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옛애인의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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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126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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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오래되진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냥 지나치기엔 좀 아쉬운 감이 있어
적어봅니다. 야하진 않습니다.

*이름은 가명이 대세*

 


간만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어떤 야부릴까줄까 흐흐거리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방충식 법률사무소입니다"

"미쳤어..아직도 그래?....."

"어;...누구?"

"목소리도 잊은거야?"

"여자전화를 하루이틀 받았어야지"

"........요새 친하게 지내는 여자없구나? 실없는 소릴 하는걸 보니.."

"엉 없어;"

"나 미영이야"

"응 알어."


- 몰랐습니다 누군지.-


"진짜 알아?"

"엉. 진짜알지."

"그럼 성이 뭔데?"


- 존내 성까지 어케 아나요 전번을 푼게 몇인데 -


"김"


- 대충 김이박이면 나오지 않을까요?"


"모르는구나"

"아 김미영은 저번 직장에 있던 여자이름이었다. 이미영, 맞지?"

"...........그렇긴 한데. 정말 아는거야 모르는거야?.."


- 두번째에 때려맞추고 이유없이 안도중-

 

"안다니깐. "

 


아...그러고보니, 기억이 나기 시작합니다. 와이프 만나기 전에 1년정도 만났던 사람입니다.
161센치에 통통한 편이었고, 흰살결에 보드라운 피부가 기억났습니다. 신기하게 땀냄새도
별로 없고 보지림도 이쁘게 생겨서 꽉물어주는게 예뻤던 녀석.

오목조목한 이목구비가 귀여웠던 여자였습니다. 그당시에도 인기가 많았었기에 처음엔
상당히 공을 들였었구요. 직장에서 상사가 수시로 삽질한다길래 직접가서 협박한적도
있었군요. 그러고보니... 나보다 한살 위였다는것도 기억났습니다.

 

"왼쪽귀에 점있는것까지 난 다 기억나는데."

"어머..그런걸 기억해?"

"1년동안 (떡이)좋다고 난리를(떡을)쳤는데 내가 왜 (니 귓볼이 약점인지) 기억 못하겠어.
좋았던(떡의)기억은 다 있어"

"나빴던 기억은 있어?"

"1년이나(떡치느라)정신이 없었는데 나쁜(떡의)기억은 없어"

"함 만날까?"

"뭔일이야?"

"흠..."

 

갑자기 말을 머뭇거리더군요.그냥 또 툭던집니다.

 

"시집가냐?.........."


"..............."

 

나 장가갈때도 요계집은 연락을 갑자기 안했었습니다. 그래놓고 이제와서 연락을 하니
저도 혹시나 했지요. 그런데 말을 안하고 묵묵하게 있는걸 보고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
졌습니다.왜일까요?

 

"시집가나보네 진짜. "

"히히...그렇지.."

"시집가는애가 전화는 뭣하러해. 전번 바뀐게 언젠데 연락도 없다가.. 번호는 어케 알았대?"

"너 작년까지만 해도 싸이 했잖아.누가 행여 전화번호 모를까봐 제목에 떡하니 써놨더만.."

"어; 그랬구나. 하지만 내가 싸이하는걸 어케....일일히 다 찍은거야?"

"나 니 주민번호도 다 기억해"

"넌 그런걸 뭐덜라고 기억하냐; 왜 돈이라도 뜯게?"

"백수주제에 뭐 먹을게있다고...."

"............너 나 백수된건 어케알고;;;;;;;;;;;;; 너 정말 뒷조사하냐?.........."

"아니 그냥 찍어봤어"

"아; 제길..그랬구나.  그나저나 내 주민번호는 왜 기억하는데?"

"엉?..그게.."

 

요게 머뭇거립니다; 아 수상한련;

 


"너..........나 좋아하냐?.................꺄하하하하~~~"

"녹음해서 언니한테 이른다?........."

"하지마"

"할꺼야."

"너 지금 설마..녹음뜨니?.."

"........응..........."

"........중간중간 머뭇거린거....녹음된거 확인하는거였니?........"

"........그렇지?........"

 


"너 이 호롤롤롤샹것 너 그거 마누라한테 꼬발르면 아죠 사지를 벌래벌래해서 확!!"

"히히히 아니야아니야!! 으하하하.."

"아니야?..진짜 아니야?;........."

"응."

"아니구나."

"아니라니깐? 넌 하여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야 됐고. 만나자매?... 뭐 이유는 만나서 듣기로 하자.언제 볼래?"

 


--- 다음날 오후 여섯시. 서울 어딘가의 미쿡별다방 ---


미쿡다방 싫어합니다. 그런데 사람도 오질라게 많은 것도 싫어합니다.
하필 거기서 보자네요. 궁시렁거리면서 나갑니다. 남자라면 약속시간 30분 전엔
나가줘야 예의이기에 그렇게 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떨리더군요. 꽤 오래된(근 10여년) 인연을 다시 본다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전화통화는 오래 연락안해도 어제 만난 친구처럼 친숙하게
이야기를 할수 있는데, 실제로 얼굴보는건 또 느낌이 틀립니다.

야동을 보는것과 관전을 하는것과 게스트가 되는것이 다 다른이치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앞에 턱 앉더군요. 깜짝놀랐습니다.


"아이 깜짝이야"

"나야"

"어?........"


요게 얼굴이 좀 변한거 같습니다. 눈도 좀더 커지고..얼굴도 작아지고...


"어디가면 그렇게 잘 때려고쳐주든?"

"안고쳤어"

"안고쳤어?"

"왜 예뻐졌어?"


아래위로 훑어봅니다. 어이쿠 스커트가 되게 귀엽습니다. 녹색미니입니다.
얇은 흰색계열의 스타킹을 신었는데 신기한 패턴이더군요. 다리뒷쪽하고
앞쪽하고 좀 틀립니다. 다리가 늘씬해서 한마디 했습니다.


"(만원을 앞에 턱 내려놓으며)"

"뭐야?.."

"너 새스타킹사고도 남지? 그 스타킹 벗어줘"

"푸하하.. 이거 비싼거야 너"

"그래봤자 스타킹이지"

"이거 10만원도 더해"

"꺄하아아악!! 10만원?..진짜?.."

그러고보니 비싸보입니다;

"이야..이건 찢기도 아깝겠다........"

"왜 찢어 스타킹을..아..너..이상한 생각?......."

"응.이상한 생각중이야."

"여전하네."

"나야 뭐 맨날 그렇지.."


그녀석의 표정이 좀 어두워지네요. 그제서야 전 그아이 얼굴을 좀더 들여다 보게됐습니다.
동안이라서 그런지, 실력이 좋아서인지 화장이 참 예쁘게 잘 먹었더군요. 코끝도 번들
거리지않았고, 속눈썹이야 원래 긴편이었으니...그렇게 보다보니 제가 아주 샅샅히 훑고
있는거 같았습니다. 미영이도 알고 있었겠지요.그러다 갑자기 말을 꺼냅니다.


"넌 사기꾼이야 태생이."

"내가?"

"응"

"야 그것도 인상 좋아야 하는거 아니냐?"

"인상도 안좋은 사기꾼"

"그래.;"

"넌 입만 살았어"


요련이 갑자기 독설을 할 분위기 입니다. 즐겨줘야겠죠?

 

"가장 펄떡거리는 나의 육신에 뽀뽀한번 해줘(신나게 입을 놀리며)"

"유부남. 사기꾼. 뚱보. 못생겼어."

"(벌떡일어나서 악수를 청하며) 와이프와 애가있으며 살이 찐데다 못생긴 남자와 만나고 계시군요^_^"

"아유!! 하여튼..어떻게든 이겨먹을려고.."

"이기면 너 먹을수 있어?........."


앗차싶었습니다-_- 혼자 너무 즐겼군요. 서로 머쓱하게 쳐다봅니다.

 

"....못먹어......그만 쳐다봐........."

"응.;"

"다행이다.."

"뭐가?"

"니가 이쁘게 봐줬음 했거든."

"뭔소리야 내가 뭔 상관인데?.."


갑자기 절 또렷히 바라봅니다.


"못생겼다면서 뭐빨거있다고 보냐"

"성질내봐."

"엉?......"

"화내봐."

"갑자기 화를 왜내"

"화내보라니깐. 화나게 해줘?"

"내 성질 알면서. 별짓을 다해봐. 화를 내나 안내나"

"스타킹주까?"


"(벌컥)이런 씨벌 커피에다 뽕을탔냐 뭔 새끼들이 줄줄히 빨아쳐먹어!!!!!!"

"으하하하..."

"너 웃을려고 화내라고 한거야?.......;;"

"아니 넌 담배불붙일때랑 화낼때만........."

"뭐?...멋있어보여? 잘생겨보여? 섹시해?. 뭐?"

"사람같아서."

"사람같구나."

"응 사람같아."

".......담배피면 빤스줘?......;;"


존나게 욕쳐먹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더 오갔습니다.
빛나는 떡의정신으로 자리에 나갔으나
생각보다도 좋은 추억거리들이 있어
웃으며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꼭 왜 날 보려고 했어?"

"그냥...생각이 나더라."

"내 매력은 10년을 가도 유효하구나"

"아니. 그건 아니고.(정색)"

"-_-그럼왜"

"넌 거짓말은 안하니까. 꼭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뭔데?"

"나.......잘할수 있을까?"

 


그녀는 결혼에 대해서 두려운가봅니다.
임신하고, 애를 낳는것도 무섭구요.
자기 일에 더욱 열중도 하고 싶지만,
결혼할 사람과의 행복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더군요.


"내가볼땐 말이지, 넌 둘다 못해."

"......그렇겠지?......."

"응-_- 넌 둘다못해. 결국 하나만 쫓게 될꺼고, 불행해질껄."

"그럴리가.."

"애새끼가 태어나 쨍쨍울어대고 넌 잠한숨도 제대로 못잘꺼고,
행복할꺼라고 생각했던 가정도 니 남편이 바람을 피고 딴 년이 생겨
애라도 만들어오면 넌 자살할지도 몰라"

"............"

"니가 눈물한방울 비춘다고 좋은 말 해주고 싶진 않아. 그러니까 우는
표정 짓지말고 잘 들어봐. 그냥 흘러가는대로 가봐. 그러면 뭐든
답이 되것지. 정답 정해놓고 하는게 인생에 하나라도 있디?
뭐 나라고 지금 생각해서 결혼에 후회가 없다, 이런거 다 거짓이야.
후회할때도 있고, 내 인생도 잊은거 같고, 애 꽁무니나 쫓아다니고,
직장에서 쥐어터지고, 그래도 참고 다니고. 뭐 그런거지.
굳이 뭘 잘할려고 하냐. 잘할려고 해서 잘하는게 어딨냐?
하다보면 잘하는거야. 하다보면."

 

일장연설을 했습니다. 그런데, 울먹거리던 녀석이 갑자기 저를
쳐다보고 웃기시작합니다.


"으하하하.....연설하네......."

"(머쓱)"

"아 그러고보니..너 쪽팔릴때도 좀 사람같다"

"쪽팔릴때, 화낼때,담배필때만 사람같은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

"너 있잖아 너"

"앰병..뭔 헛소리야. 기껏 생각해서 이야기 해줬더만"

"내가 그걸 다 몰라서 물어본거 같애? 나도 다 알어. 그냥..

그냥 맘이 답답했어."

"그래. 내가 잘 안다. 그런데 결혼은 언제야?"

 

 

 

"결혼안해 나."

 

 

 

 


"뭐가 어쩌구 저째?.........."

 

 

 

 


"결혼 안한다구 나."

"왜?.......너, 너 결혼한다매?......."

"니 이야기 들어보니, 안하는게 나을것 같아."

"야;;;;무슨소리야 해야지, 해야돼!!! 시집가야지 이련아!! 너 나이가 몇갠줄 아냐!!!!!!!!"

"으하하하..."

 

 

낚였습니다-_-

 

 


다다음달이 결혼식이더군요.미처 가겠단 이야긴 못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보내려는데,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혹시나 다른약속이 있는지 물어봤을때,
그녀는 빠르게 제게 아무 약속도 없다고 말하더군요.
더이상의 약속도 없는것치곤 너무 예쁘게 잘 차려입고 나와서
거꾸로 그냥 보내는 제가 맘이 편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더이상은 연락하지 않을꺼라는 그녀의 말이 마음에 돌덩이 처럼 내려앉았습니다.
어차피 10년동안 모르고 살던 사람이 왜 이렇게 가깝게 느껴지는걸까요.
며칠을 저도 모르게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그녀의 전번을 찾아 발신을 눌렀을땐,

이미 해지된 번호라고만 나왔습니다.

그리고 헤어지기전에 그녀와 나눴던 말들을 떠올랐습니다.


"왜 연락 안했냐?"

"언니 맘 아플까봐."

"왜 맘이 아퍼. 와이프만나기 전에 너 알았는데."

"헤어진 사람이 자꾸 연락해서 뭐 좋다구."

"그렇긴 하네.그냥 친구로 지내긴 곤란하지.잘지내라.조심히가고"

"넌 내가 말안해도..잘 지낼꺼잖아..그렇지?.....넌.."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갑자기 왜 감정이 격해졌을까요.
저또한 잊고지낸 세월이 미안했습니다.
어느순간 여자와 만나고 헤어짐이 반복될수록 단순히 관계를 가지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버렸고, 목적달성후엔 점수매기듯 상대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잊은게 한가지 더있었습니다.


그사람을 만날땐 정말 열렬히도 사랑했었습니다.
세상에 그걸 잊고 있었습니다.


"나 정말 너 사랑했었어."

"이름도 몰라놓고선..."

"아니야. 그래도 정말 사랑했었어.사는게 힘들었을뿐이야.기억해야 되는것도
너무 많고."

"그래 알았어."


넌?..넌 나 사랑했었어? 라고 물어보고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그냥 사랑했었다고 말하는 저 자신도 참 정신 나간거 같았습니다.
말하지말껄..가만히 있을걸..


지하철이 들어옵니다. 그녀가 지하철에 타고,
전 멍하게 바라봅니다.
그녀가 웃으며 절 바라봅니다.
뭐라고 말을 합니다.


"뭐?..뭐라고?.."

 


나.두.

 

라고 합니다.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듭니다.
저도 손을 흔듭니다. 지하철이 그렇게 떠나고,
전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잊어버렸던 사랑의 기억들이 밀려옵니다.
그리고...또 잊어버렸던 소중한..
소중한 것..

 

 

나쁜련..스타킹 준다매.................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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