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우리 부부의 한국 방문. ep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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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573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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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따로 따로 한국에 가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이다. 예전에 한번 같이 간 적이 있다. 시댁과 친정을 가는데는 문제가 없다. 어차피 같이 가서 두어밤 자고 부모님 뵈면 좋으니. 그런데, 친척집을 가거나 형제들(특히 사촌형제들)을 만날땐 조금 문제가 생긴다. 시댁 친척의 경우, 나는 이모,고모들이랑 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냈으니 그 집에 꼭 가고 싶어하는데, 와이프는 좀 뻘쭘하다. 사촌형제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렸을때 친하게 놀았으니 지금도 보고 싶고 같이 놀고 싶은데, 와이프는 약간 꿰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되고. 나 혼자 가자니 부부가 같이 왔는데 친척어른을 같이 안뵈는 것도 문제고. 반대로 처가 식구들도 내게는 또 마찬가지. 와이프의 사촌형제들이나 이모 고모들이 또 내게는 그런 케이스이다. 친구들 만날때도 좀 그렇고. 그래서 따로 가보니 이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그래서 따로 가는걸 좋아한다.

 

그리고, 사적(?)인 문제도 마찬가지. 나도 오랫만에 한국가면 옛날 여자친구와 만나서 옛정도 쌓고 뜨거운 밤도 보내야 하고. 와이프도 그럴건데. 같이 가면 아무래도 행동에 제약이 많지. 나도 지난달 갔을때 어렸을때부터 친구였고, 청소년기에 잠깐 이성으로서 사귀었던 옛 여자친구를 만나러 지방의 S시에 들러서 한판 거하게 뛰고 왔다.(그 얘기는 다음 에피소드때 하기로 하고) 또, 한국가면 친구들이랑 거하게 술마시고 밤의 역사도 한번 만들고, 그런 재미도 좀 있어야지. 와이프도 이건 마찬가지일거다.

 

요즘은 카톡이 있어 한국에 가도 연락하기가 좋다. 한국은 무료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 많으니 굳이 로밍을 하지 않아도  연락은 주고 받을 수 있다. 나는 컴퓨터나 이런 것이 전공이니 지하철이나 공공 장소에서도 카톡을 쓰고, 때로는 집에 있는 다른 전화기를 빌려서 핫스팟으로 쓰고 해서 거의 카톡을 24시간 쓸 수 있게 하는데. 와이프의 경우는 다르다. 장모님 휴대폰을 빌려 나가도 핫스팟을 쓰는걸 귀찮아 하고. 어차피 집에 돌아오면 다 확인가능하니,  굳이 무료 와이파이를 쓰는 방법을 알려하지 않고 귀찮아 하고. 그래서 와이프는 친정이나 시댁, 친척, 친구집등에서는 그 집 와이파이로 카톡이 되고.  다른 곳에서는 와이파이를 안쓰니 카톡이 안된다. 와이프의 행적을 대충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여기에서 제공된다.

 

나랑 같이 하는 단톡방이 3개 정도 있고, 나랑만 하는 카톡방이 하나 있는데, 와이프가 낮에 이동하거나 밖에 나가 있으면 카톡에 읽지 않음 표시가 뜬다. 그리고 저녁이나 밤에도 나가서 식사하거나 돌아다니면 읽지 않음 표시가 나고. 집으로 들어오면 읽음으로 모두 바뀌고. 이런 패턴을 보면 대충 감이 잡히는데. 지난주 금요일 밤이 문제다. 지난주 금요일엔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카톡이 읽지 않음 표시가 계속 떠 있었다. 단톡방에서도 읽지 않은 사람 숫자가 계속 1로 되어 있고. 그 읽지 않음 표시는 당연히 와이프의 카톡. 그러니까, 지난주 금요일 밤새도록 불타는 금요일을 보낸것이다. 서울에서 있을때는 처제집에 있거나 결혼안한 친구집에서 지내는데, 그날은 처제집에서 있지도 않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이번주초에 카톡을 통해 지난주 금요일의 행적을 물어봤다. 와이프는 처음엔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노래방에서 놀다 찜질방가서 오랫만에 푹 지지고 놀고 아침에 해장국 먹고 들어왔다고 한다.(요건 일부 진실, 일부 거짓) 친구 누구누구? 이 대목에서 거짓말을 못하고 그날 밤의 행적을 말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친구들이 나도 익히 아는 날라리 그룹이다. 예전에 모신도시의 아파트에서 살때 그 근처에 사는 아줌마들. 셋이서 모여서 아주 잘 놀고 다닌다. 원래 놀때는 넷인데 한 아줌마는 남편이 무서워 뒷풀이는 빠지니 운동은 넷이 하고 3명만 논다. 낮에 애들 학교보내고 모여서 볼링 경기하면서 점심 내기 하고 놀고. 또 골프연습장에서 골프 연습하며 놀기도 하고. 한두달에 한번은 골프치러 나가고. 팔자편한 여인네들 그룹인데. 한명은 남편이 무서워 운동만 하고 바로 집에 가는 스타일인데 비해 나머지들은 아주 노는데 이력이 난 인물들이다. 하나는 이혼하고 목좋은 상가 몇개 가지고 세받아서 편히 사는 자유분방형, 또 하나는 남편이 한달에 두어번은 자유시간을 주는 타잎. 그러다보니 이 아줌마들은 한달에 한번 정도는 나이트클럽가서 밤새도록 놀고 오던 멤버들이다.

 

이 세명이 오랫만에 모여서 밤새 놀았다니 안봐도 비디오다. 와이프에게 계속 물어보니 와이프가 마지못해 얘기해준다.(우리 부부는 그런류의 이야기는 그냥 한다.) 셋이서 모여서 저녁을 소맥에 걸판지게 먹고. 2차로 신도시에 있는 나이트클럽으로 원정뛰었단다. 그리고, 거기서 회사원으로 보이는 남자 셋과 부킹 성공하고. 룸에서 술마시고 부비부비하면서 실컷 놀고. 그리고, 꽤나 잘 꾸며놓은 노래방(꼭 가요주점처럼 만들어놓은)에 가서 또 놀고. 거기서는 다들 좀 진하게 놀았다고. 그렇게 술마시고 노래부르며 한참 놀다보니, 나머지 두쌍이 안보이고, 노래방엔 둘이서만 남았고. 그래서 둘이서 본게임을 한판 거하게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 원나잇스탠드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런데, 그 남자가 와이프 백보지인거 보고 놀라더라고. 요즘 젊은 애들이야 왁싱도 하고 그러겠지만, 50 다되는 아줌마가 백보지인게 신기하다고 했단다. 나중에 다른 두쌍도 어디 갔다 왔는지 다 돌아오고. 술 좀 더 먹고, 노래 좀 더 하다가 헤어지고 셋이서 찜질방에 갔다고 한다.

 

그러니까 셋이서 밥먹고 술마시고 노래방가고 찜질방 간건 맞네. 그런데 노래방에 다른 세명이 있었고, 거기서 붕가붕가한 사연이 있었다는게 다르고. 내가 와이프에게 '당신 백보지인데 같이 목욕탕가도 안 창피해?' 하고 물어보니 몇년전엔 목욕탕가면 창피해서 수건으로 가리거나 그랬는데, 요즘엔 그냥 내놓고 다닌다고. 그래서 오랫만에 한국자지 맛보니 어떠냐고 하니, 좀 짧아서 아쉬운것도 있지만, 귀지개로 귓속을 후벼주는 그런 시원함과 원나잇스탠드가 주는 즐거움이 있어 좋았다 하네.

 

하긴 나도 와이프없다고 여기서 마사지샵에 가고, 일본인여친이랑 노는 마당에 뭐라 할거 있나?

 

그런데, 오늘이 한국은 토요일, 어제가 금요일인데 어제도 밤시간부터 아침까지 똑같이 카톡이 읽지 않음 표시로 뜬다. 그리고 오늘 낮에 잠만 계속 잔다고. 또 불금에 무슨짓을 하고 들어왔나?

 

*우리 부부의 이상한 컨셉에 대해 이미 충분히 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오픈메리지 부부이죠. 몰래 사고치고 다니는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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