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이혼녀와의 사랑...(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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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260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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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저에게 많은 용기를 주신분들께 죄송하게 되었네요.

지금까지 31년 살면서 두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2년전 떠난 사람과 지난주 날 떠난 그녀...
두사람 모두 자신이 편한 선택을 했지만 밉거나 화나지는 않습니다.
그녀들을 그렇게 만든 같은 남자라는 뭐라 할말이없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말렵니다.
보내줘야 할거같아서 그냥 순순히 보냈습니다.
돌아와서 회사에 일방적으로 휴가 신청하고 일주일을 술로 보낸거 같네요.
나를 더 사랑하지만 자기한테는 그사람이 더 어울리고 마음도 편하다고 그사람한테 가고 싶다고, 자길 편안히 보내달라고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하는 그녈 잡을 수가 없더군요.
그저께 그녀몰래 그녀의 딸아이 유치원에가서 마지막으로 얼굴도 보고 인사도 하고 왔습니다.
어제 그녀와 관련된 물건을 모두 모아서 상자에 넣어 책장 위오 올려 두었습니다.
2년전 나에게서 도망치는 방법으로 죽음을 택한 그녀가 남긴 일기장이 들어있는 상자에....
이제는 그동안 생각만 하고 시간없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일을 하면서 지내려고 어제 모두 정리를 하고 이글을 씁니다..

사랑하면서 한쪽에 상처를 주는일이 세상에는 참 흔한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전혀 낮선 두사람이 만나 사랑하다 상처주고 헤어지고 나면 그거로 끝이되겠죠. 그 상처로 인해 상대방이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는지 미처 생각지 못하면서 지내고, 서서히 잊어가죠.
우연히 전 두명의 상처받은 여성과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그 두명의 삶을 지켜보았네요.
한명은 끝내 지켜주지 못하고 죽음이라는 극단의 길로 가는걸 막지 못했고, 다른 한명은 절반은 성공한거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새 길을 갈때까지 그나마 작은 울타리 역활을 했다고 생각하니까요.
자라면서 여자에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여자때문에 힘들어할줄은 몰랐네요.
그래도 두명의 여자와 사랑을 해봤으니 연애에는 이제 미련이 안남네요.
아쉽다면 그냥 다른 사람들 처럼 평범한 여자와 사랑을 해보지 못한 점이긴 하지만....
어찌보면 운명일거같은 생각도 들고....

이글을 보시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자신의 딸과 자기 자신에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서 그사람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는 그녈 그냥 순순히 보내줘야하는건지...

지금까지 난 뭐였나 하는 생각이 들때면 화도나도 마음이 갈팡질팡 어쩔줄을 모르겠지만...
너무나 미안해하며 간절히 말하던 그녀의 얼굴이 생각나 스스로 포기하게 되고 맙니다.
잠시나마 그녀와 행복한 미래를 꿈꿨던 내가 참 바보스럽게 느껴지네요.
사회의 시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 현실에서는 그 영향이 아주 미미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살면서 남에게 해 안끼치면서 살아왔는데.. 앞으로는더욱 조심해야겠네요.
겪어보니 다리뼈부러지고, 폐에 물차서 느끼는 고통(실제로 부러져봤고, 폐에 물도 찼었습니다.)이 오히려 참을 만 한거네요. 마음의 상처가 제가 겪어본 가장 고통스런 통증을 주네요.

이제 경방에 다시 올일은 제가 다시 사랑을 하게 될때까지는 없을거 같네요.


오늘도 결국 이렇게 밤을 새고 마네요.
내일 시골에 가면 그 상자를 태워야겠네요.

추신 : 혹시 "전쟁과 사랑" 이라는 영화 공유해주실분 없나요? 그 영화가 다시 보고 싶은데 구하기가 힘들어서.....
영화 보면서 남은 휴가 보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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