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행동수정 - 행동주의 학습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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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7회 작성일 16-02-0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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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심리학 이론은 이론일 뿐이고, 실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이론 나름이겠지만, 잘 정의된 그리고 측정 가능한 개념으로 무장한 이론은 인간의 행동과 마음의 작용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틀이 될 뿐만 아니라, 행동에 대한 예언과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행동을 통제 혹은 수정하게 만들 수 있다. 바로 이번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행동주의 학습이론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행동수정 또는 행동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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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가 행동치료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고 그 후 여러 심리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의 학습이론 적용과 새로운 기법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출처: gettyimages>


독자들은 네이버 캐스트의 심리학 부분에서 이미 고전적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 형성이라는 기본 원리가 행동 획득의 바탕이 될 수 있음을 배웠을 것이다. 이 두 원리에 기초한 학습이론은 자극, 반응, 강화와 같은 측정 가능한 개념들로 이루어져있으며, 동물의 단순한 행동부터 인간의 복잡한 내적 과정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문제 행동이나, 여러 정신 질환 행동의 이해와 수정에 학습이론이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정신분열증을 가진 사람들의 문제행동을 바꾸기 위해 사용된 기법을 기술하면서,스키너가 행동치료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며, 그 이후 정신질환자를 다루던 여러 심리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의 학습이론 적용과 새로운 기법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이를 포괄하여 행동수정(behavior modification), 행동치료(behaviortherapy), 혹은 응용행동분석(applied behavior analysis) 이라고 부른다. 질병 혹은 문제 행동도 학습된 것이기에,이를 없애거나 다른 긍정적인 행동을 새롭게 학습시키는 것이 심리치료라고 할 수 있다.

행동 수정은 몇 가지 체계적인 전략을 따라야 한다. 우선, 어떤 행동을 수정의 대상으로 삼아야하는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아이가, 자신이 입었던 옷을 옷장에 정리해 넣지 않고 집안 여기저기에 내팽개쳐 놓는 행동을 하는데 이 행동을 없애려고 한다고 하자. 그러면 이 문제 행동에 포함되는 것(예, 옷을 의자 뒤에 거는)과 그렇지 않다고 여길 수 있는 행동(옷을 옷장에 넣는)을 모두 포함하여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일관성 있는 관찰을 할 수 있으며 나중에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도 확실해 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문제 행동이 일어나는 상황과 빈도를 직접 관찰하며 기록해야 한다. 집안 전체에 놓여 있는 아이 옷의 개수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세어 기록하면 될 것이다. 혹은 문제 행동이 일어날 때마다 즉시 기록할 수도 있다. 다른 예를 들어 금연을 위한 행동 수정을 시작 한다면, 흡연의 결과(예, 담배꽁초)나 흡연 행동의 빈도를 즉시 기록해야 한다. 필자도 예전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했을 때 가장 먼저 시작 한 것이 담배 피울 때마다 책상 앞 달력에 ‘正’를 표시하며 개수를 기록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기록이 말하자면, 내가 행동 변화에 성공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선이 된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기록 자체만으로도 흡연 행동이 줄어들곤 한다.

세 번째로 학습이론의 고전적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에 기초해, 행동에 수반되는 강화의 제시 혹은 강화의 철수, 특정 자극에 대한 반응 형성(자극 통제), 혐오적인 자극의 제시 같은 기법을 특정 기간 동안 사용한다. 위에 언급한 예로, 옷을 잘 정리하면 아이에게 칭찬을 해 줄 수도 있고, 나중에 모아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토큰을 하나씩 주거나(강화의 제시) 혹은 옷이 정리 되지 않은 개수에 따라, 갖고 있는 토큰을 다시 반납하도록(처벌의 사용)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처치는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물론 이 기간 동안도 지속적으로 문제 행동이 나타나는 빈도를 관찰 기록해야 하며, 이러한 처치가 효과가 있는가를 기준선과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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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수정의 결과


위의 그림이 우리가 시도한 행동 수정의 결과라고 가정하자. 처음 삼일 동안 얼마나 옷을 정리하지 않는 행동이 일어났는지 관찰하고, 이를 기저선이라고 부르는데 대략 7개 정도 옷이 정리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일주일간 칭찬과 토큰을 사용한 결과 3개 정도까지 떨어지고 있다. 그러면 이것으로 칭찬과 토큰이 효과가 있었으며, 행동이 수정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이 변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요인으로 일어났을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 하는 절차가 원래 상태, 즉 칭찬이나 토큰을 사용 하지 않던 처음 상태로 돌아가 보는 것이다. 그림의 맨 오른 쪽에 나타나 있듯이 옷을 정리하지 않는 빈도가 다시 6개 정도로 돌아가 있으며, 이는 우리의 처치 즉 칭찬과 토큰 사용이 옷을 잘 정리하게 만들었다는 확신을 갖게 할 것이다. 이를 보통 ABA 역전 설계라고 부르며 행동수정의 기본 분석 방법이 된다. 물론 이 설계는 얼마든지 변형과 확장이 가능하다. 다시 처치를 하는 ABAB 도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행동수정 기법은 원하지 않는 행동을 제거하는데(예, 떼쓰는 아이 행동을 고치기), 반대로 바람직한 행동을 증가시키는데(예, 소심한 아이가 질문을 자주하게 만들기)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체계적 둔감화 기법과 IT기술의 접목



독자들은 와트슨이 알버트를 흰쥐에 대한 공포 환자로 만들었으며, 나중에는 다시 새로운 학습 경험으로 이 반응을 극복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읽었을 것이다. 이 역시 불편한 정서반응을 줄이는데(예,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하기를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사용하는 행동수정 기법이 적용된 것이다. 울프라는 정신과 의사는 체계적 둔감화(systematic desensitization)라는 고전적 조건형성을 응용하는 기법을 개발하였다. 이 기법에서는 보통 환자의 모든 근육을 이완시키면서 공포 상황에 대한 상상을 점진적으로 실시한다. 근육의 이완은 불안 반응과는 양립 할 수 없는 것이기에 공포 반응 극복을 도와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뱀 공포증 환자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훈련을 하면서 먼저 뱀의 사진을 보는 것을 상상하다가, 우리에 든 뱀을 보는 것을 상상하고, 마지막에 큰 뱀을 들고 있는 상상을 한다. 환자가 이완상태에서 공포 자극에 점진적으로 노출되는 학습 경험이 뱀 공포증을 치료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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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을 이용한 미군의 낙하 훈련 모습
<출처: wikipedia>


체계적 둔감화 기법을 IT 기술과 접목하여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치료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환자가 단순히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는 것을 넘어서, 시청각으로 잘 구성된 가상공간에 실제 들어가 학습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상현실 프로그램은 비행기 여행, 운전, 거미, 뱀, 대중 연설, 높은 곳, 밀폐된 공간, 천둥/번개 등에 공포를 가진 사람들에게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이라크 전쟁 참여나 9/11 같은 테러를 통해 형성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에도 사용된다고 한다. 고소 공포증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3회기의 가상현실 노출을, 3회기의 실제 노출과 비교한 연구를 살펴보면 두 치료 방법 모두가 환자의 공포를 줄이는 데 비슷하게 효과적이었으며, 그 효과가 6개월 후에 다시 측정되었을 때까지 지속되었다고 하니, 사용의 편리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상현실 치료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다

심리치료를 마치 신비한 주술적인 행위인 것처럼, 혹은 오래 기간에 걸쳐 아주 복잡한 분석과 해석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여겼던 독자들에게는, 학습이론에 근거한 행동수정 기법이 인식을 새롭게 하였을 것이다. 물론 행동수정기법이 모든 부적응적인 행동에 대한 유일한 처치라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육아, 교육 장면, 발달 장애아, 자폐증, 정신분열증 등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는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기법임에는 틀림없다.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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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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