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친구였던 친구를 친구로서 다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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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218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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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 전부터 그녀와 나는 친구였기 때문에
여기서도 계속 그녀라고 지칭하기엔 좀 뭐하고 해서 그녀의 이름을
대신하던 대명사를 은퇴시켜야 겠다. 그녀의 이름은 '경아'이다.
(가명일까?)

여기서 잠간 지난 10여 년간 그녀와 나누었던 통화내용을 살펴보면,

경아가 전남편(이혼했으니까)을 만나기 전부터,
그녀가 교회에서 혼자 짝사랑했던 사람, 미국에서 만났던 사람,
한국에서 만난 프랑스 사람..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었다.

경아가 나보다 먼저 결혼하고, 그리고 이혼하고 나서는
그들과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나에게 다해주었다.
물론 조금씩은 감추었으리라..

그중에 한두가지를 언급하자면

한 3년 전 내용이다.

"오케이야, 나 요즘 이상해 지나봐, 여러가지로 싱숭생숭해지니까
이상한 짓도 많이 한다. "
"뭔데?"
"그냥 전화방 같은데 전화두 하구 그래.."
(띠용..)

"그냥 별다른거 아니고.. 이상한 이야기 나오면 내가 그냥 끊어..
그리구 나요즘 그냥 남자하나 만나.."
"전화방에서 만났구나..?"
"후훗.. 그렇기는 한데.. 이상하거나 한 사람 아니야.. 미혼이지만"

"근데 그 사람이 나더러 한 2박3일로 여행가자 그러더라.., 너무 웃긴거 아니니?"
"경아야, 그 남자가 더 이혼한거 알지? 그리고..
그렇다면, 너 쪽에서 부담주는 거 같은 인상풍기지 말고 가볍게 다녀와.."

"...(한참 말이없었다) 오케이 너는 뭔가 다른 남자구나.."

경아는 뭔가 자기의 생각에 다른 사람이 동조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혼자결정하기에는 너무 벅찬일들이 많았다는 뜻일 것이다.
자기 편이 필요했으리라..

"너 그 남자와 잔적이 있겠다.. "
"..."

"그렇다면, 너무 부담같지마.. 너는 충분히 매력이 있는 여자야
그리고, 니가 남자가 그리워서 그러는 것도 아니잖아. 벌써 얼마나 지났어.
빨리 전남편으로부터 니가 정신적인 해방을 받아야할 거야.
자유롭게 그남자와 지내구 오는 것도 난 너에게 좋은일이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절대로 그에게 너의 마음과 미래를 주지는 말도록 하고.."
"그래 .. 어쨌든 .. 여러모로.. 고마워.."


그후 나는 경아에게 여행을 다녀왔는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난 진짜로 둘이 좋은 여행을 했기를 바랬다. 그런데 그 기획은 이루어
지지 않은 인상이었다.

그 후로 몇달이 또 흐른 것 같다.

프랑스에서 비지니스차 한국에 온 다니엘 이라는 프랑스인을
이태원의 바에서 위스키 한잔 하다가 알게되었는데
그날 바로 호텔로 직행했다는 이야기..
그 자는 프랑스에서 벌써 3년간 동거하던 여자가 있기는 한데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근데 너 왜그랬냐..?""글쎄.. 그것보다 오케이야 너 한국남자들이 잠자리에서 얼마나
무성의한줄 알지? 하긴 오케이 너도 한국남자니까..
적어도 서양 남자들.. 다니엘도 마찬가지지만
방안에 함께 있는 여자에 대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준다.
아.. 내가 지금 이 남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구나
저렇게 달콤하게 내가 이쁘고 멋지다고 속삭여주는구나..
라는 느낌을 갖게해. 몇명 한국남자를 만나보았지만
아무도 나를 아껴주고 소중한 존재로 대해주질 않았어.
그냥 최선을 다해서 힘만 쓸뿐이더라.. 그리고 나서는 그냥..
끝.."

"그렇지.. 경아 너의 마음 이해한다."
"그리고 한국남자들의 최악이 뭔지 아니? 그건.. 일 다끝내고 나서
'좋았어?'라고 묻는거야.. 난 이 말만 들으면, 그냥 2% 정도 좋았던
마음도 싹 가셔버리면서 그 남자하고는 다시 쳐다보기도 싫어지더라..
좋았는지 나빴는지 지가 모르냐..? 그걸 왜물어보냐.. 챙피하게시리..
그리고 여자는 무슨 대답을 해야하냐?"

"한국 남자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결국 다니엘은 한국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갔고
경아는 다니엘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한 1년 후에 다니엘이 다시 그녀를 찾았고 만났지만
그와 다니엘의 관계는 더이상 진전된 것이 없다.

그래도 난 그녀가 다니엘을 만난 것을 아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전남편의 횡포에 질려서 남자 자체를 부정하던 그녀가
프랑스인의 도움으로 남자기피에 대한 일말의 여지를 갖게되었다.
또 실제로 그렇다고 그녀가 고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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