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남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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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182회 작성일 17-02-08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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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저의 사랑스런 첫딸 "민희"가 태어났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병원에서 퇴원하기까지 꼬박 10일의 낮과 밤을 이 아비와 함께 하며 쌓았던 그 정과 사랑이 지금 새삼스럽습니다.

아이를 못본지 또 한달이 되었습니다.

지난 2월에 홍역으로 병원에 입원해서 그때 휴가를 내고 곁에서 민희와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2000. 11월, 처가식구들과 함께 온 집안을 뒤엎고 아이를 데리고 나간후 3개월만에 본 아이의 모습이였습니다.

현재 법의 힘을 빌어 지난날로 시간을 돌이키고자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현관앞에서 어머니께서 잠시 저를 붙잡습니다.

민희의 할아버지께서 간밤에 꿈에 민희를 보시고 아침에 즐거워 하셨답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할어머니와 삼촌이 모두 꿈에서 민희를 보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날은 저희 식구 모두 법정에 간 날이였습니다.
민희는 보이질 않고 처가 식구들만 보였습니다....

3월 30일... 부산.... 아침 출근길에... 눈이 옵니다.

벛꽃나무 드리워진 고속도로에, 달리는 차의 창에 눈발이 날립니다.

그 눈발이 유리를 뚫고 들어와 제 눈속으로 들어옵니다...

그 눈이 물이 되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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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때 문득 신문을 보다 중앙일보에서 아래 글을 읽었습니다.
현재 제가 처해잇는 상황이 힘든지라 글이 더욱 가슴을 파고 들었습니다마는...

네이버3회원님뿐 아니라 모든 남자들....
그 남자들을 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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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딸을 낳아 아버지가 될 때
비로소 자신속에서 으르렁거리던 짐승과
결별한다

딸의 아랫도리를 바라보며
신이 나오는 길을 알게 된다.

아기가 나오는 곳이
바로 신이 나오는 곳임을 깨닫고
문뜩 부끄러워 얼굴을 붉힌다.

딸에게 뽀뽀를 하며
자신의 수염이 때로 독가시였음도 안다.

남자들은 딸을 낳아 아버지가 될 때
비로소 자신 속에 으르렁거리던 짐승과
화해한다.

아름다운 어른이 된다.

문정희 시인(1947~ )
"남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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