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폴라베어] 따라하면 안되는 글 2 - 사기꾼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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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817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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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글 시작할 때 주로 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성할 생각이었는데, 그저께 제비 얘기가 나오니까 사기꾼 얘기가 나와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군요.  사기꾼 이야기 조금만 합시다.
 
사기꾼이라고 하는 것이 너무 광범위한 개념이어서 참 얘기하기가 힘듭니다.  뭐 법적으로 사기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만 사기꾼이라고 하기는 어렵구요.  그래서 일단 범위를 무지무지하게 좁혀봅니다.  이른바 사업자금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도록 하죠...  그리고 그들에 대해서도 완전히 커버하기는 힘들테니까 몇가지 경우만 열거해 보도록 합니다...
 
1. 어떻게 생겼나?
 
뭐 저같이 아주 좇같이 생겨서 사기치고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잘 생겼고 풍채도 괜찮은 편이 많습니다.  법조계에 있는 제 친척 말로는 "그렇게 잘 생기지 않으면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라고 합디다...  하긴 그렇습니다...  사기꾼들은 대개 잘 생긴 사람이 많더군요.
 
2. 어디 있나?
 
이 세상 어디에나 사기꾼은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의 옆에 있을 수도 있고, 또 이 글을 사기꾼이 읽을 수도 있죠.  하지만 오늘 이 글을 대상이 되는 사기꾼은 대개 호텔커피숍을 주무대로 하는 사기꾼만 대상으로 합시다.  호텔이라고 하면 이곳 저곳 다 있지만 강북은 플라자호텔, 강남은 팔레스호텔 커피숍에 많다고들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런 사기꾼들 롯데, 하이야트, 인터콘티넨탈 등등 모든 곳에서 만나봤습니다.
 
3. 어떤 사람들인가?
 
일단 말빨 죽입니다.  어수룩한 것으로 승부하는 사기꾼도 물론 있겠지만 대개는 말빨이 죽이죠...  그리고 아는 것이 참 많습니다...  모르는 사람도 없구요...  (그런데 조금 파고 들어가보면 깊이는 전혀 없습니다)
 
☞ 여기서 잠깐...
 
정신병으로까지 분류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MAS 라는 현상이 있습니다.  Male Answering Syndrome 이라고 하던데, 대략 풀이하면 "남자는 무엇이든 알고 답해야 한다" 라고 하는 증세로 알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뭐 세상을 살다보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당연히 많을텐데 이 사람들은 모르는 것이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무리가 생기죠.
 
일례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꼭 조금 바꿔서 자신이 더 정확히 안다는 것을 과시하곤 하는 습성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만일 "롯데월드는 잠실에 있다" 라고 말하면 그걸 즉시 받아서
"다들 그렇게 알고 있는데 그냥 그렇게 말하며 정확하니 않고 송파구 잠실동이며, 앞으로 제2롯데월드가 세워질 예정인데, 그게 아마 롯데 신회장이 가지고 있는 땅 중에서 어디어디가 유망하며, 며칠 전 내가 나와 절친한 롯데 신**부회장을 만났더니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안 나왔다고 나한테 어디가 좋겠냐고 물어보더라"
 
등등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말을 합니다...
 
아뭏든 이런 사람 꽤 있습니다.  짜증나는 사람들이지만...  이 정도 사람은 사기꾼과는 아직 거리가 멉니다.
 
아뭏든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들 아는 것 엄청나게 많고 모르는 사람도 없긴 한데 따지고 들어가면 별 것은 아닙니다...
 
대략적으로 보아 자신이 하는 말과 자신의 현재 처지가 큰 차이가 나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어떻게 활동하나?
 
이 부분 핵심입니다.  분류하기 너무 어려우니 일단 실례를 들어보죠...  아주 사기꾼 범주에도 안 들어가는, 양아치 이야기인데요...
 
[CASE 1]
 
이 사람은 업계는 물론, 정계, 관계, 재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골프는 물론 싱글 친다고 합니다.
 
자기가 아는 사람을 통해서 빼낸 정보가 있다고 합니다.  서해안 어디 해수욕장 개발건인데 대략 700억짜리라고 합니다.  지금 어느 은행, 어느 건설, 어느 창투, 어느 기금 등등에서 80% 이상 투자가 완료되었으며 또 어느 회사의 어느 회장이 얼마를 투자하겠다고 하는데, 그 영감 사사건건 따지는게 골치 아파서 안 받을 생각이라고 합니다.
 
대략적인 서류도 있습니다.  대개는 복사한 자료입니다.  자료는 빠져나가면 복사할 수 있지만 파일은 잘 안 건네주니까 대개 사기꾼들은 복사해서 가져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도 완전히 주지는 않습니다.  그냥 대략 보여만 주고, 자료가 필요하다고 하면 "좀 더 보완해서 주겠다" 고 하는 경우가 많죠.
 
여기서 본격적인 사기가 시작됩니다.  10% 투자하면 믿을 수 없을만한 권한을 주겠다는 제의를 하면서, 그런데 이 10% 라고 하는 것도 바로 전액 넣을 필요 없이 일단 조금만 넣고 거기 휴게소랑 모텔 지어서 돈 벌면서 갚으면 된다고들 합니다.  그리고는 그 "조금" 의 일부 혹은 "교제비"를 받아갑니다.
 
불쌍한 사람들은 이 말에 아직도 속더군요.  대개 착수금이라고 하는 것을 "힘을 실어준다"라는 표현으로 말을 바꾸는데, 되면 그만이겠지만 어차피 처음부터 안 될 건이 대부분입니다.
 
[CASE 2]
 
하나만 더 열거해 보죠.
 
아무래도 제가 영상물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이런 경우는 자주 보는데 말이죠...
 
어떤 가수가 이번에 콘서트를 한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 특징이라는게...  예를 들면 가수들의 경우 그냥 김흥국, 조용필, 서태지 등으로 말하면 될텐데 꼭 흥국이형, 용필이형, 태지 등으로 부릅니다...ㅎㅎㅎ
 
몇월 며칠이고 이미 스폰서 다 구했고...  방송은 KBS 랑 얘기가 다 되었는데 SBS 어느 국장이 관심 있어 해서 그쪽으로 넘길까 생각도 하고 있고, 음반사는 어디어디랑 하기로 했고...
 
가수 조금만 더 필요한데...  굳이 추천할 가수 있으면 추천 부탁도 하고...  교제비나 아니면 회관대관료선불금 조금 달라고 하거든요...  뭐 큰 돈은 아니죠...  기껏해야 1,000만원 부근이죠...
 
돈 넘어가고 나면 끝납니다...
 
5. 어떻게 살아가나?
 
뭐 잘 사는 사람도 많겠죠...  하지만 제가 겪은 사람들은 대부분 참 비참하게 살아갑니다.
 
일이 터지고 나서 주소지를 찾아가보면 그 주소에 산지 오래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떻게 어떻게 알아서 찾아가면 반지하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생활은 대개 와이프가 식당에서 일해서 벌어오는 경우가 많고...
 
부모도 멀쩡하게 살아있지만 전화해도 받지도 않는 경우가 많고...  막상 가 보면 가슴이 답답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6. 어떡하면 안 당하나?
 
이거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단 욕심을 안 부려야 합니다.
 
- 은행이자는 좀 심하더라도 일상적인 사채이자를 넘어서는 사업은 위험합니다
- 사업계획이 그렇게 확실하면 굳이 보통사람들에게 와서 돈 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 그럴만한 지위에 올라가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너무 많은 비밀을 알고 있으면 대개 거짓말이죠
- 인물도 좋고 옷도 깔끔하게 입고 다니면서 현금이 너무 없으면 위험한 사람입니다 (이거 중요합니다)
- 아는 사람이 너무 많고 그들에 대해서 **형 등의 말을 잘 쓰면 위험한 사람입니다.
 
☞ 여기서 잠깐...
 
뭐 솔직히 저라고 해서 아는 사람 하나도 없겠습니까...  하지만 남들 앞에서는 그냥 대충 만나본 적도 있다라는 식으로 얘기하지 그렇게 친근하게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일례로 저는 변호사이면서 국회의원,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 분도 (빈말인지 잘 알지만) 필요한 일 있으면 부탁하라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어디 가서 그 분 안다고 말도 하지 않고, 혹시 알게 되더라도 "그냥 안면 있고 이름 정도 안다" 라고만 합니다...  그런거 강조하면 선수들 세계에서는 사기꾼으로 오인되기 십상이니까요.
 
계속 합니다...
 
- 사업계획은 거창한데 문서자료 없으면 그거 위험한 사람입니다
- 실무자와의 만남을 중요시하지 않고 그저 눈에 보이지 않는 윗선만 들먹거리면 위험합니다
- 사업규모에 비해서 너무 작은 돈을 요구하면 그거야 뭐 99.9% 죠...  100억짜리 사업이면 당연히 최소한 1억은 초도비용으로 요구해야죠...  그저 1000만원 정도 요구하면 그거야 뭐 뻔하죠...
- 관공서 자료를 빼냈다는 말도 위험합니다.  관공서 자료 빼낼 수준 사람이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미 오랜 된 사업서클이 있습니다...  대기업 자료도 그렇구요...
- 해외유학을 다녀 왔다고 하는데 (대개 MBA 다녀온 경우죠) 왠지 영어는 너무 못하거나 혹은 너무 영어만 골라 쓰면 그것도 위험하죠...
 
 
대략 생각나는 것만 몇개 썼는데...  재미 없네요...
 
다음편부터는 본격적으로 술집세계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폴라베어
 
추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도 "인생은 한방" 이라는 말을 신조로 받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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