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정열의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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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295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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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갈비 한대에 소주 한잔..
며칠 전 저녁 워크샵차 간 산정호수 부근에서 난 그렇게 살고 있더랬어.
이미 워크샵의 숭고한 목적은 사라진지 오래 돼었고
술은 우리를 마시기 시작하였지.


음주가무를 사랑하는 우리 여직원 동지들은 콘도 지하에 위치한
노래방으로 사라지고
남자직원들은 길건너편에 위치한 포장마차로 자리이동.
술이 몇순배 추가로 돌고보니 너나없이 피가 끓는걸 느낀다.
그래..우리 남자들 역시 음주가무를 사랑하는 조선민족 아니겠어?
노래방에 진을 친 여직원들과 다른게 있다면 그저
옆에 깜찌기를 앉혀 놓으면 더 흥이 난다는 정도랄까?
개버릇 남못준다는 격언은 산정호수에 왔다고 예외는 아니었지.
행동대장 한명이 포장마차 쥔장을 붙잡고 귓속말을 하자
정확히 10분 후에 택시 3대가 도착하더라구.
영문도 모르고 택시를 타고 가보니 가까운 면에 위치한 단란주점에 도착하네.


상호명 **회관…두~둥~~~
이름만 봐선 예식장에 붙어있는 고기집 이름인데
그래도 그 동네에선 15년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 권위의 주점이라고
택시기사가 열심히 홍보를 해대더군.
이 공기 좋은 곳에 와서 여기서까지 지하 골방에 쳐박혀
깜찌기의 분냄새와 스카치블루의 독기를 맛봐야 한단말인가..하는 개탄은
정확히 10초 정도 하고 후다닥 자리로 이동.


갑자기 서울손님 열몇명이 들이닥치자 가게는 분주해지고
나름대로 **회관의 명예를 건 깜찌기 다섯명 입장.
머..그 이후의 풍경이래봐야 서울이나 시골 면이나 별반 다를 것 없더군.
다른 점이 있다면 초장에 과음한 부류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최종적으로 7명만 생존했다는 점 정도랄까..


손님이 없어선지 마담까지 아예 울 방에서 진을 치고
부어라 마셔라 불러라 춤춰라~ 그렇게들 놀고 있었어.
마담까지 합쳐도 남자 하나는 짝이 모자른 관계로 난 할 수 없이
있는 주접 없는 주접 다 떨어가며
내가 봉사를 하는건지 깜찌기들이 봉사를 하는건지 헷갈린채
- 아…내가 나비 꿈을 꾼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꾼것인가..-
템버린을 딥따 흔들어대고 있었지.


잠시 후 마담임에도 인물 젤 반반해서
젊은 깜찌기들보다 인기많던 문제의 마담이 분연히 일어나서
기계체조 선수 마냥 몸을 휘어대고 춤추며 분위기를 살리더군.
역시 한 계통에서 일가를 이루는 사람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하는 생각을
한 5초 정도 하고선 열심히 춤사위를 감상했어.
근데 노래가 부르스 곡으로 떡하니 바뀌더란 말이지.
갑자기 마담이 다가오더니 허락도 없이 품에 쏙~하니 앵기대?
난 어땠냐구? 나도 허락도 없이 쓱 안아줬지. ㅡ.ㅡ


춤추며 몇마디 얘기 하다가 나이 얘기가 나왔거든?
서른다섯이라 그러니까 마담 갑자기 안색 변하더니 동갑이라고 무지 좋아하네?
이십대 후반으로 봤다는 마담의 호들갑에 내가 우짜겠어?
걍..헤벌쭉 웃었지..(알고도 속아주는거..이거 나이먹는 증거라던데..)
갑자기 이 여자 부르스 끝나고도 옆에 앉더니 묻지도 않은
자기 얘길 막 해대네.
31살에 이혼하고 첨 이 세계 뛰어들어 마담을 한다는 둥
오늘도 원주까지 원정가서 선수 4명을 스카웃했다는 둥
집은 동두천인데 일땜에 여깄다는 둥
전~혀 알아봐야 영양가 없는 얘길 줄줄 늘여 놓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 결정적인 대사로 날 긴장하게 만들었어.

"오늘 자기 본거 운명 같아~"

머 손님 기분 업시킬라구 립써비스 하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말이지
눈빛이 말야..마징가제트 눈빛인게야..그 왜 있자나..안광 발사~
술 좀 깰라구 밖에 나와있으면 거기까지 쪼르르 따라나와 말을 걸어대고
번호 직어줄테니 핸펀 달래는 둥, 명함 달라는 둥
밀착마크를 해대더라구.


근데 좀 깨림칙 하더라구.
머리를 굴렸어.
'그래..일곱명 중에 인물도 딸리는 나 붙잡고 얘가 왜 이럴까..
내가 어리숙해 보이나..
맞아..먼가 꿍꿍이 속이 있는게야..
조심해야겠어..그래..그게 좋겠어..'

그리고는 명함 노랠 부르는 마담에게 다른 명함을 쥐어주는걸로
사태를 수습했어.
머..그날은 그렇게 마무리가 됐는데..


근데 말야..
아까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
어제 오후에 대뜸 어떤 여자가 자기한테 전활 하더니
자갸~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다정한 척 굴더라는거야.
장난끼 강한 친구넘 누군지도 모르구 전화 받아주는데
여자가 오늘 설에 온다구 보자더래.
그래서 약속 정하구선 나한테 자랑할라구 전화한거야.
자긴 복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진대나 어쩐대나 거품을 물더라구.
집어준 명함이 그 넘아 꺼였나봐.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자
앞으로도 이런 일 생김 종종 부탁한다며 명함 더 주겠다고 썰 풀어대는데
이거 말려야 돼는거 아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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