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휴우.. 이제 좋아하는 것을 그만 둬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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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272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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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녀의 친한 친구가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물론, 저도 알고는 있는 여
자였지요. 뭐랄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조금 느낌이 안좋았습니다. 제 말이
두번중 한번은 씹혔거든요. 뭐랄까.. 둘이 너무 사이가 좋은 나머지, 나에게는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나 할까요?

뭐, 어쨋건 버스를 타고온 관계로 두실에서 스케이트를 타기로 합의.. 동래에
있는 아이스 링크를 몰라서 잘 아는 남천동 스케이트 장으로 갔습니다. 스케
이트를 타는 동안은..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나오면서 부터 본격적
으로 제 기분을 난장판으로 만들기 시작하더군요.

일단.. 저는 옆에서 걷든, 뒤에서 걷든, 따라오지 않든.. 전혀 신경을 쓰지 않
더군요. 두 사람 다 말입니다. 어쩌다, 길을 모르면 가끔씩 제게 길을 질문하
는 정도?

그리고 영화를 보기위해 서면 롯데 백화점에 갔었습니다. 뭐랄까.. 그때는
거의 저는 말을 하지 않고(해봐야 씹히니... 한 20번은 넘게 씹혔던 것으로
기억..) 둘이서 즐겁게 수다를 떨더군요.

영화는 E.T 리메이크를 봤습니다. 음, 제 경우는 81년 생이기에 오늘 본 것
까지 합하면 E.T를 5번 보는 것이군요. 어쨋건.. 보기전부터 저는 없는 사람
취급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영화 시작전에 둘이 팝콘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가 팝콘 팝콘을 반정도 먹고는 커다란 팝콘을 하나 더 사더군요. 거기까
지는 좋았습니다.

5번재 보는 E.T 솔직히.. 저는 내용을 다 깨고 있었지요. 영화를 보는 이유..
는.. 그녀와 함께 영화를 보고 싶다.. 라는 것 아닐까.. 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2시간동안.. 영화를 보는 2시간동안 단 한마디 들었습니다. 참.. 그 한마디
가 좀 압권입니다.

"아! 이 팝콘 오빠 먹어."

이제 다 먹어서 3분의 1정도 남아있는 팝콘을 내게 넘기며 하는 말이었습니
다. 그 이전으로도, 그 이후로도, 제 말은 단 한마디도 들어주지도, 대꾸해
주지도 않더군요. 오로지 두명. 하.. 웃음이 새나왔습니다. 둘이서는 영화를
보는 내내 즐겁게 떠들더군요. E.T를 보는 내내.. '내가 왜 여기 와있지?'라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게... E.T가 얼마나 감동스러웠으면 눈물까지 나더군요.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롯데백화점 주위를 걸어가면서.. 저는 또 한번 그녀들
에게 말을 걸었지요. 그리고.. 간단히 씹혔습니다. 어이가 없다 못해 속에서
끓어올라오더군요.

그 뒤로 저는 아예 입을 닫은 채, 둘이 가자는 데로만 계속 갔습니다. 시외 버
스 터미널.. 그리고 차가 끊긴 관계로 부산대 까지 말입니다. 그녀의 친구를
집으로 보내고, 부산역에서 내려오는 길에 그녀가 말하더군요.

"오빠. 오늘 돈 많이 깨졌지?"

그말 한마디에 화가 식어버렸습니다. 아니, 식어버린 것이 아니고, 느길 필요
가 없다는 것이 정확하겠군요. 적어도 '오빠. 오늘 미안해..'라는 말이었으면
저는 이렇게 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런지도 모릅니다. 결국.. 그녀에게 저는 부산에서는 꽤 괜찮은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주제에, 보통 월급쟁이들 보다 돈을 더 잘벌고, 그럼에도 시간은 많은.. 뭐랄까.. 돈 많고 부르면 나와서 해달라는 것 다해 주는.. 봉..이면서 강아지 같은 놈이었나 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화 낼 가치를 느끼지못하겠더군요. 평소 짓고있는 웃음도 나오지 않더군요.

지하철을 타고 오다가.. 그녀도 내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느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참동안 있다가, 교대... 보통이라면 저는 교대에서 함께
내려서 그녀가 그녀의 집앞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난 후에야, 다시 버스를 타
고 집으로 갔었습니다. 오늘은..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오빠 갈게.'
라고 하기에 '응'이라고 건성으로 대답하고 얼굴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집에오니... 식었던 화가 치밀어 오르는 군요. 오늘 쓴 10만원이 아까워서 그
런게 아닙니다. 보통 그녀를 만나면 5만원쯤은 깨지는 것이 기본이었으니까
요. 하아.. 이제 그만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제가 섣부른 것입니까?

어쩌다 보니.. 완전 화풀이 푸념이 되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즐거운 네이버3
생활 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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