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여친 여동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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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044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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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한창 술자리가 이어지던 중이었는데, 휴대폰에 여친 여동생의 이름이 떠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잠깐 고민했습니다. 그동안 꽤 가까워지고 번호 교환까지 했지만, 통화나 메세지를 주고 받은 적은 없어서요.

한편으론, 밤12시에 왜 나에게 전화를 했을까.....벨이 울리는 잠깐 사이에 이것 저것 생각하다가 받았어요.

 

"여보세요?"

 

"형부?"

 

일반적으로 여친 동생과의 호칭은 '오빠'가 적당한데, 왠지 여친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형부'로 합의봤어요.

 

"어. 근데 무슨 일 있어?"

 

"지금 언니랑 집 앞에 호프 집인데 좀 와줘"

 

"어?"

 

"지금 언니 술 너무 많이 마셨어. 근데 자꾸 형부 찾어 그러니까 와서 좀 챙겨"

 

전화를 끝고, 여친이 있는 호프집으로 향하는데 안도감과 함께 왠지 모를 아쉬움도 가슴 한켠에 남더라고요

호프집에 도착했을 때, 여친은 시쳇말로 꽐라가 된 상태였어요. 절 보자마자 물고빨고 장난 없었어요. 여친 집에 데려다

줄려고 했는데 술 더먹자고 꼬장 부리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술자리가 이어졌는데 잠시 뒤에 잠들더라고요.

 

"근데 무슨 일인데 이렇게 술을 마셨데?"

 

"언니 회사에서 팀장한테 엄청 깨졌나봐요. 형부가 좀 이해해요. "

 

"아"

 

"......"

 

"......"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여친이라는 연결고리가 빠지고 나니까 우리 두 사람 다시 어색해지더라고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술잔만 홀짝홀짝. 그러다가 서로 눈이 마주쳤는데 같이 피식 웃었어요. 상대방의 뻘쭘한 표정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 후에는 여친의 여동생이 아닌, 언니의 남친이 아닌 오랫만에 만난 헤어진 남녀가 되어서 지난 이야기들을 나눴죠.

 

"그때는 내가 미안했어"

 

"아니야. 오빠만 잘못 한 것도 아닌데 뭘"

 

아마도, 맨정신이었다면 아무리 여친이 술에 취해서 잠들었다고 해도 옆 자리에 있는데 그런 대화는 못했을 거에요. 저도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제법 마셨고, 그 아이도 여친과 제법 마셔서 둘다 약간의 술 기운의 힘을 빌린 덕분이었죠.

 

"나 그때 오빠가 사준 운동화 아직도 신고다녀"

 

"아! 우리 홍콩 갔을때 샀던 그 스니커즈."

 

 막았던 벽이 허물어 지고 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헤어진 두 남녀의 추억만이 술자리에 안주로 가득하더군요.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나온 시간이 새벽2시. 아시겠지만, 아무리 가벼운 여자라도 술에 취해서 축 늘어지면 정말 무겁고 혼자 업기 힘들어요

제가 업고, 여친 여동생이 짐 챙기고 옆에서 부축해서 여친 원룸으로 갔습니다. 도착해서 서둘러 이불펴고, 여친을 눕혔습니다. 

 

"오빠 고생 했어요"

 

"고생은 뭘, 근데 너 피곤하겠다."

 

"난 괜찮아 어차피 내일 토요이잖아. 근데 오빠가 피곤하겠다."

 

"아니야 나도 괜찮아."

 

"그래? 그럼 우리 맥주나 한잔 더 할까?"

 

"그럴까?"

 

둘 다 기다렸다는 듯, 냉장고에서 캔 맥주 하나씩 꺼내들고 나란히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습니다. 원룸이라

여친이 제 왼편에 누워 있었고, 오른편에 그 여친 여동생이 앉았습니다. 그렇게 앉아서 20여분 정도 이야기를 하다가

여친 여동생이 잠이들고, 결국 셋이서 같이 잠을 자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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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라. ㅜㅜ 내일 이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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