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잘 헤어지는 비법 같은 거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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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867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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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혼문제로 다투다 헤어진 커플입니다. 제가 남자입니다.


일단 여자분의 말은 이렇습니다.

나도 남자다움을 느끼고 무언가 강하게 지켜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사람이란 느낌과 남자란 느낌에 가슴 설레이게 만드는 그런 사람

당신은 몇년 째 그걸 주지 못했고 어떤 여자에게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당신 보다 못한 심지어는 바람둥이도 그런 걸 주는데 왜 당신은 거부하는가?

결혼문제로 몇년 째 공허했다. 최근 다시 그런 마음이 든다. 

아무리 잘해준다 하더라도 결혼과 내 남자라는 느낌을 주지 못하면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도리어 미안해서 잘해주려는 거 같아 마음에 안든다. 나도 지치고 힘드니 그만 적당히 해라.

이 문제 때문에 계속 겉도는 데 지친다. 더 이상 내가 노력할 이유를 잃었다.

예전에는 노력해야 겠다는 마음이 있었고 잘해서 이 시기를 넘겨 보려고 했는데 

최근 당신의 행동을 보면 의미가 없는 일 같다.

10개월 째 우울해 하고 있다. 그만 했으면 좋겠다.

우울하면 모든 것에 시들할 수 있고, 사랑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그냥 빨리 당신이 당신의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예전처럼 그렇게 편한 사람을 늘 내 곁에 있어 달라.

이제 나는 내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솔직히 당신에 대해 정신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다.

결혼 안해도 좋다. 오래 만나고 싶으니 제자리를 찾아 옆에 잘 있어 줬으면 한다.


당신이 지난 10개월 동안 내게 원하는 걸 달라고 내가 힘들 때는 방치해 두면서 정신적으로 학대했다.

결혼 이야기 꺼낸 뒤 얼마나 많이 후회했나 모른다. 

결혼하기 위해서 이걸 고쳐야 하고 저걸 해야 한다며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다.

이제 결혼 출산에 대한 컴플렉스는 없다. 

당신이 너무 약해져서인 지 이제 결혼이고 머고 다 핑계로 들린다.

요즘 가족과 일을 위해 많은 시간을 배려 했는데 정작 내가 힘들 때는 외면했다. 

나도 너무 힘들어 당신과 드잡이할 힘도 없었다. 관계를 지속할 힘을 줘야 하는데 당신이 올해 들어 준 적이 있는 가? 

가족과 새로운 일 때문에 내가 힘들 때는 방치했다.

물론 내가 이기적인 사랑이라 내가 아는 사랑법으로는 당신이 원하는 걸 주지 못하고 있다. 

당신이 최근처럼 디테일하게 이야기해줘야 "아차"하면서 뒤늦게 한다. 

많이 이야기해줘야 하고 그렇게 안해주면 계속 모른다. 생각이 안드는 거다.

이런 새로운 사랑법에 대해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애기 보듯 보란게 아니고 알려 달라는 거다. 

그리고 내가 당신을 집착에 가깝게 사랑하는 게 좋다더니 최근에는 관심을 안두니 편해져 좋다고 한다. 모순이다.

그냥 다 시끄럽고 그냥 다 정리하고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실갱이하는 것도 지친다

최근 나누는 이야기가 부정적으로 흘러 이 패턴이면 "다른 좋은 사람 만나세요"인데 

이건 이제 더 이상 너랑 만나기 싫다는 뜻이잖나.

무슨 해답을 얻고자 그러는 지 잘 모르겠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는데 노력하지 않고 내버려 둔 거 같다.

몇번 이야기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놔두지 않았나.






이제 제 이야기입니다.

결혼을 이야기 하는 과정에 결혼의 어려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또 그 과정에 꽤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저는 일과 연애에서 인정 받아 삶을 사는 사람인데 

연애하는 동안 여자분이... 이기적이다 보니 제대로 사랑을 못 받았습니다. 그 분이 저를 사랑하긴 하시는 데... 

방법이 좀 문제가 있었습니다. 거기다 저를 독점하려 하며 제 가족과 주변을 모두 잘라내려는 모습들이 좀 있어서...

연애는 몰라도 평생? 숨이 턱 막히더군요. 사랑해도 평생이란 단어가 들어가니 결혼을 하는데 많은 주저함이 있었습니다.

여튼 행동 하나하나 지적하기도 힘들고 그냥 엉뚱한 데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라 하더라도 사랑하는 모습이니 참자 하며 여자분께 충실했죠. 

부족한 부분은 일에서의 만족감으로 채워넣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직업이 바뀌면서 예전과 같은 만족감이 없습니다. 정체성의 혼란도 꽤 크고요. 

그런 상황에 여자분이 결혼하자며 사람을 좀 집요하게 볶았고 

제가 그럼 내놔! 라는 식으로 여자분께 사랑을 요구하고 화내다 이런이런 게 다르다고 몇가지 이야기했더니... 

정말 딱 그것만 하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사랑방식이 이타적이지 않다 보니 정말 시킨 것만 할 수 있더군요.

이렇게 둘의 사이가 소원하던 상황에... 동료와 썸을 타다 이후에는 유부남과 미묘한 관계를 가져가더군요.

모르진 않았습니다. 외면했습니다. 

그 동안 키워온 관계의 무게가 크고 깊었던 탓에 잠시 한눈 파는 거라 생각했고 사실 그리 깊은 관계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줬더군요. 차라리 잠만 자지... 마음을 왜줘... 마음을...
그래서 그 당시 그렇게 제게 무례하고 막대하며 짜증을 냈던 거더라고요.



그러다 지금은 관계를 정리하고 저런 말을 합니다. 그럼 들키지 말지... 왜... 

여자분이 이메일명세서가 열리지 않는다고 해서 그거 해결해주려고 메일에 접속했다가 그이랑♥ 이란 메일을 보았습니다.

평소에도 제게 이메일을 통해 함께 찍은 핸드폰사진을 보내주기에 그건가? 이러다 제 애칭은 다른 거라 이상해서 봤습니다.

제가 아닌 유부남이더라고요. 같이 등산을 하고 나서 다정하게 찍은 사진...

당시 여자분은 운동하러 헬스장에 가 있고 저는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노트북을 가지고 나오지 않아 여자분이 심심할텐데 자기 노트북을 쓰라고 줬던 상황이었고 

평소 투덜대던 걸 제가 고쳐주려고 했었죠. 이메일은 자동로그인되어 있었습니다.

제 얼굴이 창백해지는 게 느껴지더군요. 익스플로러창을 닫고 생각하다... 

즐겨찾기에 있던 블로그도 들어갔습니다. 역시 자동로그인이더군요.


두 남자 모두 썸이 아니라 연애수준이더군요. 특히 유부남과는 확실히 연애를 했더군요. 

지금은 정리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자가 의사라 주 2일을 병원에 가던 관계에서 발전한 거라... 

일단 저랑 계속 같이 있고 싶다 결혼하고 싶다 마음 잡아라 하는 걸로 보아 정리한 거 같기도 하고
-9월 부터 행동이 다시 달라졌거든요.

몰랐으면 좋았을 걸... 불필요했던 제 친절이... 애써 외면하던 걸 직시하게 만들어 버렸네요.



그래서 결국, 에둘러 헤어지자는 말을 했는데 이해가 안가나봐요. 

여자분왈 "자기를 미치도록 사랑해주던 남자"가 왜 저러나 싶은 거겠죠.

오랜 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 불과 한달 전에서야 수면제 처방 없이 잠들 수 있게 된 사람입니다. 

에둘러 헤어지자 하니 못알아 듣고 그냥 헤어지자 해도 모르겠다 식이고... 

그 사람의 마지막 자존심일 부분을 건드리면...  다시 무너질 게 뻔한데 

여자분께서 나이 서른에 이제서야 겨우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된 거거든요. 

저랑 헤어지는 것만으로도 아슬한 상황인데-그래서 알면서도 외면했던 거고요.
귀책사유가 자신의 바람인 걸 들키면 와르르 무너질 겁니다... 너무 불보듯 뻔하고...

제가 여자분이 이렇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까지 하는데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수년의 노력을 지금 기분 나쁘다고 여자분 인생까지 무너뜨리는 건 싫거든요.

들키지나 말지... 들키지나 말지...


거기다 저는 이 분과 헤어지자마자 우연치 않게 새로운 분을 알게 되어 조심스레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귀는 거나 다름 없는데 저 분이 말끔하게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에 고백하기는 좀 그래서 고백타이밍만 미루고 있어요. 


잠못 이루는 토요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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