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심리학적 접근 - 심리학의 다양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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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46회 작성일 16-02-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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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심리학과 과학 심리학



심리학을 전공한다고 하면 십중팔구 듣게 되는 반응이 “내 심리를 알겠네요!” 이다. 그러면 필자는 농담이라는 신호를 섞어 “물론이지요. 아주 족집게입니다”라고 대응한다. 여기서 ‘심리’라는 용어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한 개인의 특정 시점에서의 내적 생각이나 감정 혹은 어떻게 그 사람이 행동할 것인가에 관한 추측을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 특히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가족의 경우 심리 파악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예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의견 상충으로 갈등하는 상황에서 용돈 달라고 하는 독자는 없을 것이고, 앞의 의미에서 보면, 여러분은 부모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들은 매일 다른 사람의 행동과 마음을 이해하고 그 원인을 설명하며 생활한다. 말하자면 우리 모두가 어떤 의미로는 심리학도인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와 설명이 정리되어 다른 사람들과 공유될 수도 있으며 한 사회 혹은 문화에서 일종의 상식으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다. 인간의 행동이나 마음에 관한 속담이나 격언이 좋은 예가 되며, 이를 모두 합쳐 상식 혹은 통속 심리학(folk psychology)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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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도 물리학이나 생물학과 같은 과학이다. 과학으로서의심리학의 출발을 1879년으로 잡는다. <출처: gettyimages>



‘심리’라는 단어는 보편적인 마음 작용의 원리, 즉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지각하고, 기억하며, 행동하는가의 원리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과학 심리학이 찾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어떤 사람이 새로 영어 단어들을 공부하며 외우려고 한다면, 필자는 그 사람이 그 단어들을 어떻게 학습하고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망각할 것인가를 즉 기억 원리라는 의미에서의 ‘심리’를 꽤 정확히 예언할 자신이 있다. 설령 그 사람을 필자가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기억 과정에 관한 과학 심리학 지식이 바탕이기 때문이다. 사실 심리학의 역사는 오랜 기간 동안 상식심리학에 묶여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상식심리학으로 심리학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도 물리학이나 생물학과 같은 과학인데도 말이다.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의 출발을 1879년으로 잡는다. 이유는 분트라는 학자에 의해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에 심리학 실험실이 만들어지며 과학적인 탐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상식심리학적 지식 자체도 개인의 적응에 유용한 것이며, 과학적 탐구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사회장면에서의 귀인과정에 관한 사회심리학 연구가 좋은 예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상식심리학적 지식은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내용을 포함하기도 하고, 경험적인 검증도 거치지 않는다. 그러기에 여러 심리학 실험들이 상식을 뒤집어 업는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그리고 자칫 상식심리학은 “인간관계는 이렇게 하면 됩니다.”와 같이 일종의 처세술 지식으로 빠지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에 초점을 두는 접근은 개인차 탐구나 응용 장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성격 평가에 관한 내용에서, 법칙 정립적인 접근과 특수 사례적인 접근을 모두 해야 하는 것이 심리학의 도전이라는 내용을 독자들은 기억할 것이며, 같은 맥락에서 과학 심리학과 상식 심리학을 이해하면 될 것이다. 물론 특수 사례적 접근도 상식 수준에 머물지 않고 과학적 요건을 충족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말이다.



심리학의 다양한 접근



위에서 상식 심리학과 과학 심리학을 서로 대비시킨 이유는 현대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접근 방법들 속에 이 두 심리학의 속성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 개론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수업이 진행되며 몇 주가 지나면 혼란을 경험하곤 한다. 특히 다양한 심리학 접근을 배우게 될 때부터 헷갈리기 시작한다. 뇌와 신경계에 기반을 두는 생물학적 접근이 있으며 고등학교 때 생물시간에 배웠던 여러 용어들을 다시 접한다. 그리고는 관찰 가능하며 측정 가능한 자극과 반응을 분석하는 행동주의 접근이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자극 일반화, 강화 스케줄 같은 낯선 용어를 접하게 된다. 다른 측면에서 인간의 지적 능력을 컴퓨터에 비유하며 정보처리 과정이라는 표현을 쓰는 인지적 접근을 배우며, 부호화, 인출 등의 용어를 듣게 된다. 더구나 사람들이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이 중요하며, 성격의 발현과 이상심리에 중요하다는 정신분석학 접근을 배우고, 반대로 무의식보다는 의식적 자유 의지와 자아를 실현하려는 강한 동기를 인간이 갖고 있다고 가정하는 인본주의적 접근을 배운다. 여기에 첨부해 사회, 문화적인 차이와 발달적인 변화에 초점을 두는 접근이 있다는 것을 배우고, 최근에는 진화론적 접근까지도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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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다양하고 복잡한 접근들이 나오게 된 이유는 인간의 마음 작용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출처: gettyimages>



보통 필자가 대략 한 시간 정도에 이 접근들을 설명하고 난 후, 수강생들의 얼굴을 보면 여러 표정들을 읽을 수 있다. 어떤 얼굴에서는 피곤함을, 어떤 얼굴에서는 신기하다는, 그리고 어떤 얼굴에서는 길을 잃은 것 같은 혼란스러움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선생님 어느 접근이 맞는 것이지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사실 맞는 접근이란 있을 수가 없다. 각 접근이 제공하는 인간의 마음 작용에 관한 통찰이 있을 뿐이다. 더구나 이렇게 복잡한 접근들이 나오게 된 이유는 인간의 마음 작용이 복잡하기 때문이지 심리학 잘못이 아니다! 각 접근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과학적인 증거와 검증을 거쳤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에서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 평가하는 안목을 키워가는 것은 각자 심리학도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영향력 있는 심리학 접근?



어느 접근이 맞다, 틀리다의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접근에 근거한 연구 혹은 연구자가 심리학에서 큰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이먼턴(Simonton)이라는 심리학자는 188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54명의 심리학자를 선택한 후 이들의 연구 방법론과 이론적 방향이 어떠한지를 평가했다. 평가의 차원은 1) 객관적 대 주관적, 2) 양적 대 질적, 3) 요소적 대 총체적, 4) 법칙 정립적 대 특수 사례적 5) 정적 대 동적, 6) 행동의 외적 원인 강조 대 내적 요인 강조 6가지였다. 이를 모두 포괄하면 엄밀한 과학적인 방법과 이론 구성을 하는 정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객관적, 양적, 요소적, 법칙 정립적, 정적, 외적 요인 강조는 모두 심리 현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엄격하게 강조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연구자의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해 사회과학인용지수(SSCI, Social Science Citation Index)를 조사하였으며, 이 지수와 과학적 엄밀성의 관계를 상관계수와 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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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인용지수와 과학적 엄밀성의 관계



그림의 왼쪽 부분에서 볼 수 있듯이 과학적인 엄밀성에서 낮은 점수를 보인 연구자들이 더 많은 인용 즉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나왔으며, 대표적인 연구자가, 프로이트, 융, 아들러, 제임스, 알포트, 로저스 같은 학자였다고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높은 영향은 오른쪽 부분에 나와 있는 아주 엄격한 그리고 극단적으로 과학적 접근을 한 연구자인 스키너, 할로우, 서스톤, 에스테스 같은 학자였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과학적인 엄밀성을 추구하지 않은 연구자들이 심리학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나온 점이다. 물론 이 분석은 과거 50년대까지의 자료에만 근거한 것이다. 그 이후, 즉 1950년대부터 현재 2010년대까지 분석해 본다면 아마 다른 결론, 즉 최근의 과학적 심리학 연구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심리학의 두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다.

참고문헌

Simonton, D. K. (2000). Methodological and theoretical orientation and long-term disciplinary impact of 54 eminent psychologists.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4, 13-24.

Schachter, D. L.., Gilbert, D., & Wegner, D. (2011). Psychology. New York: Worth Publishers.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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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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