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메타인지 훈련 - 생각하며 배우고 가르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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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2회 작성일 16-02-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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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처럼 복잡하고 빨리 변하는 지식 사회에서는 학습, 즉 배우는 능력이 어떻게 보면 중요한 생존 도구가 된다. 대학교 때 배운 지식은 졸업하자마자 쓸데없게 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니 말이다. 자신의 관심 때문이건, 전문적인 일 때문이건, 혹은 새로운 취업을 위해서건 늘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배워 정리해 놓고 활용해야 한다. 그러니 ‘평생교육’이니 ‘전 생애에 걸친 학습’이란 용어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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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주도하는 학습을 하는 일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출처:gettyimages>


그런데 사람들에게 뭘 배우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물으면, 나오는 대답은 ‘학원에 가는 것’이 보통이다. 배움의 시작이 학원 등록이 되는 것이다. 스스로 배움을 주도하여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도 말이다. 그런데 자신이 주도하는 학습을 하기는 만만치 않다. 왜냐하면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를 배워 본적이 없다. 학교나 학원에서 교사가 해주는 것을 따르는 것이 학습이라고 생각해왔으며, 이렇게 하다 보면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공부하는 법을 자연적으로 습득한다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십여 년을 공부해온 대학생들조차 학습 방법에 무지한 경우를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된다.

더구나 중요한 것은 지적인 능력과 노력이지 학습 방법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얘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지 않아 성적이 안 좋다”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런 학생들의 공부 방식을 살펴보면, 아주 비효율적인 학습방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학습 방법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에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이며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굳이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저 교수의 수업 방식은 나에게 안 맞아, 나는 내 스타일대로 할래.”라는 표현이 예이다. 자신의 학습 방식이 비효율적이어서, 내용을 이해하고 머릿속에 갖고 있다가 활용하지 못하면서도 계속 자신의 방식을 고집한다. 왜? 그 방식을 여태까지 써왔기에 자신에게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가 네이버캐스트를 통해 여러 번 설명했듯이, 모든 사람의 배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원리와 방법들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학습을 잘할 수 있는 기술들을 자신에게 우선 설치하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효율적인 학습 방법들이 여러분의 공부 스타일이 된다. 다른 사람에게 “저는 어느 낯선 새로운 분야도 가장 효율적으로 빨리 학습할 수 있는 능력(기술)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학습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효율적인 학습에 필수적인 메타인지를 증진하는 방법들을 얘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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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한 운전 전문가가 되려면 우선 자동차 자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출처:getty images>


운전하기를 비유로 들어 시작하자. 여러분이 능숙한 그리고 효율적인 운전 전문가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아마도 첫째로는 자동차 자체에 관한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자동차의 구조나 각 부품에 관한 지식과 자동차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관한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한다. 컴퓨터로 치자면 자동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운전 기술에 대한 연습과 운전이 잘되고 있는지, 효율적인 연비 절감이나 자동차의 여러 부품들이 유지가 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학습 전문가가 되려면 위의 비유와 똑같은 지식, 훈련,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학습을 담당하는 우리의 마음(인지)에 관한 같은 지식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 마음의 바탕인 대뇌에 관한 신경심리학 지식, 마음의 작용인 지각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기억하고 나중에 회상해내는 과정의 특성에 관한 인지심리학 지식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여러분 모두가 인지심리학의 전문적 지식을 배우라는 말은 아니다.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심리학’에 이에 관한 정보들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아울러 배우기 과정을 점검 관리하는 메타인지 기술들을 알고 훈련하면 될 것이다. 학습과 배우기를 시작하는 단계, 실제 배우고 공부하는 단계, 배우기의 종결 단계로 나누어 생각하자.


목표설정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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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목표나 계획 없이 과제를 시작한다. <출처: corbis>


예를 들어 교과서의 한 장을 읽는다고 하자. 그러면 이 과제를 시작할 때 1) 어떤 사전 지식이나 관련된 지식이 필요한지를 머릿속에 떠올려보고, 2) 목표를 설정하고(예, 객관식 중간고사를 90점을 목표로) 계획하는(예, 앞으로 두 시간에 걸쳐 키워드 중심으로 공부) 준비가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목표나 계획 없이 과제를 시작한다. 그러기에 목표를 설정하는 인지기술과, 시간(노력)을 어떻게 배당할지 계획하는 인지기술부터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모니터링과 점검




그리고 실제 이 과제를 수행하면서는 1) 자신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2)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지 3) 어떤 용어를 나중에 기억 할 수 있겠는지, 혹 힘들 것 같으면 어떻게 암기 할지 4) 세웠던 계획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지 모니터하고 점검해야 한다. 1번을 위해서는 읽어 가며 각 문단이나 단락의 내용을 한두 개의 문장으로 잘 요약할 수 있는지 여부로 확인하고, 2번은 책 옆 칸에 물음표로 표시하고, 3번을 위해서는 그 용어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 공책에 적어보는 방식을 쓰면 될 것이다.


자신에게 혹은 타인에게 설명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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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요약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 혹은 다른 사람에게 요약해서 설명해볼 수 있다.<출처:gettyimages>


한 장을 다 읽었다면, 1) 자신이 설정한 목표가 달성되었는지 평가하고, 2) 그 장의 결론이 무엇인지를 도출해보고, 3) 전체내용을 요약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객관식 시험이 목표였다면 1번을 위해서는 색인 카드 한 면에 모든 핵심 용어들을 적어 놓은 후에, 무선적인 순서로 그 용어를 자신이 설명할 수 있는가를 검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이 소위 말하는 학습했던 내용을 다시 회상해 보는 ‘인출연습’이 된다.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심리학에 있는 “기억과정 - 공부한 내용의 기억”1)을 다시 읽어보기 바란다. 2번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 요약해서 설명해 보면 된다. 설명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공부한 내용에 틈(문제)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 간격을 메우는, 그 틈에 해당하는 내용을 찾아 다시 읽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3번을 위해서는 한 장의 단락 구성 문단의 소제목을 머릿속에 다시 떠올려 보면 될 것이다.

이글에서 인용한 실험이 외국어 단어 학습에서 암기가 중요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독자들이 있다. 이 실험 결과의 핵심은 학습한 내용을 끄집어 내보는 연습 즉 인출연습(다른 말로 시험을 쳐보는)이결정적이라는 것이다. 인출연습이 기억을 오래 지속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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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강의하고, 숙제 내고, 시험 보는 일반적인 학교 수업에 적용될 수 있는 그러기에 쉽게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메타인지를 가르치는 한 방법을 소개 하자.2)

여기서 소개하는 이 방법은 Lovett (2008)가 제안하는 것으로, 기존 수업을 메타인지를 가르치는 것으로 구성한다는(포장한다는) 의미에서 포장(wrapper)이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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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메타인지 가르치며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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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능동적으로 듣기 위해서는 강의의 중요한 요점을 생각해가며 들어야 한다. <출처:gettyimages>


강사는 우선 강의 전에 강의를 능동적으로 듣는 요령을 가르쳐 준다. 특히 강의를 들으며 가장 중요한 요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도록 한다. 그리고 강의가 끝나면, 각 학생들에게 색인카드를 주고 세 개의 강의 핵심 아이디어를 적어 제출 하도록 한다. 그 후 강사가 생각하는 세 가지 핵심 단어를 보여준다. 이러한 즉각적인 피드백이 아주 효율적이라고 하며, 이를 반복하면서 학생들과 강사의 반응이 점점 더 일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학생들과 강사의 불일치를 서로 얘기하며 필요하면 보완하는 강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메타인지 활동의 핵심인 점검을 훈련하는 방법이다. 어느 정도 훈련이 되면 굳이 강사가 핵심 포인트를 묻지 않아도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된다.


숙제를 메타인지 가르치며 내기




숙제를 내기 전에, 학생들에게 점검을 해야 하는 기술에 초점을 맞춘 자기평가 질문을 제공한다. 행렬 수학 문제를 푸는 숙제라면 “행렬을 더하는 문제를 얼마나 쉽게 빨리 풀 수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예가 된다. 그리고 숙제를 마친 후 다시 “자 이제 숙제를 끝냈습니다. 행렬을 더하는 문제를 얼마나 쉽게 빨리 풀 수 있겠습니까?”는 질문을 다시 한다. 이 두 번의 자기평가 질문에 학생들은 자신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과신했다는 반응, 혹은 자신은 연습 문제 풀이를 더 해야겠다는 반응 등 말하자면 메타인지적인 평가를 보였다고 한다.


시험을 메타인지 가르치는 도구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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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활동을 하며 시험을 보게 되면 자신이 범했던 실수, 공부 전략의 보완점 등을 점검할 수 있다. <출처:gettyimages>


채점한 시험지를 돌려주기 전에, 학생들에게 자신의 공부 전략, 자신이 범했던 실수, 다음 시험을 위한 계획 등과 같은 시험에 관한 성찰을 종이에 쓰도록 한다. 그리고 다음 시험을 치기 전에 이 종이를 각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다시 검토 하도록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첫 시험 후에 자신이 가졌던 생각을 돌이키면서, 다음 시험을 준비하며 여러 새로운 시도와 전략을 사용했다고 한다. 평가 후 문제를 해결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통제 혹은 제어하는 전형적인 메타인지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메타인지 기술은 고정되어 있는 정해진 방법이 아니다. 학습자가 수행해야 될 과제나 배워야 할 내용, 학습이 일어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자신의 내적 인지 과정이 잘되는가를 점검하고 필요한 수단을 동원하는 기본 원칙을 따르면 된다. 그리고 반복을 통해 늘 하게 되는 습관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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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2.12.10.



주석


1
이글에서 인용한 실험이 외국어 단어 학습에서 암기가 중요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독자들이 있다. 이 실험 결과의 핵심은 학습한 내용을 끄집어 내보는 연습 즉 인출연습(다른 말로 시험을 쳐보는)이결정적이라는 것이다. 인출연습이 기억을 오래 지속하도록 만든다.
2
여기서 소개하는 이 방법은 Lovett (2008)가 제안하는 것으로, 기존 수업을 메타인지를 가르치는 것으로 구성한다는(포장한다는) 의미에서 포장(wrapper)이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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