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첫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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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075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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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첫경험을 한 남자를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하지요.
남자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떨지도.

첫경험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아쉬운 일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될 것을 27여년을 지켜왔군요.
의지를 갖고 지켜온 것인지,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동안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기회가 생겨도 일부러 피하고 살았으니
내가 못나서 그랬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기분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네요.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이런 느낌일 것 같아서 그동안 참았는데
역시나 그렇군요.
내가 진심으로 처음으로 좋아하는 여자에게 나의 소중함을 주고 싶었는데 말이죠.

야한 소설을 읽을 때 이런 문장을 참 좋아했습니다.
'... 소녀에서 여자가 되었다'
여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남자로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여자로 만들어 준다는 것,
정말 기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너로 인해 남자가 되었다'는 것을 기뻐해 주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쓰고 나서 보니 마치 여자의 정조나 처녀성, 뭐 그런 걸 따지는 사람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까지 답답한 건 아니거든요.
내가 정말 사랑하게 될 여자에게 내가 꼭 첫남자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만일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고 그녀와 관계를 가질 정도로 서로 좋아했지만 헤어지게 되고 또 다른 인연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르니까.
반대로 내가 정말 사랑하게 될 여자라도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
다만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일 경우라는 것이지요.

몇 달전에 남녀 몇몇이 진실게임이란 것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스스럼 없는 분위기에서 처녀냐 총각이냐 그런 얘기도 나오고.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난 총각'이라고 말했지요.
한 여자친구는 '그래 자랑은 아니지'라는 말을 하더군요.
말하고 나서 나중에 오래동안 참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여자친구가 없었다는 건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치더라도
(아니, 그것에 대해서도 결론을 못 내리겠지만)
여자친구가 없었는데 여자경험이 없다는 건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일 아닌가,
아니 이런 세상에 살면서 그렇게 살았다는 건 부끄러운 일인가.
무능력한 것인가, 아니 무능력한 것과는 상관없는 일 아닌가.

친구들 중에는 거의 모두는 '의학적인' 숫총각이 아닙니다.
겉으로 표시가 나는 건 아니지만.
물론 그들의 '정신적인' 그것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에 그렇게 연연하거나
그런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대로 생각하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니까요.

그렇지만 나에게 있어서 이건 아니었는데.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냥 조금 아쉽습니다. 그냥 조금.

곧 있으면 태어난지 꼭 10000일이 됩니다.
다시 태어나야할 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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