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양극성 장애 - 조증과 우울증의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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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32회 작성일 16-02-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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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지금 기분은 어떠신지. 우리는 기분이라는 말을 정말 자주 사용한다. 그리고 이런 기분이라는 말은 ‘좋다’ 혹은 ‘나쁘다’와 같은 형용사와 주로 짝을 이뤄 내 자신의 현재 상태가 긍정적인지 혹은 부정적인지를 나타낸다. 당연히 나의 생각과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 기분은 나의 성격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왜냐하면 성격이란 어떤 사람의 ‘평소’에 관한 측면을 이야기 해 주는 반면, ‘기분’은 그 평소 측면보다는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으로부터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느끼는 그 기분이 평소 그 사람의 모습에서 너무 많이 그것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변하게 만들면, 즉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매우 상반된 기분 사이를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하면 어떨까? 지켜보는 사람도 정신이 없겠지만 본인 자신도 매우 혼란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을 1년 전에 만났는데 그 사람이 너무나도 즐겁고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오늘은 그 사람이 마치 중증 우울환자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그 사람의 성격조차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당연히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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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 기분장애의 경우 조증 상태에는 지나친 행복감이나 낙천적 사고, 그리고 과도하게 상승된 자기 존중감으로 인한 과잉활동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우울 단계로 들어가면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와 임상적으로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의 비슷한 상태로 빠져든다. <출처: gettyimages>


이런 상황이나 장애와 관련된 경우를 양극성(bipolar) 장애 혹은 양극성 기분장애라고 부르며 기존에 이러한 장애는 조울증, 조울병 등 다양한 명칭을 통해 지칭되어 왔다. 이는 기분이 들뜨고 신나는 것이 지나쳐 흥분된 상태와 마음이 너무나 가라앉아 우울한 상태 중 어느 하나씩을 주기적으로, 결국 모두 경험하는 것으로 조증 상태에는 지나친 행복감이나 낙천적 사고, 그리고 과도하게 상승된 자기 존중감으로 인한 과잉활동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일시적으로 현실감각이 상실되어 자아도취에 따른 생각이나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과대망상적 행동을 표출하기도 한다. 쉬지 않고 말을 빠르게 하며 주제도 너무나 다양해 듣는 이로 하여금 혼란스러움을 유발시키기도 하며 육체적 활동량도 급증하여 며칠 동안 잠을 자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증가한 활동에 비해 인지적 판단 능력이 뒤따라 주지 못하기 때문에, 과소비, 충동적 도박, 문란한 생활 등으로 이어져 당사자가 나중에 크게 후회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급작스럽게 증가한 에너지로 인해 가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발생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일이다.1) 그런데 이러한 국면에서 우울 단계로 들어가면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와 임상적으로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의 비슷한 상태로 빠져든다. 즉 한 사람이 일정 기간의 조증 단계에 있다가 이후 정반대의 상태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급작스런 변화는 양극성 장애를 지닌 환자로 하여금 정신분열 증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받도록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양극성 장애로 진단 받는 경우, 조증 단계 최소 1주일 이상 지속되고 난 뒤, 우울 단계로 갑작스럽게 접어드는 현상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는 몇 개월 혹은 몇 년 주기로 두 단계가 교대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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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우울증(단극성 우울)은 우울의 증상만을 경험하고
그 정도에 있어서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양극성 장애는 양쪽 모두를 번갈아 가며 경험한다.




양극성 장애의 원인



그렇다면 이러한 양극성 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유전적인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어느 한 쪽이 양극성 장애를 앓을 경우 다른 한쪽도 그럴 확률이 매우 높은(약 80%) 반면, 이란성 쌍생아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확률(약 16%)을 보이기 때문이다.2) 그리고 양극성 장애의 조울적 측면을 보이는 사람들의 가까운 친척들에게서 일반적인 우울증(조증이 없는 우울이기 때문에 단극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환자가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통해 우울증의 유전적 측면에 조증 증상이 친인척의 네트워크 내에서 더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연구자들이 해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인과기제를 밝히지는 못하고 있다.3) 최근에는 양극성 장애 환자들의 뇌에서 세로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관찰되고 있어서 그 관련성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리튬과 같이 증상의 개선을 위한 약물도 점차 확인되어 가고 있다.

Goodwin, F. K., & Ghaemi, S. N. (1999). The impact of the discovery of lithium on psychiatric thought and practice in the USA and Europe. Australian and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33, S54–S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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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telsen, A. (1979). A Danish twin study of manic-depressive disorders. In M. Schou & E. Stromgren (Eds.), Origin, prevention and treatment of affective disorder (pp. 227–239). London: Academic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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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기에는 인지적인 요인이나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양극성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은 부정적인 일들에 대해 생각하거나 상상할 때 이를 정상인들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것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생각/상상 자체만으로도 행동의 변화가 더 크게 일어나는 경향이 큰 것이다. 또한 비판적이거나 공격적인 가족들과 함께 사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재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이른바 ‘환자의 탓’으로 원인을 돌리는 것이 가장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일선의 치료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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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시인, 화가, 화가, 작곡가 등 주로 예술 분야의 대가들에게서 양극성 장애를 앓았다는 기록을 많이 살펴볼 수 있다.4) 그렇지만 이것이 그들의 뛰어난 예술성으로 인해 다양한 극단적 감정을 느낀 결과인지, 아니면 창작 활동 자체가 그러한 감정의 기복을 요구하기 때문인지, 혹은 원래부터 성격적으로 이러한 기복이 심한 사람들이였기 때문인지에 관한 명확한 설명을 하기에는 아직 연구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Goodwin FK, Jamison KR. 1990. Manic-depressive illnes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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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 장애에 대한 접근



일반적으로 일반적 우울증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유병률이 더 높은 반면 양극성 장애는 1%내외의 유병률을 남녀에게 비슷하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성차와 같은 변인은 크게 설명력을 지니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으며 재발이 쉽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려운 정신 장애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점은 분명한 조증 단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단순한 우울증으로 진단받아 잘못된 치료(예를 들어, 항우울제의 집중적 사용과 같은)를 거쳐 가면서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조증 단계에서 그 증상이 가벼울 경우 주위 사람들이 환자의 넘치는 활기와 행동에 오히려 끌려가면서 장애의 발견 자체를 지연시키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자신에게 우울증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 무시할 수 없는 비유율의 수가 ‘우울-활기-우울-활기’로 자신의 사이클을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 활기가 바로 조증 단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울증 환자의 자살율과 자살시도율이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들이 많다. 왜냐하면 조증 단계에서의 심한 에너지 소비가 일반적 우울증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우울을 경험하더라도 이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극성 장애는 완치나 증상의 상당한 개선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 스트레스 유발 환경의 제거, 음주와 같은 약물의 절제 등과 같은 일상에서의 요인들이 증상의 개선이나 치료 효과의 증대/유지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극단적인 완벽주의나 부정적 사고들을 상담과 같은 과정을 통해 긍정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바꿔주면서 큰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사한 증상을 보일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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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를 받았으며 미국 University of Texas - Austin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제학술논문지에 Preference and the specificity of goals (2007), Self-construal and the processing of covariation information in causalreasoning(2007) 등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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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1.12.12.



주석


1
일반적으로 양극성 장애로 진단 받는 경우, 조증 단계 최소 1주일 이상 지속되고 난 뒤, 우울 단계로 갑작스럽게 접어드는 현상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는 몇 개월 혹은 몇 년 주기로 두 단계가 교대로 나타난다.
2
Goodwin, F. K., & Ghaemi, S. N. (1999). The impact of the discovery of lithium on psychiatric thought and practice in the USA and Europe. Australian and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33, S54–S64.
3
Bertelsen, A. (1979). A Danish twin study of manic-depressive disorders. In M. Schou & E. Stromgren (Eds.), Origin, prevention and treatment of affective disorder (pp. 227–239). London: Academic Press.
4
Goodwin FK, Jamison KR. 1990. Manic-depressive illnes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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