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기분 드러운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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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218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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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경방에 글을 올릴 때마다, 성공한 경험담만 올린 꼴이 되어버렸는데, 오늘은 방황하던 시절의 실패담을 올릴까 한다.

때는 내가 먹어가는 나이를 무지하게 원망하던 30대 중반, 업계에서 알게 된 후배 넘의 집요한 꾀임에 빠져 그 당시는 장안의 명소라 불리던, '한X 캬바레'를 갔을 때의 이야기다.

몇 번의 경험으로 캬바레라는 곳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그곳에는 춤을 잘 추는 여자와 춤을 잘 못 추는 여자. 이렇게 딱 두 부류의 여자가 있다는 것이었고, 속칭 ‘작업’은 춤을 잘 못 추는 여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진실이었다.

춤을 잘 추는 여자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플로어에서 춤을 추는 여자들은 캬바레에 그야 말로 ‘춤을 추러 오는, 춤 바람이 난 여자들’인 것이다.
따라서, 굳이 남자가 없어도 ‘신나고, 재미있게 노는 법’을 알고 있는 여자들이라는 것이다.

역시 ‘캬바레’ 하면, 춤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춤을 잘 못 추는 여자들이 캬바레를 오는 것은... '춤을 잘 추기 위해 연습하러?'.... 도리 도리...

'널러~~~~' 그것도, 남자랑 '널러' 오는 경우가 태반인 것이다...

‘사교 댄스 되세요?’...... 캬바레를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니주구리한 남자 서너명이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면, 어김없이 웨이타들이 찾아와 물어보는 질문이다.

역사적 사명을 띄고 부킹은 해줘야 겠고, 캬바레에서 부킹이 될려면, 일단 기타 등등의 질퍽한 춤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대답도 역시 천편 일률적이다.

...............‘아니요!’

몇 번 그런 비슷한 질문이 들어오다, 끝내는 ‘그럼 그냥 술 같이 한잔 하실래요?’ 라는, 너무도 ‘편안한’ 질문이 날라온다.

마침내 그때가 되면 같이 간 넘들끼리 얼굴을 마주보며, 잇몸까지 들어내 놓고 ‘씨익~’ 하고 웃는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의 얘기의 시작도 그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단지, 그날따라 마지막 멘트를 날리는 웨이타가 없어, 안돼는 사교춤 흉내내느니, 차라리 캬바레 매상이나 올려주고 다음 기회를 보자는 죽은 좃 같은 허망함을 지닌 채, 술만 푸고 있던 날이었다.

뭐, 평소와 별다를 것이 없는 날이었다. 다만, 한가지 다른 것이 있었다면, 아까부터 우리 테이블 바로 앞에서 현란한 tropical 원피스를 입은 언니 하나가, 그 옷보다도 더 정열적인 춤을 추고 있다는 것 뿐이었다.

참, 이상도 하지.........

왜 여자들이 지 손으로 지 몸을 더듬는 모습을 보면 마치 그 손이 내 손 인듯한 착각이 들까?

그 언니, 화려한 조명발 아래서 온갖 야시꾸리한 표정을 지어가며, 우리 테이블과 45도 각도로 서서 온몸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음......... 맛나게 생긴 것!
그날 그 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3 명이었던 관계로, 3 명 중에서 내가 다른 두 넘에게 내세울게 뭐가 있나를 찾기 위해 머리의 rpm을 급히 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키? ...... 안됀다...... 다 나보다 컸다.
미모? ...... 안됀다...... 머리를 단발로만 안했지, 제비족 수준의 미모들이다.
말빨? ...... 안됀다...... 다 개그맨 시켜도 밥 빌어먹고 살 넘들이다.
아... 아... 아...

고민, 고민하다 찾아낸 것이 있었다.

.......................................나이!

그래, 나이로는 내가 제일 연장자 였다.
(닝길... 나이만 쳐먹었다! 나이 많은 게 화류계에선 잘라야할 꼬랑지지만, 우리 사이에선 ‘장유유서’ 의 예의를 요구하게 해주는 서슬퍼런 칼이다)

여하튼, 일단 내가 ‘엉아’ 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난 오른 쪽에 있던 후배 넘을 발끝으로 톡 치며 시내루를 보냈다.

눈치 빠른 그 녀석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짱을 보기 시작했다. 음악이 바뀌는 순간을 기다리는 거겠지...

그런데, 이게 웬 일!

갑자기 약간 통통하고 잘 생긴 아줌 하나가 그녀에게 다가가 뭐라고 하더니, 음악이 바뀌기도 전에 그녀를 낚아 채 간다.

‘헉!’

내 시내루를 받은 후배 넘, 순간 먹이를 읽은 매처럼 눈을 들어 그녀들의 꼬랑지를 쫒아 간다.

내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그 녀석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그녀들의 테이블로 향했고, 예상외로 쉽게 그녀 둘을 데리고 우리 테이블로 오는 녀석을 보면서, 난 또 머리를 굴려야 했다. 음...... 3:2!

요건 무조건 깨지기 쉬운 집합이었다.

세상에 그 어떤 넘이 있어, 삼세판의 확률에 끼지 못하는 자신을 스스로 위로할 수 있겠는가?......

일단 합석을 한 우리는 '합환주' 라는 설레발을 풀면서 몇 순배의 술을 돌리고, 자리를 털고 캬바레 옆에 있는 단란 주점으로 향했다.

캬바레는 너무 시끄럽고, 공개적이어서 태클을 걸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이기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옮기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호젓한 방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서로 간단한 각자 소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음주가무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화려한 원피스의 늘씬녀. 나이 30대 중반. 이혼녀라고 함. 애 없심. 일정한 직업없이 무위도식. 운동은 열심히 한다고 함.(이 대목에서 우리들의 입은 좌악~ 하고 찢어지고 말았다. ^^)
뒤에 나타난 약간 통통한 귀염녀. 나이 30대 후반. 가정주부. 애 둘. 압구정에서 화랑 운영. 인생이 따분하다고 함.(이 대목에서 우리들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ㅠ.ㅠ)

둘은 예전에 한동네 살 때, 앞 뒷집이었으며, 그때의 인연으로 지금도 언니, 동생하면서 지낸다고 했다.

신원 파악도 끝났고, 본격적인 술+노래+춤의 시간이 되었다.

술을 마시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모습을 보니, 처음의 관심은 늘씬녀였지만, 왠지 귀염녀의 노는 모습이 훨 산뜻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후배 넘의 관심은 아직도 늘씬녀였다.

그렇게 시간이 가면서, 한병, 한병, 술병은 늘어났고, 중간에 마신 폭탄주로 5명 모두가 거나하게 취한 상태가 되었다.

오르는 취기를 달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가, 화장실로 가는 데 귀염녀가 뒤를 따라온다.

모르는 척, 화장실로 들어가자, 그곳 까지 따라온 그녀. 따라온 이유가 있었음이 분명하지만, 결코 얘기를 안하고 안으로 들어가 지 볼일을 본다.(소리가 요란하다....*^^*)

난 나대로 얼굴에 물을 묻히고 나서, 담배를 한대 피워 물고, 거울을 보고...

일을 마치고 나온 그녀, 빤히 날 쳐다보다, 갑자기 내 뒤에서 허리를 부둥켜 안는다. ‘헉!!!!’

뭘 어쩌란 말인가?

그러나, 그냥 여자의 손을 풀고 나갔다가는 서리가 내릴 것이 분명하기에, 서서히 돌아서며 그녀의 작은 몸을 안고 감긴 눈을 바라보며 입술을 마주대던 순간, 화장실 문이 벌컹 열리며 늘씬녀가 들어왔다. ‘헉~~~~’

황당해 하는 늘씬녀. 한참을 우릴 쳐다보더니, 문을 쾅~ 하고 닫고는 되돌아 가버린다.

“이제 어쩌지?”
‘괜찮아요. 신경쓰지 말아요’
우씨... 신경 안 쓰게 되었나? 망할 것.

후배가 보는 앞에서도 팔을 풀지않고 감고 있던 귀염녀를 무장해제 시키고 서둘러 방으로 돌아가 보니, 늘씬녀 술을 들이 붓고 있었고, 영문도 모르는 후배 넘들은 어떻게든 작업을 성공시키겠다는 굳은 일념으로 양 옆에서 껄떡거리고......

가관이었다.

원점으로 돌아가버린 것이다.

피곤도 하고, 다시 처음부터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귀찮기도 해서, 대충 정리를 하고 주점을 나서자, 새벽도 너무 늦은 새벽이 되어버렸다.

순간 한쪽으로 비실거리며 걷는 귀염녀. 그리고 그녀와 반대로 걷기 시작하는 늘씬녀.

남아 있는 세 넘은 순간 방향을 잃고 헤메이다 후배 두 넘은 혹여 서로에게 뒤질세라, 늘씬녀가 가는 방향으로 잰 걸음으로 따라붙기 시작했고, 그러는 와중에도 멍하니 서있던 난, 어쩔 수 없이 귀염녀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분명 휘청거리며 걷던 녀가 어느 순간에 벌써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아! 저뙈따.’

순간, 귀염녀가 왜 그렇게 섹시녀로 느껴지던지... 안았을 때의 풍만했던 가슴도 섹시하게 느껴졌고... 약간은 지적으로 생긴 그 노련한 미소도 무지하게 섹시하게 느껴졌고... 작은 키를 카바하기 위해 신었던 높은 굽의 구두도 왜 그렇게 섹시하게 느껴지던지...

아...... 손아귀에 쥐고 있던 맛있는 떡을 진흙 땅에 떨어뜨리고 우는 아이의 꼴이 이 꼴이 아니겠는가?...

'에라 씨발. 닝기리... 별 조까튼 일도 다 있네...' 하며, 열나게 욕을 해대지만, 속이 편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한대 피울려고, 담배를 찾았지만, 주머니 어디에도 담배는 없고, 양쪽 주머니엔, 그날 마신 술값 영수증만 꾸겨져있고......

핸드폰은 오후에 충전을 안시켜서 밧데리도 0 이고......

기분 드러운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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