 사람이라면 심장마비 수준의 징후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심한 말다툼을 한 경우와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었지만 맹물만 나올 때, 두 경우 모두 기분이 나쁜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판기에 동전을 뺏긴 경우가 전자보다 훨씬 더 빨리 잊어버리고 평상심을 되찾게 된다. 왜 우리들의 감정회복능력, 특히 부정적인 감정회복능력은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를까? 그 이유는 바로 좌측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되지 않는 사람은 부정적인 정서나 감정에 노출되었을 경우 이러한 감정이나 정서를 쉽게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우측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되어 있는 사람은 좌측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된 사람에 비해 공포, 혐오, 분노나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로부터 빨리 회복되지 못한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대런 잭슨(Daren Jackson) 연구팀은 좌측 전전두엽피질의 활성화가 편도체 영역의 활성화 시간을 단축시키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편도체는 두려움이나 위협을 느낄 때 갑자기 활성화되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러한 편도체가 억제된다면 우리 뇌가 부정적인 경험으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슬픈 감정일 땐 더 비싸게 구매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정서에 매우 민감하고 상황에 따라 혹은 사람의 성향에 따라 이를 다르게 인지하게 된다. 앞의 사례처럼 이러한 감정이나 정서는 특히 우리 뇌의 우측 전전두엽피질의 활성화 정도에 달려있다. 평소 우리들이 쇼핑이나 구매행위를 할 때, 인지적 혹은 이성적 판단보다도 무의식적인 감정이나 정서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게 되는데 기분이 좋은 긍정적인 감정이나 정서상태보다도 부정적이거나 심지어는 슬픈 감정이 쇼핑행위에 영향을 더 많이 미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쇼핑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유독 부정적인 느낌을 갖는 경우에 쇼핑욕구를 강하게 느낀다고들 한다.

왜냐하면 쇼핑을 하게 되면 우리 뇌의 보상중추인 측좌핵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 쇼핑이 주는 '기분 좋음'이 일시적이라는 데에 있다. 요즘처럼 심해지는 경제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질 때 단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더 저렴한 매장으로 발품 파는 것은 당연하다. 또 백화점 매장에서 꼼꼼히 제품을 보고 입어본 후 상대적으로 2~30%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쇼핑몰을 검색하는 수고스러움 또한 기꺼이 감수한다(이들을 쇼루밍족이라 한다). 심지어는 지금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세일을 할 때까지 한 두주 많게는 몇 달이라도 구매를 미루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들의 쇼핑습관이나 구매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요인이 바로 감정이나 정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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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소비자는 회복탄력성이 낮고 자기인식 수준이 떨어져 고가의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보상심리가 작용한다.<출처: gettyimages>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박사과정 연구원인 신시아 크라이더(Cynthia Crider)와 제니퍼 러너 (Jennifer Lerner) 하버드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 등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의 실험을 보면 슬픈 감정일 때 사람들이 물건을 좀 더 비싸게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기분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8~30세 33명의 실험 대상자의 절반에게는 소년의 스승이 죽는 내용의 슬픈 영화를 보여 주고, 다른 쪽에는 감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연풍경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 주는 실험을 실시했다. 영화를 본 뒤 실험대상자들에게 물병을 사도록 시킨 결과, 슬픈 영화를 본 사람들은 자연풍경 영화를 본 사람들보다 30% 가량 더 많은 돈을 썼다. 연구팀은 “기분이 우울하거나 슬프고 자신에 대한 생각에 잠긴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평가 절하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물건을 사들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이나 정서를 가진 소비자들일수록 회복탄력성이 낮고, 자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자기인식 수준이 떨어진다. 따라서 고가의 물건을 많이 구입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보상심리가 작용하게 된다. 더 나아가 러너 교수는 ‘슬픈 감정과 재무적 판단 간의 상관관계’ 연구에서 사람들이 슬픔을 느낄 때 금전적인 판단을 잘하지 못해, 결국 돈을 낭비하게 됨을 보여주었다. 즉 슬픈 상태의 참가자들은 즉각적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인 결정을 많이 내려 일반 참가자들보다 평균적으로 13~34% 더 낮은 수익을 냈다. 그 원인은 슬픈 기분이 들면 즉시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을 요구하는 ‘현실 중시 편견(present bias)’ 때문이다. 이는 우울증 환자가 겪는 부정적인 감정처럼 일반인들의 ‘슬픔’ 역시 보상중추를 지속적으로 자극시키지 못함으로써 상황을 근시안적으로 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물건을 사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




쇼핑과 부정적 감정 간의 관계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분이 우울할 때 쇼핑하면 돈을 많이 쓴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고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앞의 실험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의사결정이 우울한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부는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 점이 그 근거이다. 단순히 보는 것만을 즐기거나 자신의 경제적인 능력범위 내에서의 적절한 수준의 쇼핑은 우울한 기분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적절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쇼핑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울한 기분이나 불안감, 주변사람들과의 심각한 갈등을 겪거나 단순히 여성의 생리적인 변화가 쇼핑중독을 야기할 수 있다. ‘인터넷쇼핑몰을 돌아다니다 물건을 주문하는 것이 사는 낙’이라거나 ‘하루라도 TV홈쇼핑을 보지 않으면 허전하다 못해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쇼핑중독증 환자가 날로 늘어가는 추세다.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인 재키여사는 전형적인 쇼핑광인데 대통령 당선 직후 16개월 만에 옷값으로만 무려 5만달러를 지출했다고 한다. 심지어 패션쇼를 관람한 뒤 출품된 의상을 몽땅 구입하는 버릇이 있을 정도로 쇼핑중독이 심각했다. 오죽했으면 케네디 대통령이 측근에게 ‘어디 쇼핑중독자 치료해 주는 데 없나?’ 하고 물을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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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에 중독된 사람은 충동구매와는 달리 제품자체에 대한 욕구는 상대적으로 더 적고 주로 낮은 자아존중감이나 심리적 긴장해소를 위해 구매한다. <출처: gettyimages>



쇼핑중독과 유사하지만 다른 개념이 바로 충동구매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점포 내에서 자극에 노출되기 전에는 구매의도나 욕구가 없었는데 제품을 구매하게 된 것을 충동구매라 한다. 쇼핑중독자나 충동구매자는 구매충동에 대한 의지력이 상실된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적이나, 구매동기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충동구매는 어떤 기회에 특정 재화에 대한 강한 갈망이나 자극에서 구매하게 되지만, 쇼핑중독은 상대적으로 제품자체에 대한 욕구는 적고 주로 낮은 자아존중감이나 심리적 긴장해소를 위해 구매한다는 점이다. 쉐르혼(Scherhorn)은 ‘쇼핑중독은 즉각적이고 충동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방식으로도 이루어지기도 하여, 구매할 품목에 대한 목록을 미리 작성하거나 탐색을 열심히 하는 구매라도 억제할 수 없는 강한 구매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라 하였다. 쇼핑중독의 심각성에 따른 문제는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마구 사들인 뒤 자기가 무엇을 샀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거나, 쇼핑을 하지 못하면 우울증, 불안, 두통 혹은 소화불량 등 심리적 · 육체적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구매 충동은 언제 일어날까? 대개 슬프고 외로운 감정이 들 때나 울 때, 화가 날 때, 그리고 좌절감을 느낄 때 주로 일어난다. 쇼핑중독자들은 대개 혼자 쇼핑을 즐기며, 주로 옷, 신발, 보석이나 골동품처럼 일상생활을 영위할 목적이 아니므로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모아놓거나 버리고 일부는 반품시키기도 한다. 또 구매결제는 현금보다는 주로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결제한다.

쇼핑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쇼핑중독은 도박이나 알코올 중독현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건전한 취미생활을 통해 심리적 마음상태와 생활을 건전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꼭 쇼핑을 해야 할 때라면 사야 할 물품의 품목을 미리 만들어 그 기준대로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려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특히 가격할인이나 수량 한정판매와 같은 충동을 자극하려는 판매상술에 현혹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매계획을 세워야 한다. 즉 지금 당장 사는 것보다 나중에 구입하게 되면 더 이득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결국 쇼핑행위는 본인의 부정적 감정을 잘 다스림으로써 회복탄력성을 키우고, 긍정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세일 때 쇼핑하면 오히려 정신건강이 악화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 등에서 대규모 세일 행사를 할 때 쇼핑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고 한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응답자의 25%는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지 못할까 봐 불안했다”고 답했으며, 23%는 “현실감을 상실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또한 약 50%는 “원하는 물건을 사지 못해 패배감을 느꼈다”고 답해 대부분의 쇼핑객들은 ‘불안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상품을 한정된 시간에만 싸게 파는 ‘세일 마케팅’이야말로 쇼핑객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술책이라는 점이다. 그들에 따르면 “좋은 물건을 ‘나만’ 저렴한 가격에 사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사람들을 신경질적으로 만들고, 다른 쇼핑객에게 물리적 위해까지 가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고 한다.

2011년 미국의 마케팅 컨설팅업체 ‘쇼퍼 사인언스’(Shopper Sciences)사가 과학적으로 실시한 실험결과에 따르면, 쇼핑객들이 쇼핑 도중 느끼는 가장 우세한 감정이 바로 ‘흥분(excitement)’이라고 한다. 또한 원하는 구매상품을 놓칠까봐 생기는 걱정보다 길게 늘어선 줄이 쇼핑객들에게 더 스트레스를 준다고 한다. 50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미디어 연구소(Media Lab)가 개발한 ‘땀-인식 팔찌’를 착용케 한 뒤, 쇼핑을 하는 동안 참가자들의 움직임, 체온, 스트레스와 흥분 정도를 알려주는 미세한 변화인 피부 전기 활동을 측정했다. 쇼핑객의 80%는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돈을 더 많이 썼으며, 구매한 물건의 절반 이상은 자신을 위한 물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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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못지않게 온라인을 통한 쇼핑시에도 부정적 감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출처: gettyimages>



사람들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매장에서 쇼핑을 할 때 감정 특히 부정적 감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중요한 점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기분이나 감정에 놓이게 되면 스스로 자존감이 낮다고 인지하게 되고 그것을 과소비로 포장하려 한다는 점이다. 일차적으로 쇼핑을 통해 구매를 하게 되면 자존감이 상승하지만 일시적인 상태로 머무르기 때문에 또 다시 이에 맞는 자존감을 위해 더 많은 소비가 일어나게 된다. 바로 쾌락의 쳇바퀴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처럼 소비의 양을 늘린다고 해서 결코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물질에 대한 투자에서 오는 일시적인 만족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목표나 동기부여를 통한 보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심리적 만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긍정적인 감정이나 정서를 유지하려는 긍정적인 마음자세와 우울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도록 생활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은 좌뇌의 전전두엽이, 부정적인 감정은 우뇌의 전전두엽이 얼마나 활성화 되느냐에 달려있다. 긍정적인 감정 대신 부정적인 감정이 앞선다면 쇼핑을 자제하도록 하자.

참고문헌

  • Gainotti, G.(1972), "Emotional Behavior and Hemispheric Side of the Lesion," Cortex, vol.8, pp.41-55.
  • Schwartz, G.E., R.J. Davidson, and F. Maer(1975), "Right Hemisphere Lateralization for Emotion in the Human Brain: Interactions with Cognition," Science, vol.190, pp.286-88.
  • Jackson, Daren C. et al.,(2003), "Now You Feel It, Now You Don't: Frontal Brain Electrical
  • Asymmetry and Individual Differences in Emotion Regulation," Psychological Science, vol.14(6), pp.612-17.
  • Heller, Aaron S., et al.,(2009), "Reduced capacity to sustain positive emotion in major depression reflects diminished maintenance of fronto-striatal brain activation," Proc Natl Acad Sci. USA., vol.106(52), pp.22445–50.
  • Cryder, Cynthia E., et al.,(2008), "Misery Is Not Miserly: Sad and Self-Focused Individuals Spend More," Psychological Science, vol.19, pp.525-30.
  • Lerner, Jennifer S., Ye Li, and Elke U. Weber(2013), "The Financial Costs of Sadness," Psychological Science, vol.24(1), pp.72-79.
  • Davidson, Richard J., and Sharon Begley(2012), "The emotional life of your brain," 역서:너무 다른 사람들, 곽윤정 역, 알키.



범상규 | 건국대학교 교수
건국대학교에서 통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영학과와 응용통계학과에서 마케팅, 소비자행동, 통계조사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 관한 심리코드를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개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방송, 외부강연 및 칼럼, 저서 출간 등의 활동을 하며 블로그(blog.naver3.com/skbeom)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Non 호모이코노미쿠스]와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 등이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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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소비자들 2015. 05. 20
저자 범상규는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이 책에서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심리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 9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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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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