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폴라베어] 나의 난봉기 103 - 왕징의 부산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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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639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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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7일 제가 올린 글 중에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라는 글이 있습니다.  지난 주 북경에 가서 이 여자 또 만났습니다.  올해 북경에만 5번 갔네요...

지난 주 화요일 오랜만에 어느 아줌마를 만났습니다.  이 아줌마에 대해서도 이미 작년에 글을 올린 기억인데 이번에는 눈 가려주고 나서 합의 하에 사진 좀 찍었습니다.  한번 올려보도록 하고 안되면 사진방에라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오랄 해 주면서 "가는게 있어야 오는게 있다" 라는 명언을 남긴 아줌마죠...

수요일을 정신없이 보내고 난 이후 목요일 아침 대한항공 KE2851 편에 몸을 실었습니다.  북경공항에 도착하니 저 위에 말한 그 아줌마 (이혼녀이지만 일단 아줌마라 칭합니다) 가 나와 있었고, 차에 몸을 싣고 호텔로 향해 먼저 체크인을 했습니다.  평상시 늘 싸구려호텔에 자는데 이번에는 좀 좋은 호텔에 묵었습니다.

방에 들어가서 옷을 벗기려니 대낮부터 하기 싫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제가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27만원짜리 팔찌도 사 갔는데요...

☞ 여기서 잠깐...

제가 글을 쓰면서 자주 쓰는 것 같은데 여자들은 왜 비싼 호텔에 가면 쉽게 옷을 벗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어차피 남녀가 만나서 뒹구는데 필요한 공간은 한정적이고 비싼 호텔이라고 해서 정액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오래전 총각 때 그렇게 집적거려도 잘 안주던 처자도 해외여행 한번 가자고 하니 제깍 따라오던 기억도 있고 말입니다...  아무튼 여자란 동물은 알아갈수록 더 어려운 동물 같습니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지만요...

마지막 만난게 9월이었는데 11월에 다시 만나서 한번 즐거운 시간 가진 다음 밖으로 나왔습니다.

☞ 여기서 한번 더 잠깐...

제가 뭐하는 놈인지 가끔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물론 여러가지 합니다.  돈만 주면 뭐든 다 한다는 것이 정답일 듯 합니다.  단, 청부살인 같은 것은 도덕성이 높아서가 아니라 순전히 겁이 많아서 못 합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어머니가 재일교포 출신이고 자란 곳이 부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접하게 되어 일본어를 좀 하고 (좀 한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일본어는 거의 한국어 수준으로 합니다), 학교 다니면서 영어 배워서 나중에 미국에도 잠시 공부한답시도 다녀오다 보니 영어도 조금 하고, 게다가 불어도 조금 하는 편입니다.  아!  독일어도 몇 마디는 하네요...  그리고...  중국어도 합니다...

중국어를 왜 공부했냐구요?  이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중국에 처음 간 것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교 이전에, 제가 학생때 한국대학생공산권연수단이라는 이름으로 갔습니다.  이게 원래 운동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저는 운동권이 아니라 운동권의 입장에서 타도해야 할 만한 행동만 하고 다니는 녀석이었거든요...  하지만 그 당시 DOS 환경에서 교수님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문제 생기면 fdisk 돌려서 그거 잡아주고, CGA Card 를 EGA 나 VGA Card 로 바꿔주고 나서 device driver 잡아주던 등의 짓을 좀 하다보니 이쁘게 보였나 봅니다...  그래서 가게된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직장생활하면서는 거의 미국과 유럽, 그리고 가끔 일본만 돌아다니다가 중국에 정식으로 비즈니스 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였습니다.  미제국주의의 물에 잔뜩 든 저는 중국에서도 영어로 하면 다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 정말 좇도 모르는 인간들이 "중국에서도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다 영어한다" 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하여 그걸 믿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가면서 영어로 프리젠테이션 준비하고 계약서 draft 준비해 가서 내밀고 하는 그딴 짓을 하였습니다.  이른바 pitching 이라는 용어를 써 가면서 말입니다...  중국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  이게 말이 됩니까?ㅎㅎㅎ

우여곡절을 겪고 난 이후 제가 택한 방법은 통역이었습니다.  통역을 쓰니까 확실히 편하긴 하더군요...  우리 말만 하면 되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이 통역들이 점점 장난을 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어 공부 시작했던 겁니다...  더 이상 속을 수 없으니까...


곁가지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북경 광화로에 있는 가리중심빈관에서 떡 한번 치고 같이 나와서 그날 저녁 만나기로 되어 있는 사람들 만나서 식사하였습니다...  중국 식사라고 하는 것이 아무래도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기 마련입니다만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라 그런지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누군가 제안을 했습니다...  노래방 가자구요...

중국에 계시거나 중국에 자주 다니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북경에는 望京 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중국사람들은 왕징이라고 발음합니다만...

☞ 여기서 마지막으로 잠깐...

중국어가 말입니다...  솔직히 쉬운 언어는 아닙니다만 생각보다 재미 있게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베이징이라고 하는 도시의 이름은 北京입니다.  여기서 京은 서울을 뜻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와 똑같습니다.  즉, 한자의 뜻은 똑같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京 이라는 글자가 어디를 가더라도 똑같은 뜻과 똑같은 발음입니다...  南京의 경우 뜻도 같고 발음도 난징이죠...  그러면 남녁 南 은 난 이라고 발음이 되겠네요?  그래서 요즘 싸이의 江南스타일로 이 사람들은 장난스타일이라고 발음하거든요...  이렇게 알아가면 참 재밌기도 합니다...  꼬리에 꼬리는 무는 중국어죠...

노래방에 가자고 하니 제가 한국사람이고 저의 그녀는 조선족이지만 다른 3사람은 모두 한족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도 하도 왕징을 많이 다녀 순순히 따라오더군요.  왕징에 가면 금영노래방이라는 노래방이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노래방기계로 유명한 금영이 만든 곳 같습니다.  (금영의 본사가 어딘지 궁금하시죠?  용산 한강대교 조금 못가서 오른편에 있습니다...  별걸 다 알죠?)

일단 한족들이 많다 보니 저는 그냥 팝송 위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저의 그녀는 이제 아예 조선노래라고 하면서 수령님 찬양하는 노래들을 막 불러제끼더군요...  그녀가 공산당원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만 아무튼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ㅎㅎㅎ

이렇게 대충 시간 보내고 나서 이제 쉬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자리를 접고 나오는데...  옆방에서 남자 한 4명 정도가 소리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노래는...

"부산갈매기" 였습니다...

물론 부산갈매기가 대단한 노래는 아니지만 제가 고향이 부산이다 보니 참 정겨운 노래거든요...  게다가 이날 저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 사람들이 부산갈매기를 부르면서 추임새를 넣는데...  부산분들은 다 알아보실 겁니다만 가사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산갈매기>

지금은 그 어디서 (최강롯데!)
옛생각 잊엇는가 (최강롯데!)
꽃처럼 어여쁜 그 이름은
고왔던 순이 순이야 (최강롯데!)
파도치는 부둣가에
지나간 일들이 가슴에 남았는데....
부산갈매기 부산갈매기
너는 벌써 나를 잊었나...


이 미친 (죄송합니다) 인간들이 대략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긴 하던데 다음 노래는 아예 노래반주도 없이 부르더군요...

넌 내게 반했어!  강민호!
넌 내게 반했어!  강민호!


평상시 롯데팬들이 좀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은 저도 늘 합니다만 북경까지 와서 그런 추태를 보이는 걸 보니 한편으로는 반갑고 한편으로는 좀 쪽팔리더군요...ㅎㅎㅎ

제가 그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은 한마디입니다...

"하여튼 어딜 가도 튀어..."

고향이 부산이 아니신 분과 부산에 대해서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이런 글 죄송합니다...

폴라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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