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클래식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미국 대공황 시기의 삶, 우정 사랑과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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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8회 작성일 16-02-0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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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대 미국 뉴욕의 빈민가. 유태인 빈민가 출신의 소년 누들스는 비슷한 처지의 맥스, 짝눈, 팻시, 꼬마와 함께 빈민가 골목에서 취객들의 주머니를 터는 좀도둑질을 일삼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 패거리의 아지트는 '뚱보'라는 같은 또래 소년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레스토랑. 뚱보에게는 데보라라는 이름의 여동생이 있는데, 데보라를 좋아하는 누들스는 레스토랑의 화장실에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틈날 때마다 벽에 뚫린 구멍으로 데보라의 모습을 훔쳐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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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리스트
No.아티스트 & 연주 
1로시니 [도둑까치] 중 서곡(Overture) /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Overture)음악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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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당시 그 빈민가에는 '벅시'라는 폭력배가 이끄는 조직이 지하경제를 담당하고 있었다. 자기 구역에서 다른 패거리가 활동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벅시는 누들스 일당을 해치우려 하고, 그 과정에서 패거리의 막내인 꼬마가 총에 맞아 죽는다. 이에 분노한 누들스는 벅시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마침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관에게도 칼을 휘두른다. 이 일로 누들스는 체포되어 감옥에 들어간다.

그로부터 10년 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누들스는 교도소 문 앞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맥스를 발견하고 반가워한다. 그가 감옥에 있는 동안, 맥스는 짝눈, 팻시와 손잡고 뚱보의 가게를 비밀 장소로 삼아 밀주업으로 큰 돈을 벌고 있었다. 누들스는 한동안 이들과 어울리며 지하세계에 몸을 담근다.

하지만 이들의 호시절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끝장이 난다. 1932년 금주법이 해제된 것이다. 그동안 밀주 판매로 돈을 벌어왔던 이들은 돈줄이 막히자 다른 일을 찾아보기로 한다. 이때 맥스는 연방 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다. 이것이 얼마나 무모한 계획인지 잘 알고 있는 누들스는 맥스를 말리지만 맥스는 끝내 고집을 꺾지 않는다. 계획을 실행에 옮기다간 결국 모두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누들스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고심 끝에 경찰에 신고전화를 건다. 이 일로 팻시와 짝눈은 총에 맞아 죽고, 맥스는 형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게 심하게 불에 타 죽는다. 경찰이 세 사람의 시신을 수습하는 동안, 누들스는 참담한 심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로부터 수십 년 간 친구를 배반하고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1968년, 세월이 흘러 반백의 노인이 된 누들스가 뉴욕으로 돌아온다. 그가 뉴욕에 온 것은 의문의 파티 초대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초대장의 발신자는 베일리 장관. 뇌물수수를 비롯한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 악명 높은 정치인이다. 그가 왜 자기를 파티에 초대했을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뉴욕으로 돌아온 누들스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빈민가 거리를 걸으며 회한이 젖는다. 그리고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는 뚱보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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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스는 어렸을 때 화장실 벽에 뚫린 구멍으로 데보라의 춤추는 모습을 훔쳐보곤 했다.



뚱보를 만난 자리에서 누들스는 첫사랑 데보라의 근황을 알게 된다. 그 후 데보라를 찾아간 그는 그녀가 베일리 장관의 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데보라는 누들스에게 만약 베일리 장관의 파티에 참석하면 아름다운 과거의 추억들을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파티에 참석하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 자리에서 누들스는 자기와 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데보라의 아들을 보게 된다.

데보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누들스는 파티에 참석하고, 곧 베일리 장관에게 안내된다. 창가에 등을 돌리고 서 있던 베일리 장관이 몸을 돌리는 순간, 누들스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의 밀고로 죽은 줄 알았던 맥스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바로 이때 모든 것이 밝혀진다. 35년 전에 일어났던 일은 누들스의 밀고가 아니라 맥스의 계략에 의한 것이었으며, 동료를 배신한 것도 맥스였고, 누들스가 경찰인 줄 알았던 사람들도 모두 맥스의 조직원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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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스(로버트 드 니로)와 맥스(제임스 우즈)



이 자리에서 맥스는 누들스에게 자기를 죽여달라고 한다. 그동안 신분을 위장한 채 베일리 장관으로 살아온 맥스는 이제 의회 매수와 범죄조직 연루 혐의로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이 끝장날 위기에 놓인 상태이다. 그는 어차피 죽을 운명인 바에야 양심의 짐이라도 덜기 위해 누들스의 손에 죽기를 원했다. 그래야만 그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맥스는 누들스에게 권총을 내밀며 자신을 쏘라고 한다.

하지만 누들스는 맥스를 쏘지 않는다. 그는 과거의 친구가 아니라, 부정부패로 추악한 최후를 맞게 된 베일리 장관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주 오래전에 정말 좋은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를 밀고했었죠. 근데 불행히도 그는 죽고 말았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우정이었는데, 결국은 그도, 나도 모두 잘못되고 말았지요.”

그 후 밖으로 나온 누들스. 그의 눈에 얼핏 밖으로 나온 맥스의 모습이 보인다. 그 옆을 음식물 수거차량이 쓰레기 분쇄기를 돌리며 지나간다. 차가 지나간 자리에 맥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누들스는 자기 앞을 스쳐 지나가는 쓰레기차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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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 장면. 누들스는 인생의 허망함을 비웃 듯 묘한 웃음을 짓는다.



수십 년 동안 친구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고통스럽게 살아왔는데, 실제로는 그 친구가 살아있으며, 배반자는 자신이 아니라 그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더구나 그 친구가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까지 차지하고 살고 있다면. 그리고 마침내 진실을 알았을 때 그 친구가 자기 앞에서 목숨을 끊는다면.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삶과 우정, 사랑, 운명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무거운 영화이다. 하지만 시종일관 무겁게 흘러가지는 않는다. 중간에 가벼운 장면도 가끔 나오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누들스 일당이 노조를 탄압하는 경찰청장을 골려주는 장면이다. 딸을 내리 네 명이나 낳은 다음 드디어 첫 아들을 얻게 된 경찰청장은 아내에게 줄 꽃다발을 안고 병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각. 누들스 일당이 의사로 변장하고 병원의 신생아실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바구니에 누워있는 아기들의 이름표를 바꾸어 놓는다. 이것은 엄청난 범죄이지만 누들스 일당은 마치 장난을 치듯 이 일을 감행한다. 바로 이 장면에서 뒤바뀐 아기들의 운명을 비웃듯 코믹한 음악이 흐른다.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까치 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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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니 초상화. 1815년 경



로시니는 19세기 전반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표적인 작곡가 중 한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극장음악에 친숙해 있었던 그는 날카로운 음악적 감수성과 직감을 가지고 어느 작곡가에도 비견되지 않을 만큼 많은 오페라의 걸작을 남겼다. 그는 특히 가벼운 내용을 다룬 오페라 부파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했는데, 이 분야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이에 필적할 만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 없다.

그의 걸작 오페라들은 대개 그의 나이 2,30대의 젊은 시절에 작곡되었다. 열아홉 살이 되던 1811년에서부터 1830년까지 20년 동안 무려 서른 아홉 개의 오페라를 작곡했으니 그가 젊은 시절 얼마나 왕성하게 창작욕을 불태웠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너무 일찍 유명해졌고, 그래서 젊은 나이에 이미 일생 동안 ‘일용할 양식’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재산을 모으게 되었다. 당시 그는 베토벤에 버금가는 작곡가로 대접을 받고 있었으니 음악가로서의 명예 역시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누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완벽한(?) 환경이 그의 창작 에너지를 고갈시켰는지 그는 20년 동안의 눈부신 황금기 이후에는 더 이상 곡을 쓰지 않고 죽을 때까지 술과 여자에 취해 살았다 한다.

로시니는 많은 수의 오페라를 남겼지만 지금까지 자주 공연되는 작품은 [세비야의 이발사]를 비롯한 몇 작품 뿐이다. 나머지 오페라들은 주로 [서곡]만 연주되고 있는데, [윌리엄 텔], [비단 사다리], [도둑까치], [세미라미데]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도둑까치]는 1817년 게라르디니의 대본에 의해 작곡된 2막 짜리 오페라인데, 줄거리는 이렇다. 남자 주인공인 자네토는 오랫동안 군 복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자 그의 부모는 동네 사람들을 초대해 그가 돌아온 것을 축하하는 파티를 연다. 그런데 이 파티에 가난한 군인 페르난도의 딸 니네타가 와서 일을 거들어주고 있다. 사실 그녀는 자네토와 사랑하는 사이지만 신분의 차이 때문에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잔치에서 니네타는 은그릇을 보살피는 일을 맡는다. 그런데 이 집에서는 언제부터인가 값비싼 은그릇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고 있었는데, 안주인 루치아는 니네타를 식기 도둑으로 의심한다.

한편 니네타의 아버지 페르난도는 상관과의 싸움에서 먼저 칼을 뽑아든 죄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는 가지고 있던 수저와 포크를 딸에게 주며 도피자금을 마련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있다가 은그릇을 훔친 도둑의 누명을 쓰게 된다. 이 일로 니네타는 추궁을 당하지만 아버지가 체포될 것을 염려한 나머지 사실을 얘기하지 않고 그냥 감옥에 가기로 한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니네타는 피해 다니는 아버지를 생각해 소작농 피포를 부른다. 그리고 갖고 있는 돈을 자기 아버지에게 전해 주라고 한다. 니네타의 아버지에게 돈을 전달하고 돌아오는 길에 피포는 까치가 은화 한 잎을 물고 날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까치를 따라간 피포는 까치의 둥우리 속에 루치아의 집에서 없어진 은그릇을 발견한다. 도둑은 니네타가 아니라 바로 까치였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니네타는 누명을 벗게 되고, 자네토의 아버지는 아들과 니네타의 결혼을 승낙한다. 뿐만 아니라 니네타의 아버지도 상대편의 고소 보류로 자유의 몸이 된다. 그렇게 오페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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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이 된 뉴욕 맨하튼 브릿지와 골목 풍경



내용이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오페라 [도둑까치]는 자주 공연되지 않는다. 하지만 막이 오르기 전에 연주하는 [서곡]만큼은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레퍼토리로 꽤 인기가 높다. 이 곡은 서주를 지닌 소나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스내어 드럼의 힘찬 연주로 시작하는 서주가 인상적이다. 오페라 서곡이라기보다 군인들을 위한 행진곡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것은 정서적으로 1막에서 펼쳐질 자네토의 제대를 축하하는 분위기와 연결되어 있다. 그런 다음 현악기들의 날렵한 움직임으로 제1주제가 나온다. 이 멜로디는 오페라의 2막에서 감옥에 갇힌 니네타가 피포와 만나는 장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어서 등장하는 제2주제는 오보와 플루트, 피콜로, 클라리넷 등의 목관악기가 주도한다. 오보가 익살맞게 노래하면, 플루트가 하강하는 음으로 이를 받는다. 영화에서 누들스 일당이 아기의 이름표를 바꿔치기 할 때 나오는 바로 그 대목이다. 이렇게 시종일관 경쾌하게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그 유명한 ‘로시니 크레센도’로 끝을 맺는다.

‘로시니 크레센도’는 듣는 사람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고양시키기 위해 로시니가 특별히 고안한 음악 기법이다. ‘크레센도’는 ‘점점 크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로시니 크레센도는 단순히 소리만 커지는 것이 아니다. 멜로디와 화성, 리듬의 변화와 다이나믹한 음역과 악기의 조합을 통해 악상의 확대, 감정의 고양을 도모한다. 로시니 크레센도에는 가속도가 붙기 전에 도움닫기 비슷한 것이 먼저 나온다. 네 마디에서 여덟 마디로 이루어진 이 도움닫기는 세 번 반복된다. 여기서 기본적인 화성, 리듬, 멜로디의 패턴이 제시된다. 그런 다음에는 프레이즈의 길이를 두 마디 내지 한 마디로 줄인다. 그리고 이것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이러면 듣는 사람에게 음악의 템포가 빨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로시니 크레센도’에서는 악기의 배합도 절묘하다. 로시니는 어느 순간에 어떤 악기를 써야 가장 효과적인지를 잘 알고 있는 뛰어난 직관의 소유자이다. 하나의 음역에서 원하는 기법을 최대한 구사하고 나면 다음에는 다른 음역으로 옮겨 간다. 더 높은 음역에서 앞에 나왔던 과정을 반복한다. 로시니가 몇 개의 패턴을 가지고도 관중들을 흥분시킬 수 있었던 비법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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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함께 했던 맥스, 누들스와 친구들



[도둑까치 서곡] 중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코믹한 대목은 목관악기가 주도하는 제2주제이다. 여기서 장난스러운 오보 소리는 누들스 일당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아기들의 이름표를 바꿔치기하는 장면과 잘 어울린다. 이들은 진짜 아들을 찾아주는 조건으로 경찰청장에게 파업 노동자들의 복귀를 요구하고, 경찰청장은 이를 수용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팻시가 바꿔치기한 번호를 적은 쪽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진짜 아기를 찾아줄 방법이 없어진 난감한 상황. 맥스는 다음과 같은 말로 상황을 정리한다.

“다 운명이야. 운 나쁘면 시궁창에 떨어지겠지.”

이 말대로 이들은 아기들의 운명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이들의 장난질로 운이 좋은 아기는 평생 천국에서 살 것이고, 운이 나쁜 아기는 평생 시궁창에서 살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으로 보자면, 이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엄청난 범죄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위의 배경을 이루는 로시니의 음악은 가볍기 그지없다. 그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무게를 비웃기라도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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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회숙 | 음악 칼럼니스트
이화여대 음대 및 서울대 음대 대학원 졸업
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 월간지 SPO 편집위원이며, 서울시향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를 비롯한 여러 클래식 강좌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평화방송 FM 음악공감 ‘진회숙의 일요 스페셜’의 진행자이다. 저서로 <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 외 여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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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wikipedia





발행201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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