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아버님 제사보다 중요한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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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200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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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울고 싶네여...ㅜ.ㅜ
세상에 이런불효가 있을까염...ㅜ.ㅜ

자 이젠 그만울고 일의 자초지종을 밝혀 보겠음돠....ㅜ.ㅜ

몇년을 칩거하던 방에서 나온지 어언 이삼주는 얼추 넘어.. 햇빛아래 밝은 세상으로 나온지 한달째... 근 육칠년 뭔가를 해보겠다고 방에서 비비적 거리다가 이러다간 죽도밥도 안되겠다 싶어 뭔가를 배우기 시작한거져.
뭐 하던일을 완전히 포기한건 아니구... 잠시 유예기간을 가져보기로 한거져.
그런데 너무 방안에서만 있어선지 밝은 세상에 적응이 잘 안되는게 문제였져...--
그전엔 방안에 틀어밖혀 끙끙거리다간 한두달에 한두번... 정말 쌓이고 쌓일때 뛰쳐나와 낮부터 술을 시작해 쓰러질때까지 글케 한번 마시고 들가면.. 다시 또 한두달을 버틸 힘이 생기고..뭐 여하간 글케 육칠년을 보냈으니...--
문제는 매일 밖에 나오다 보니.. 일케절케 술자리를 가지면... 특히나 밖으로 기어나온게 뭐가 대단하다고 친구들의 열광적인 환영 술자리...--
거의 매일 술자리가 벌어졌는데 습관이란 무선거... 아직도 예전 폭음하던 버릇대로 술을 마셔댔다는....--
정말 이제는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온바에야... 음주습관부터 바꿔야 되겠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은 한달이었음돠...--

이제 잡설은 여기서 관두고 본론으로 들가자면....

엊그제 정말 햇볕쨍쨍하고 화사한 봄날 이었음돠.
오늘이 아버님 기일이란 소리를 들으며 늦지 말라는 당부 말씀을 곁들이시는 어머님한테 호언장담을 하구.. 일찍 들와서 지방모시겠다구 걱정마시라구....ㅜ.ㅜ
오후 한시쯤 뿌듯한 맘으로 공부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화창한 봄날이 문제였음돠.
이런날 걍 집으로 들가기엔 뭔가가 허전하고 섭섭해서 같이 공부하는 몇녀석 델구서 강대 정문앞.. 어느 대학가에나 이런데가 있을텐데... 슈퍼앞에 평상 예닐곱개 가져다 놓구 막걸리 마시는데.. 여기서 맥주몇깡씩 했음돠.
그리곤 따뜻한 봄날에 취해 강대 연적지로 향했음돠.. 가서 한 두어시간 햇빛에 몸을 맞겨보자... 버트... 근디 학교안에 가득한 봄내음 물씬 풍기는 아가씨들하며... 정말 봄은 좋은 계절입니다... 특히나 저같은 넘한테야... 마침 연적지에 빈자리도 없구해서 마음을 다잡고.. 집으로 가야겠단 생각에... 여기서 한마디 하자면 한달넘게 가장 좋았던게 뭔지 아실지.... 예.. 그렇습니다... 사람구경하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특히나 길거리에 넘쳐나는 사람들을 보는게 어찌나 좋던지... 거기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중 야시하게 차려입은 아가씨라도 몇있다면 괜시리 흐뭇해서...--
그래 강대후문근처 횡단보도를 지나는데 십여년째 알고 지내는 당구장이모님을 만났습니다....'호고 이 대낮에 화우를 다보고 웬일이래...^^''저 이제 생각바꿔서 뭣좀 배우러 댕겨염...흐''그래 잘생각했네... 일케 나온거 가게가서 차나한잔하구 가라구...'..그래서 후문앞 당구장엘 들갔더니... 친구세넘이 당구를... 술집하는 두넘이야 글타고 쳐도 직장댕기는 넘까지... 뭐 여하간 올만에 넷이서 한겜때리고 나왔음돠.. 그때가 얼추 오후 세네시경...--
한넘왈..'오늘 화우아버님 기일이라 일찍 들가야한다니 동부시장 지하서 머릿고기에 간단하게 한잔만하자...''이 더운데 거긴 좀 글쿠 걍 요근처서 닭갈비에 한잔이 낫지 않을까?'..일케 수작들을 주고받다가 결국은....--
대략 한두시간뒤... 장소는 후문근처 닭갈비집... 다들 얼큰하게 취한상태...--
화우왈..'오늘 정말 좋게 한잔했다... 술은 역시 일케 즐길정도로만 마셔야되..여기서 더함 안된다니.. 정말 이정도가 딱좋아...ㅎㅎ'
'이제 다들 얼추 취기들이 올테니 술도깰겸 요옆에 가서 생맥주로 입가심하자.. 일케 들가면 술냄새땜시...'
택도없는 소릴함서 호프집에 들간 시간이 대략 예닐곱시경... 와중에 술집하는 친구넘들은 장사준비땜시 빠지구 결국은 직장댕기는 친구넘과 둘이서 3000짜리 두개를 비우고... 여기서 이친구는 예전에 제가 낙방에 올렸던... 집에있는 내가 폐인같아 보기싫다며 지 여동생을 소개시켜줬던 그넘아...--
저녁 아홉시.. 친구 가게... 친구넘왈...'내가 운전을 못하겠어서 여동생 오라했으니 그넘이 집에 태워다 줄거다.. 둘이 커피나 한잔하구 술좀깬다음 들가라...'
그때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말...'네동생은 부담된다니.. 글구 요즘 만나는 여자 있다...'
정말 이말땜시... 모든화는 입으로 시작된다더니....ㅜ.ㅜ
친구넘들 등살에.. 요즘 밖에 다니며 맘에 조금 두고있던 여자한테 얼결에 전화를...--
그때 친구들과 헤어지며..아직 소개시킬 정도는 아니라구.. 나중에 보여주마고... 얼결에 약속된 카페로 향한게 정확히 아홉시 조금넘은 시각... 이때까지는 정말 별 문제 없었음돠.
보통 집에선 열한시 반쯤 제사를 지내기 땜시... 핑계김에 간단히 커피한잔하구 술도깨구... 전화위복이란 이런거구나 하면서 나간 카페...--
근디 둘이 사석으로 만난 첫자리.. 어색한 웃음과 이런저런 말들중... 이친구 대뜸 한다는 소리가..'오빠 저 커피보단 차라리 술을 한잔 사주세염...^^'
정말 속에서 헉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여...--
'그럼 간단하게 맥주한잔 할까....^^?'
'에이 맥주보단 소주한잔 해염...^^'
......아띠 이거 뭐야.. 일이 얼케 돌아가는건고...정말 술김에도 슬슬 걱정이...--
자리를 옮긴 쐬주집.. 안주인 낙지볶음이 나오기도 전에 벌컥벌컥.. 여자한테 이런말하긴 뭐하지만 정말 통쾌하게 마시더군여...--
알고보니 나이는 이제 갓 23된 아가씨.. 평시 5살 연하의 여동생도 어리다고 했는디.. 여동생보다도 5살이 적은....--
뭐 여하간 기억은 여기까지가....--
...........
아침... 정말 쓰린속을 부여잡고 일난 새벽녘.. 난감하구나 난감해... 정말 울고싶더라구염.. 그런디 방에서 끙끙대고 있는데 꿀물타들고 방에 들온 여동생.. 정말 이때는 비몽사몽간에 깜짝 놀랐져...작년 십이월에 경남하동으로 시집간 여동생이 집에 있다니 정말 말도 안나와 어어하다가는... 어제 아버지 기일에 맞춰 동생이 친정나들이한거라구... 매제는 일땜시 며칠있다 올거라는 설명과... 갑자기 큭큭 거리는 웃음에....--
'오빠 어제 얼마나 황당했는지 알어...^^?'
'작은아버지들 화 많이 나셨지...--?'
'정말이지..ㅋㅋ'
이하는 여동생입을 통해 들은 어제일의 전말임돠...--

새벽한시경 대문을 호탕하게 열어제끼고 만취해 들어온 저... 그래 그때까지 집에서 술한잔씩 하시던 작은아버님들... 제가 자리에 앉기를 기다려 무슨일이 있었기에 일년에 한번있는 아버지 제사에도 참석을 못했냐고 글케 나직히 물으셨답니다...--
그랬더만.. 제가 글더랍니다....ㅜ.ㅜ
'아버님 제사도 중요하지만..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있어 일케 됬읍니다.'
......황당한 제말에 조용하게 앉아계시던 작은아버님중 한분이 한참뒤 이러시더랍니다.
'설마... 네가 여자를 만났다는 말이냐?'
득의한 웃음과 함께...'예...^^'
한참을 썰렁하니 계시다가 한 작은아버님왈...'그래 내년부터 제사음식을 장만할 여자를 만나느라 오늘 참석을 못했다면 네 아버님도 이해를 하실거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아하실지도 모르겠다... 인사는 언제...아니다.. 형수님 요번주에 음식좀 장만하시고 날한번 잡으시는게...'
............
정말 집에서 몇년 쳐박혀 있는거 보시는 집안 어르신들 심정을 이해못할바는 아니지만... 동생한테 이말을 들으니....ㅜ.ㅜ
아침나절 은근히 나이를 물으시는 어머니....ㅜ.ㅜ
정말 제사도 제사지만... 장성한 자식 집에서 글케 있는거 말도 못하고 지켜만 보시게한거... 정말 불효도 이런 불효가...정말이지 착찹합니다....--

낼모레는 아버님 산소에나 함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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