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성격평가 - 개인차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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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16회 작성일 16-02-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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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개인들의 마음 작용이 다 다를까 , 아니면 같은 면이 있으며 상당히 많다고 봐야 할까 ?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심리학도로서는 한번 짚고 가야 할 주제가 있기 때문이다 . 대부분의 심리학 연구에서는 인간의 공통적인 특성과 과정을 다룬다. 지각 , 기억 , 사고 등 마음에 작용하는 원인들을 찾고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 그런데 그런 마음의 작용은 한 구체적인 개인에게서 일어나는 것인데 , 하나로 묶어 처리해도 되는가 혹은 개인마다 다르지 않겠는가의 의문을 가질 수 있다 .




개인차 심리학,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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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독특성에 관한 대표적 주제인 성격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출처: corbis>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속성을 도출하는 과학 방법을 법칙 정립적(nomothetic)이라고 하고, 개별 특수성에 초점을 두는 방식을 특수 사례적(idiographic)이라고 부른다. 이 두 접근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 바로 심리학의 운명이다. 대부분의 자연과학은 전자에 만족하지만, 심리학은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하며 탐구를 해야 하는 도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인간이며 독특한 개체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연구 할 때는 둘 중 어느 하나에 더 초점을 둘 수는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우리 속담은 이 두 가지 과학 방법이 모두 적용 불가능하다는 뉘앙스를 갖고 있고, 사실 많은 일반 사람들이 심리학에 대해 갖는 편견이기도 하다. 이 편견을 극복하고 심리학은 법칙 정립적인 과학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과학으로서의 심리학 출발부터 개인의 독특성이라는 주제 역시 끈질기게 탐구해 왔다. 이 관심을 포괄하여 개인차 심리학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며, 대표적인 주제가 본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성격(personality)이다.

“이 일이 내 성격에 안 맞는다” “성격이 맞지 않아 못 살겠다” 식으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성격이란 단어를 늘 사용한다. 이 표현은 한 사람이 갖는 특성 전부를 지칭하는 것이기에 너무 포괄적이다. 성격심리학자인 알포트는 “환경에 대한 개인의 독특한 적응을 결정하는, 개인 내의 정신 신체적 체계들의 역동적 조직”이라고 성격을 정의하는데 이 역시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 단순하게 정의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하고, 또 그럴 수도 없는 개념이 성격이다. 정의의 문제는 차치하고, 그러면 어떻게 주변 사람의 성격을 알아 볼 것인가, 즉 측정과 평가의 문제를 생각해 보자.

한 사람의 성격을 알자고 하면, 가장 단순한 방법은 두꺼운 공책 한 권 들고, 그 사람을 따라 다니며 여러 상황에서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기록하고, 생각이나 느낌을 물어 하나도 빠짐없이 적으면 될지 모르겠다. 얼마 동안? 한 십 년? 하지만 현실적인 방법이 아니며, 이를 허락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일전 필자가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내 성격을 알려 주겠다고 하며 동그라미가 그려진 종이를 보여주며 점을 찍어보라고 한 적이 있다. 필자가 원 안에 찍자, “내향적이시군요”라는 명쾌한(!) 진단을 받았다. 사실 필자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이런 식의 간편한, 성격을 알 수 있는 신비의 도구는 없다. 한 사람의 생활기록부와 같은 생애기록이나 역사 자료가 사용될 수 있고, 부모, 선생님 등의 외부 관찰자의 평정이 사용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이나 면역 세포의 수와 같은 생리학적인 측정이 사용될 수도 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자신의 특성을 보고하도록 하는 자기보고 자료가 있으며, 실제로는 이것이 가장 자주 쓰이는 성격 평가 방식이다.

어떤 자료를 사용하는 성격 평가도구든지, 과학적인 측정도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심리 측정의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도와 타당도 이다. 신뢰도란, 그 도구가 얼마나 일관성 있게 재현 될 수 있느냐이다. 필자가 다음날 점을 원 밖에 찍어 외향적인 사람으로 변신하면 안 되지 않겠는가! 타당도란 도구나 검사가 측정하려고 목적했던 것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정도를 말한다. 심리학자들은 이 두 요건을 확보하기 위해 통계적인 방법과 여러 방식의 사전 연구를 통해 평가 도구를 만드는 것이다. 혹 여러분이 성격 검사를 받을 기회가 있다면, 그 검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물어야 한다. 답을 못해주는 검사는 받을 필요가 없다.




5요인 성격 모형, Big Five



최근 성격심리학자들은 성격의 개인차를 잘 나타내는 모형 혹은 이론을 고안하고 이를 측정하는 검사를 개발하고 있으며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합의에 이르고 있다. 5요인 성격 모형으로, 애칭으로 ‘Big Five’라고 부르고 있다. 이 흐름을 간략히 요약하자.

성격의 기본 단위를 발견하는 한 방법은 성격을 기술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어휘를 분석하는 것이다. 즉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인간의 특성(성격)이 우리의 자연 언어에 수록되어 있으므로, 성격을 나타내는 언어에 내재하는 구조를 찾음으로써 인간 성격의 기본 차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어휘가설이라고 부른다. 우선 성격을 기술하는 형용사들을 찾아 목록을 만든다. 영어의 경우 1800여 개의 어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들 형용사들이 자신의 성격을 얼마나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는지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자신에 대해 평가하게 한다(1은 전혀 동의하지 않은, 2는 동의하지 않는 편, 3은 중간 정도, 4는 동의하는 편, 5는 매우 동의함, 이를 리커트형 5점 척도라고 한다).

이 자료는 사실 수백 명의 사람이 수백 개의 형용사에 대해 반응한 것이므로 말하자면 수백 명 X 수백 개의 평정 행렬이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눈으로 훑어보며 손으로 계산해 자료의 패턴을 알아채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컴퓨터를 이용해, 자료를 축소하는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이라는 통계 기법을 사용한다. 논리는 간단하다. 몇 개의 형용사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들이 아주 비슷하다면, 즉 관련성이 높다면 이는 기본적으로 그 형용사들이 어떤 공통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며, 그러기에 밑바탕이 되는 한 요인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을 ‘책임감 있다’고 기술한 사람이 자신을 ‘창조적’이라고 응답하지 않았다면 이는 두 형용사가 서로 다른 것임을 말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것이 다음의 다섯 특성(Big Five)이며 각각의 하위 척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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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의 다섯 가지 요인 <사진: gettyimages>



성실성 요인은 자기-절제, 의무감, 신중함, 성취 노력 등을 나타내며 즉흥적인 것보다 계획된 행동을 선호하고, 우호성은 타인에게 동정적이고 친절하며, 겸손과 신뢰, 온유함으로 나타나는 특질이다. 개방성은 호기심이 많고, 창의적이며, 심미적인 행동을 선호하는 것이고, 외향성은 사교적이고, 표현적이며 자기 주장적인 특질이다. 그리고 신경증적 성향 혹은 정서성이라고 표현하는 요인은 불안, 두려움, 의존성, 감수성 등을 나타내는 특질이다.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성격을, 이 다섯 가지 요인 혹은 차원 상에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5요인 성격 모형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한 개인의 독특한 성격을, 성실성에서는 점수가 낮고, 우호성은 높으며, 개방성은 낮고, 아주 높은 외향성과, 낮은 신경증적 성향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형이 널리 수용되고 활용되는 이유는, 이 5요인들이 특성들 간의 중복은 피하면서 다양한 성격의 개인차를 설명해 줄 수 있으며,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여러 다른 종류의 자료(면접자의 성격 평가나 행동 관찰)에서도5요인이 똑같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5요인 기본 구조는 문화나 사용하는 언어에 관계없이 동일하다고 한다. 그러기에 인간의 보편적인 성격 구조가 아닌가 추측할 수도 있다. 물론 연구자에 따라 이 5요인을 다소 다르게 이름 붙이기도 하고, ‘정직/겸손성(Honesty/Humility)'이라는 여섯 번째 요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여러분도 이런 성격 검사를 받아 보아 자신의 독특성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길 바란다.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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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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