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모방소비 - 거울뉴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댓글 0건 조회 424회 작성일 16-02-06 14:33

본문















14547367938075.jpg


드라마는 물론이고 영화 속에 실제 같은 상품들이 우후죽순 노출되어 드라마나 영화 시작 전후로 제공되는 광고보다 오히려 협찬기업이 더 많아지고 있다. 또 아이돌처럼 잘생긴 유명연예인이라면 웬만한 기업의 마케팅비용에 맞먹는 비싼 모델료를 마다하지 않는다.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상품이 하루아침에 인기를 끄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바로 우리 뇌의 거울뉴런의 모방효과에 기인한 현상들이다. 누군가 무엇을 하는 것을, 심지어는 무언가를 하려고 시작하는 것을 지켜볼 때면, 우리 뇌 속의 거울뉴런은 모방 학습을 하고 상대방의 의도를 간파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거울뉴런으로 인한 모방소비의 허와 실에 대해 살펴보자.




유행과 구전마케팅은 대표적인 모방소비







14547367947519




모방효과는 갑작스럽고 폭발적인 유행을 창조해 주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출처: gettyimages>



거울뉴런의 모방효과는 단순히 반복적으로 엄마의 입모양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하는 어린아이의 학습효과에서부터 복잡한 소비자 구매행위에도 무의식적인 영향을 끼친다. ‘친한 친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나도 있어야 한다.’는 심리가 바로 그것이다. 모방심리는 갑작스럽고 폭발적인 유행을 창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단지 자신들이 추종하는 준거집단을 보고 그들의 행동을 모방함으로써 손쉽게 유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유행이 빠르게 전이되는 이유는 단지 자신만의 모방소비로 끝나기보다는 또래집단의 구성원이라는 동질감을 보여주는 과시소비 성격을 보이기 때문이다. 요즘 인기 TV프로그램인 ‘런닝맨’을 게임으로 즐기는 청소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놀이에 참여한다는 것은 곧 또래집단과의 동질감 형성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빠르게 퍼져나간다.

또래집단의 동질감이 얼마나 쉽고 강하게 형성되는지를 무자퍼 세리프(Musafer Sherif)교수는 보여주었다. 어린이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너무도 쉽게 자신들을 ‘우리’와 ‘그들’로 구분하며, 근거 없이 전자에게는 우호적인 반면 후자에게는 강한 적대적인 행동을 보였다. 극단적인 편견과 적개심은 상이나 경품과 같은 보상보다는 우리와 그들을 아우를 수 있는 상위집단 차원의 공동 관심사에 의해 극복되었다. 결국 거울뉴런은 단순히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행위에 담겨있는 생각 혹은 의도까지도 읽어내어 상대방과의 공감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어 빠르게 유행을 따라하도록 만든다. 즉, 친한 친구가 하는 것을 보고 모방하며, 우리라는 동질감을 갖게 된다.





14547367956176




또래집단의 동질감은 쉽고 강하게 형성되어 너무 쉽게 자신들을 ‘우리’와 ‘그들’로 구분한다. <출처: gettyimages>



거울뉴런의 모방효과는 기업의 구전마케팅에 매우 효과적으로 접목된다. 성공적인 구전마케팅의 핵심 역시 청소년들의 유행과 매우 흡사하다. 유행에서 준거집단이 보이는 ‘행동’은 구전마케팅에서 의견선도층이 만들어내는 ‘이야깃거리’와 같다. 대다수의 추종자집단의 흥미나 유혹을 자극하여 모방효과가 쉽게 나타날 때 구전마케팅효과는 극대화된다. 요즘 구전마케팅은 과거 의견선도층 중심의 대면적인 입소문과는 달리 인터넷, 스마트폰, SNS같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여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유통업계에서 활용하고 있는 ‘인증샷 마케팅’이다. 무분별하게 경품을 나누어주기보다는 잠재고객층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의 구매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내도록 한다. 이는 자사 제품의 직접적인 구매를 독려하는 효과뿐 아니라 SNS를 통해 주변사람들에게 활발한 입소문을 내주기도 한다. 인증샷이라는 스마트폰 문화와 쇼셜네트워크 구성원들의 모방과 공감심리가 결합되어 증권업계, 자동차업계는 물론 엔터테인먼트업계 등 업종불문하고 이러한 마케팅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문제는 이러한 거울뉴런이 구매상황에서 작동된다면 홀로 반응하는 대신에 우리 뇌에서 쾌락을 유발하는 도파민과 한 쌍이 되어 반응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제품에 대해 구매를 결정하는데 통상 2.5초가 걸린다고 하는데, 이 짧은 순간 거울뉴런은 도파민을 자극하여 충동구매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비싼 연예인일수록 모방을 위한 롤모델



왜 광고에서 비싼 연예인을 모델로 선호하는가? 거울뉴런은 우리가 TV광고를 보고 해당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광고 속 인물처럼 생각하고 그들과 동일한 행동을 하기 위해 그 제품을 사도록 자극한다. 자동차광고는 한결같이 호주나 뉴질랜드 해변을 시원하게 질주하고, 젊고 유명한 연예인이 평소 입을 것 같지 않은 중저가 브랜드를 입고 나오고, 아파트광고에서 내부인테리어는 집값보다 더 나갈 것 같은 수준 높은 장면을 연출하는 이유가 바로 거울뉴런을 자극하기 위함이다. 자동차든 신사복이든 아니면 아파트든 우리가 광고를 통해 보고 있는 장면을 실제처럼 느끼도록 하는 거울뉴런을 자극할 목적이다. 또 젊은 여성들을 위한 패션매장에 진열된 마네킹은 모두 늘씬하다 못해 삐쩍 마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14547367962593




광고를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광고 속 인물처럼 생각하고 그들과 동일한 행동을 하기 위해 그 제품을 사도록 만들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



그러나 광고에서 연예인 모델에 대한 지나친 시선주목효과는 오히려 광고효과를 반감시키는 경향이 있다. 몇 년 전 LG전자는 유명한 여자연예인을 모델로 휴대폰 광고를 내보냈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하지만 이 광고를 시선추적장치로 분석한 결과, 정작 시청자들은 그 연예인의 매혹적인 몸매에 시선을 빼앗긴 나머지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기억은 매우 저조하게 나타났다. 시청자들이 현저하게 뛰어난 여자모델로 인해 시각적 맹목성이라는 인지적 오류의 함정에 빠지게 된 것이다. 과연 이 광고를 본 소비자는 구매시점에서 해당 브랜드를 얼마나 쉽게 떠올릴 수 있을까? 반면 최근 인기를 끈 기업은행의 광고는 또 다른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이미지의 모델을 이용해 강렬한 모델파워는 없지만 광고메시지의 적절한 분산과 주목효과로 인해 광고효과가 우수한 경우다. 글로벌지향의 일류은행 이미지를 목표로 잘나가는 ‘차도남’을 모델로 세웠다면 과연 일반 소비자들은 기업은행의 정체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드라마 속 간접광고(PPL)의 힘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을 가장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드라마나 영화 속 PPL(Product Placement) 즉 간접광고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이 입고 나온 옷이나 액세서리, 핸드백은 시청자들의 거울뉴런을 자극하여 바로 구매하도록 부추길 확률이 높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의 PPL이 크게 늘어난 이유다. 웬만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죄다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드라마 속 공간자체가 특정 브랜드의 매장으로 치장되기도 한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 방송 앞뒤로 제공되는 광고보다 오히려 협찬기업의 수가 더 많아지는 추세다. PPL 즉 간접광고방식은 지난 2009년 7월 방송법 개정으로 방송광고의 한 유형으로 도입되었다. 기업이 프로그램 상에서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특정 상품을 배치하거나, 등장인물이 사용하게 하여, 해당 상품이나 혹은 기업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광고 방식이다.

PPL은 기존 TV광고와 비교할 때 비용 대비 광고 효과가 우수하다는 점과 시청자들의 상품 및 기업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PPL 비용이 기존 황금 시간대 TV광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라면 반강제적이면서도 무차별적으로 PPL 광고에 노출되기 때문에 브랜드 집중도가 높다. 또한 프로그램 내에서 자주 봐왔던 상품이나 기업명을 실제 구매현장에서 접할 경우, 광고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이 높아지고 TV광고를 할 경우보다 심리적 저항감이 낮아져서 구매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국내 지상파 3사인 KBS, MBC, SBS 등의 분기별 PPL 수입은 지난 2010년 3분기 8억3600만원에서 2012년 2분기 63억8000만원으로 663% 급증했다. 총 광고수입에서 PPL이 차지하는 비율도 이 기간 평균 0.25%에서 1.41%로 확대됐다. 특히 PPL에 접목된 브랜드나 제품군은 휴대폰이나 아웃도어 의류브랜드 등 인기 제품군들이다.





14547367970763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이 입고나온 옷이나 핸드백은 시청자들의 거울뉴런을 자극하여 바로 구매하도록 부추길 확률이 높다. <출처: gettyimages>



그러나 프로그램마다 지나친 PPL 시도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감을 불러 올 수 있다. 간혹 TV드라마를 볼 때 지나친 PPL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를 경험하는데 이처럼 지나치게 많은 노출은 오히려 반감을 불러오게 된다. 하지만 간접광고는 소비자들의 잠재의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자극하여 자사 브랜드를 각인시켜주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임은 분명하다. 바로 거울뉴런의 상대방에 대한 모방 학습효과에 기인한다.

상대방의 행동이나 의도까지도 따라 할 수 있는 거울뉴런의 모방효과는 기업의 마케팅활동에 매우 효과적으로 반응하도록 우리들을 조종한다. 따라서 기업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거울뉴런 자극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광고나 이벤트 혹은 입소문을 통한 설득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구매의사결정과정에서 감정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날로 증대되고 있어 단순한 모방효과로는 더 이상 소비자 마음을 잡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에 대해 보여 주는 감정은 그 브랜드와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다음 편에는 소비자들이 모방보다는 공감에 더 쉽게 마음의 문을 여는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범상규 | 건국대학교 교수
건국대학교에서 통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영학과와 응용통계학과에서 마케팅, 소비자행동, 통계조사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 관한 심리코드를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개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방송, 외부강연 및 칼럼, 저서 출간 등의 활동을 하며 블로그(blog.naver3.com/skbeom)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Non 호모이코노미쿠스]와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 등이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14547367973966

관련도서
멍청한 소비자들 2015. 05. 20
저자 범상규는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이 책에서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심리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 9가지를 소개한다.

책정보 보러가기


발행2012.11.2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