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ADHD -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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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41회 작성일 16-02-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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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 경우에 ‘주의(attention)’라는 말을 쓴다. 어떤 경우에는 “중간고사 공부를 위해 이 내용에 모든 주의를 기울이자”라는 식의 표현을 통해 주의를 일종의 자원(resource)의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그 상황이 산만해서 내 주의를 빼앗겨 버렸어‘라는 말을 함으로써 무언가 초점(focus)의 역할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그 구분이 학문적으로 중요한 시점은 분명히 있지만 아무튼 주의라는 것은 우리가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집중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어렵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를 심리학자들은 ADHD라는 말을 사용해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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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에는 주의력 결핍, 충동성, 과잉행동 같은 몇 가지의 주요 증상들이 수반된다.<출처: wikipedia>



흔히들 ADHD라고 부르는 이 증상의 정확한 명칭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이다. 이는 주의력 결핍, 충동성, 과잉행동과 같은 몇 가지의 주요 증상들이 수반되는데 국가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연령대의 아동들의 3~5% 정도가 ADHD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많이 상담이 의뢰되고 있는 장애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ADHD 증상은 아동기에 확인이 잘 되는 것일 뿐 상당히 많은 경우 이 증상이 성인기 이후로 평생 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한 다른 정신병리나 행동장애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아동에게 주로 초점이 맞춰진 ADHD를 이 글을 읽는 성인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실제 ‘한국형 성인 ADHD 척도’에서 ADHD를 측정하기 위한 자기 보고식 설문들 중 일부를 통해 ADHD의 측면을 살펴보자.1)


김은정 (2003). 한국형 성인 ADHD 척도의 타당화 연구: 대학생 표본을 중심으로. 한국 심리학회지: 임상, Vol. 22, No. 4, 897-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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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할 때 세부 사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거나 부주의한 실수를 한다.
· 일이나 여가 활동을 할 때 지속적으로 주의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
· 쉽게 산만해 진다.
·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거나 참견을 한다.
·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자리를 뜨고 돌아다닌다.

위와 같은 질문들 모두에 ‘거의 그렇지 않다’라고 답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문들에 ‘매우 자주 그렇다’라고 일관적으로 대답을 해야 한다면 ADHD라는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동들은 지적인 능력이 아직 성인수준에 이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설문에 응답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유사한 형태의 행동패턴이 일어나는가를 면밀히 관찰함으로써 진단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30년 전만해도 이런 증상들은 행동성이 높다는 정도로 인식되어서 ADHD로 진단되는 경우가 최근보다 적었지만 최근에는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로부터 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더 빈번해졌다. 부주의(산만함과 망각을 동반한 무질서), 과잉행동, 충동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차원에 근거하여 진단체계가 점차적으로 정밀하고 구체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이 ADHD를 장애로 보는 데 있어서 회의론자들은 존재하지만 말이다.



ADHD 아동들의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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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아동들은 학습능력이 떨어져 학교 공부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출처: ianthes en.wikipedia.org><출처: wikipedia>



ADHD 아동들은 충동적이고 산만하기 때문에 야단을 맞거나 꾸중을 듣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며 그 결과로 자신감이 떨어져 스스로를 무능하거나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포자기식의 상태에 빠지기도 쉽다. 따라서 학습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게 되는 등 그야말로 ‘왕따’ 취급을 받는 아동들도 빈번하게 관찰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ADHD 아동들은 전반적 행동 수준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눈동자의 움직임(즉, 시선)과 같은 매우 말초적이고 즉각적인 반응부터 일반 아동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TV 프로그램을 아무 것도 없는 빈 방에서 시청할 때는 정상아동들과 ADHD 아동들의 시선 처리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인 환경과 마찬가지로 TV 주위에 장난감이나 시계 혹은 달력과 같이 TV 시청과 무관한 물건들이 놓여있는 방에서는 ADHD 아동들의 TV에 대한 응시 횟수가 현저하게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무관하거나 불필요한 대상에 대한 시선을 억제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점차적으로 언어와 품행에 있어서도 부자연스럽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면서 결국 이러한 증상들은 학교에서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무언가 삐걱대고 있다는 내용으로 부모에게 현상이 전달되곤 한다. 이에 반신반의 하면서 아이의 손을 잡고 병원이나 임상 전문가에게 ADHD라는 진단 혹은 소견을 들으면서 충격에 빠지는 부모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그만큼 ADHD가 조기에 발견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어느 측면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가에 따라 여러 가지 하위유형으로 나뉘는 만큼 ADHD의 진단과 유형의 파악 역시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유전적인 원인에서부터 산모의 건강상태에 이르기까지 선천에 가까운 측면은 물론이고 공격적이거나 불규칙적인 가족 구성원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원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므로 한 아동의 ADHD가 어느 원인에 기인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ADHD의 치료



ADHD의 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약물들이 사용된다. 이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약물들은 증상의 완전한 치료를 보장한다기보다는 치료에 있어서 병행되어야 하는 요건으로 다른 요인들이 동반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이다. 약물을 통해 뇌의 각성 능력이나 집중력 있는 활동이 향상이 되지만 실제로 뇌의 활동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지 않게 되면 투약이 중단된 후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들이 자주 발견되기 때문이다. 또한 약물의 효과는 치료 초기에 매우 신속하고 명확히 나타나는 반면 복용이 계속됨에 따라 그 효과가 약화되기 때문에 부모나 주위의 어른들이 치료의 효과에 실망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

그런데 이러한 약물이 사회적인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암페타민(amphetamine)과 같은 약물은 각성감을 연장하고 심지어는 쾌락감도 유발할 수 있는 효과를 지닌다. 따라서 지루함과 따분함과 같은 느낌을 덜 가지게 할 수 있으며 단기적 사용은 일에 대한 동기를 유발시킬 수도 있으나 이는 인지적 능력 자체를 향상시키는 것은 분명 아니다. 부작용으로는 혈압 상승, 떨림(tremor), 현기증, 땀 흘림, 가쁜 호흡, 구역질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에 합법적인 각성제이기는 하나 그 사용에 있어서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엄연한 향정신성 약물이다.2) 이 암페타민이 각성감을 유발/지속시키는 효과를 지니기에 미국이나 캐나다 등 북미권 나라를 위주로 갑작스럽게 졸음 혹은 수면에 빠져드는 기면증(narcolepsy)이나 ADHD와 같은 증상의 처방에 종종 사용된다. 그런데 이렇게 처방된 암페타민을 주성분으로 한 약품들이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즉 처방받은) 사람들이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집되고 모아져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파티를 열 때 가장 많이 남용되는 약물로 변질되면서 또 다른 형태의 사회문제를 낳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적으로 필요하다고 전문의가 판단한 경우에만 합법적이며 단순한 능력 향상 및 오락적 목적을 위한 사용은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에서 위법행동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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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의 치료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출처: gettyimages>



따라서 ADHD의 치료는 매우 다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치료를 계속해야만 한다. 전문의에 의한 약물치료, 임상 및 상담 전문가에 의한 언어적 치료, 또한 활동적 측면에 기초한 그룹단위의 상호 의사소통 프로그램이나 모래나 찰흙같이 쉽게 빠져들 수 있는 놀이를 사용한 치료, 더 나아가 시선처리에 있어서 안구의 움직임을 교정하는 말초수준의 행동치료에 이르기까지 ADHD의 치료와 관련된 증상 개선 방법이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방법이 이른바 ‘어떠한 과정’을 거쳐 증상의 개선을 이루어 내는가에 관한 ‘인과관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아마도 ADHD에 대한 현상의 기술(記述)은 매우 방대하게 이루어져 왔지만 그 원인에 대한 파악은 상대적으로 아직 미흡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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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를 받았으며 미국 University of Texas - Austin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제학술논문지에 Preference and the specificity of goals (2007), Self-construal and the processing of covariation information in causalreasoning(2007) 등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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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1.12.19.



주석


1

김은정 (2003). 한국형 성인 ADHD 척도의 타당화 연구: 대학생 표본을 중심으로. 한국 심리학회지: 임상, Vol. 22, No. 4, 897-911.
2
그러나 치료적으로 필요하다고 전문의가 판단한 경우에만 합법적이며 단순한 능력 향상 및 오락적 목적을 위한 사용은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에서 위법행동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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