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원산지 효과 - 보성녹차를 선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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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9회 작성일 16-02-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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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랜드캐니언에 가면 이곳 원주민들이 운영하는 토산품 판매점이 있다. 흔히 영화나 TV에서 보던 인디언 깃털 모자나 목걸이, 팔찌, 배낭이 ‘Made in china’라면 기꺼이 기념품으로 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인도네시아에서는 야생에서 사는 사향고양이(Civet)를 좁은 우리에 가두어 사육하는 것이 문제다. 이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커피 씨앗을 채취하여 만든 커피인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루왁 커피(Kopi Luwak)’를 얻기 위해서란다. 종종 우리는 그 상품이 만들어진 원산지를 품질의 기준으로 여기곤 한다. 왜냐하면? ‘원조’라서.




먹거리의 안전에 대한 고민



국산농산물과 수입농산물, 농산가공품의 공정한 유통질서를 확립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1993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제도가 ‘원산지 표시제’다. 최근에는 원산지에 따른 품질차이가 큰 커피가공품의 경우에도 특성에 따라 커피원두에 대한 원산지 표시제를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감독이 강화되고 확대되는 추세다. 또 ‘샴페인’이라는 상품명은 프랑스 상파뉴아르덴주에서 생산된 발포성 백포도주를 제외한 다른 제품에는 붙일 수 없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샴페인이 너무 유명해서 대표명사화 될 정도다. 이처럼 보르도 와인, 파르메산 치즈 등 지역의 이름과 상품이 연결되어 연상되는 것이 바로 지리적 표시제의 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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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녹차, 해남 고구마, 정선 곤드레는 그 지역만의 특성을 간직한 먹거리로 인정받는다. 사진은 보성 녹차밭. <출처: (cc) Isageum at en.wikipedia.org>



지리적 표시제(Geographical Indication System)는 상품의 특정 품질이나 명성이 본질적으로 그 지역의 지리적 근원에서 비롯된 경우, 그 지역을 원산지로 하는 상품임을 명시하는 제도다. 지리적 표시제의 보호를 받는 경우, 다른 곳에서 함부로 상표권을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적 권리가 부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부터 전면 실시하고 있으며, 보성 녹차가 지리적 표시제 1호로 등록되었다. 그 밖에도 순창 고추장, 횡성 한우고기, 벌교 꼬막, 상주 곶감, 해남 고구마, 정선 곤드레 등 100여 개의 품목이 등록되어 있다.1)

국내의 지리적 표시 농산물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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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원산지 표시제, 더 나아가 먹거리에 대한 표시제의 이점은 무엇일까? 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품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친근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품질에 대한 믿음 역시 강해져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표시제는 단순한 제도 차원이 아닌 표시제의 실체에 대한 공감이 전제되어야 하며, 그 실체가 해당 품목의 부류를 대표할 수 있는 전형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품이 반복적·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노출될 경우 자연스럽게 뇌에 각인될 수 있다. 바로 단순노출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히 먹거리가 그 대상이라면 좀 더 복잡해진다. 먹거리는 생명과 직결될 정도로 품질에 대한 관여가 높고, 사람들마다 그 평가기준이 상이하며, 똑같은 개인일지라도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진다. 그리고 먹거리는 독특하면서도 강력한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노란색 수프는 파란색 수프보다 더 맛깔나게 느껴지며, 맛있는 초콜릿이라도 ‘변’ 모양으로 만든다면 입맛이 뚝 떨어질 것이다. 또 먹거리는 단순히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이나 미각 등 공감각적인 감성에 영향을 받는다. 색깔이 먹음직스럽다고 해도 후각적 자극이 약하다면……. 후각은 가장 원초적인 감각일 뿐만 아니라 기억을 토대로 즉각적인 호불호의 감정을 나타내도록 해 준다. 즉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은 상황 속에서 먹거리를 선택해야만 한다.




원산지 효과는 선택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소비자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에 따른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선택의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혹시 잘못된 구매결정을 하지는 않았는가? 좀 더 싼 제품이 있는데도 성급하게 구매를 결정한 것은 아닌가? 단지 광고정보만 본 후 구매결정을 하는 바람에 품질을 믿을 수는 있을까? 매장 판매원의 너무 솔깃한 얘기로 인해 엉겁결에 구매를 결정한 것은 아닐까? 등등.

흔히 겪게 되는 이와 같은 선택에 따른 스트레스를 야기시키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선택의 폭이 넓을 때 발생한다. 즉 제품의 종류가 대여섯 가지일 때보다 20여 가지인 경우, 대안 선택을 결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선택에 따른 후회감 역시 커지게 된다. 비록 최선의 선택 혹은 적어도 차선의 선택일지라도, 선택에서 제외된 나머지 대안들에 대한 미련이 강하게 남아있기에 후회감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럴 땐 모든 선택 대안을 비교 판단할 수 없기에 ‘제한된 합리성’에 입각하여 선택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즉 모든 대안을 비교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몇 가지의 선택 기준을 선정하고, 이 기준에 합당한 대안을 선별한 후 최종대안으로 선택의 폭을 좁혀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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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선택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감소하기 위해 종종 인지적 편향을 야기한다.
<출처: gettyimage>



선택의 스트레스에 대한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현 상황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선택을 위한 사용 가능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경우다. 특히 신제품처럼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제품 또는 전혀 사용해본 경험이 없거나 해당 기업으로부터의 정보를 입수할 경로가 부족한 경우다. 더욱이 요즘처럼 스마트폰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환경에서도 선택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다 같은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보 필터링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구입하는 제품이 공산품이 아닌 먹거리인 경우 이러한 스트레스는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이때 상당수의 주부들은 마트에서 식료품을 구입하면서 원산지와 생산자 등이 명시된 제품을 주로 선택하게 된다. 그만큼 가시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산지는 하나의 믿음에 대한 징표로 작용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원산지 효과는 유명 브랜드에 버금가



일반적으로 원산지나 생산자 정보와 같은 생산여건이 소비자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일반적으로 명품이나 브랜드를 보고 구입하는 것과 유사한 양상을 띨까? 과연 원산지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원산지나 생산자 정보가 선택에 따른 스트레스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의사결정을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선택에 따른 스트레스는 우리들로 하여금 선택을 망설이게 하거나 잘못된 대안을 집어 들게 만들곤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노출된 소비자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해 독특한 인지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일례로 소비자들은 잘 알려진 명품브랜드나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상표 혹은 주변사람들로부터 이미 검증된 사례를 접하게 되면, 더 이상 새로운 정보를 탐색하지 않으려 한다. 이때 소비자는 즉각적인 의사결정에 이르게 된다. 의사결정과 관련된 인지적 평가를 주로 담당하는 우리 뇌의 전전두엽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즉 잘 알려진 상표를 보게 되면), 다른 대안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즉각적으로 멈춘다. 그리고 곧바로 현재의 대안을 최종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좀 더 나은 대안이 나올 때 느끼게 되는 후회감을 회피하기 위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가격할인’에 대한 정보를 접할 때이다. 가격할인이라는 정보를 인지한 순간, 우리들은 더 이상 새로운 정보, 즉 품질이나 디자인 등에 대한 정보탐색을 중지하도록 만든다. 그만큼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때 얻게 된 이득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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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할인 못지 않게 우리의 선택을 도와주는 것이 원산지 효과다. <출처: (cc) Michael Allen Smith at en.wikipedia.org>



가격할인 못지 않게 우리의 선택을 도와주는 경우가 바로 ‘원산지 효과’나 ‘지리적 표시제’다. 원산지 효과는 제조지역이나 식품류의 생산지 혹은 생산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특정 제품군의 대표성 이미지를 획득한 경우다. 흔히 ‘원조할머니 뼈해장국집’ 또는 ‘원조맛집’ 간판만 보고 맛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손쉬운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다니엘 카너먼 교수가 역설한 ‘대표성 휴리스틱’의 한 예다. 원조나 대표성을 획득한 브랜드는 소비자 머릿속에서 최초상기도(Top of Mind)의 맨 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매나 선택상황에서 자발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매출도 늘게 된다.

특이한 점은 명품브랜드도 원조 혹은 대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매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인데, 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는 이러한 명품이미지를 구축하는 브랜드 자산 중 하나다. 원산지 효과보다 명품브랜드 효과가 더 포괄적이고 강렬하며, 심지어는 중독현상을 유발시킬 정도다. 명품을 볼 때의 우리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하면 측좌핵을 비롯한 쾌감중추를 직접적으로 자극시키는데, 이는 약물이나 게임중독 때 나타나는 정도와 유사하다. 심할 경우에는 독실한 종교인이 종교적 상징물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의 정도와 유사할 정도라 한다. 가히 명품브랜드의 마력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다. 비록 명품과 달리 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가 중독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선택을 손쉽게 해 준다는 점에서는 효과가 비슷하다 하겠다.




더 비싸더라도 원산지 표시제품을 사는 이유



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 혹은 환경인증제를 포함한 각종 인증 마크가 있는 경우,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10% 정도 비싸지만 판매량은 더 높다고 한다. 이처럼 소비자가 그 비용을 흔쾌히 감수하려는 이유는 뭘까? 또 소비자들이 비싸게 주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뭘까? 이 역시 선택의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노력과 무관치 않다. 제품으로부터 얻게 될 이득보다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손실이나 손해를 더 두려워하는 소비자의 심리 때문이다. 즉 똑같은 크기의 이득 혹은 손실이 발생한다면, 소비자는 이득보다 손실을 더 심각하게 판단하게 된다. 가급적이면 그런 손실이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쪽으로 선택하거나 구매하게 된다.

문제의 심각성은 항상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선택만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런 심리를 ‘손실회피성향(Loss Aversion)’이라 하는데, 예를 들어 카지노에서 판돈 1,000원짜리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 판에서 적어도 2,500원은 딸 수 있어야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종종 투자금융상품이나 주식투자에 대한 대안을 평가할 때, 손실회피성향으로 인해 이성적이지 못한 평가로 인한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2년 전에 사들인 주식이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2달 전 산 주식이 두 배로 뛰었다면 대다수 투자자들은 두 배 오른 주식을 빨리 처분하려고 한다. 손실을 보고 있는 주식은 앞으로의 기대치도 낮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처분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인정하기 싫은 심리가 작용해 보유결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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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는 농수산물이 더 비싸더라도 손쉽게 손이 간다. <출처: 연합뉴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소비자들은 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는 농수산물이 10% 정도 더 비싸더라도 손쉽게 손이 간다. 특히 먹거리인 경우에는 가시적 품질지표가 부족하기 때문에 손실회피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먹거리는 사람의 생명이나 가족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제품특성으로 인해 품질이나 신뢰에 대한 관여가 높다. 따라서 비록 10% 더 비싼 가격을 치르더라도 혹 있을지 모를 손실을 회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 가시적 표시인 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를 선호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는 가격-품질의 연상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비싼 만큼 품질 역시 더 좋을 것이라고 쉽게 믿게 된다. 더 비쌀수록, 널리 유명하거나 대기업이 만든 제품일수록 품질에 대한 신뢰는 상승하게 된다.

소비자가 갖는 대표적인 인지적 편향 사례의 하나는 광고로 인한 것이다. 인지적 편향은 비단 가격이나 원산지뿐만 아니라 광고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대중매체를 통해 주기적으로 광고한 제품이라면 응당 품질은 물론 디자인도 뛰어나며 평판까지도 좋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게 된다. 광고야말로 그 제품의 실제적 가치를 높여주기보다는 인식적 또는 표상적 가치를 높여주는데도 말이다. 흔히 비싼 돈을 들여 CF 찍고 유명 배우를 고용하고 많은 광고비를 들일 정도라면, 당연 제품 가치나 품질을 자신하기 때문일 거라는 ‘확증편향’을 하게 된다. 광고야말로 실제적 가치를 높여 손실회피성향에 따른 선택의 스트레스를 낮춰주기보다는 오히려 판매가격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기 십상이다.




원산지와 지리적 표시제에는 더 큰 책임감이 따른다



만약 원산지 효과가 소비자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질 경우, 특히 이러한 제품이 먹거리일 경우 소비자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반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나 불신은 제품불매운동처럼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먹거리처럼 원산지 표시가 매우 중요한 판단 지표로 작용되는 제품인 경우 소비자들의 불신은 매우 커진다. 단순히 불평불만에 그치지 않고 이보다 더 강력한 불평행동을 하게 된다. 물론 재구매는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품질이나 디자인이 조금 맘에 들지 않는다면 험담이나 회사에 불평을 제기하거나 환불/교환 등을 하겠지만, 원산지를 속인 먹거리는 두 번 다시 구매목록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를 시행하는 생산자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믿음과 신뢰를 얻기 위해서 더욱 막강한 책임감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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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을 줄 때 아이들의 이름과 사는 곳을 상기시킴으로써 익명성을 제거하자, 여러 개를 집어가는 아이들이 확 줄었다. <출처: gettyimage>



원산지 혹은 지리적 표시제를 적용한다는 것은 곧바로 익명성을 탈피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소비자와 약속을 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집단 속에서 익명성의 혜택을 받게 될 경우, 자신의 책임감은 현저히 저하되는 사회적 태만이 강화된다. 막스 링겔만(M. Ringelmann)은 개인이 아닌 집단 속에서 발생하는 이런 류의 책임감 회피를 ‘사회적 태만’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태만과 관련된 밧줄 당기기 실험에서, 한 명만 당길 때는 63킬로그램이었으나 8명이 함께 줄을 당길 때에는 248킬로그램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1인당 31킬로그램의 무게를 당긴 셈인데, 이는 한 명이 당길 수 있는 무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것이 익명성 속에 숨은 사회적 태만의 결과다.

사회적 태만과 관련된 또 다른 실험이 있다. 할로윈 사탕을 나눠줄 때 가장 먼저 사탕을 집어 든 아이가 여러 개를 집었다면, 다른 83퍼센트의 이이들 역시 사탕을 한줌씩 집어 든다고 한다. 하지만 집 주인이 아이들에게 이름과 사는 곳을 물어보자, 처음 집어 든 아이와는 무관하게 67퍼센트의 아이들이 사탕을 하나씩만 가져갔다. 또 이웃집을 혼자 방문해서 이름과 사는 곳을 말해야 했던 아이들은 단지 8퍼센트만이 하나 이상의 사탕을 집어갔다고 한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이름과 사는 곳을 상기시킴으로써 익명성을 제거하자, 집단행동에 동조하려는 사회적 태만은 매우 낮아졌다.

원산지 표시제는 이와 같이 익명성을 탈피시켜 궁극적으로 사회적 태만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결국 원산지나 지리적 표시제는 생산자에게 유리한 브랜드자산 구축의 계기를 줄 수 있는 동시에, 생산자로 하여금 대소비자 책임감 부여라는 ‘양날의 칼’로 다가올 것이다.




범상규 | 건국대학교 교수
건국대학교에서 통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영학과와 응용통계학과에서 마케팅, 소비자행동, 통계조사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 관한 심리코드를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개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방송, 외부강연 및 칼럼, 저서 출간 등의 활동을 하며 블로그(blog.naver3.com/skbeom)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Non 호모이코노미쿠스]와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 등이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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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소비자들 2015. 05. 20
저자 범상규는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이 책에서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심리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 9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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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4.03.21.



주석


1
국내의 지리적 표시 농산물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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