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아일랜드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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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든 종훈이 몸을 일으키면서 두 번째로 본 것은 리니의 '뭔가 못 볼 것을 본' 얼굴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상황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앞에 리니를 두고 무슨 말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제대로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래도 옷을 제대로 차려 입고 있는 리니가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선배, 이 상황에 대해 뭔가 아는 거 있어? 왜 다 벗고 있는 거야?“
"어... 그게...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의식 안하고 있었는데, 그의 물건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처럼 발기차게 일어나 있었다. 아직 많이 친해지기 전인 선후배 사이에 이런 상황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급한 마음에 종훈은 변명을 했다.
"오...오해하지 말아줘. 이건 내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게 아니야."
"......좀 가리지 그래."
묘한 상황이었다. 종훈은 나체 상태로 있고, 리니는 탱크탑에 핫팬츠 차림. 상의를 벗어서 아랫도리로 삼게 해달라고 하면 뺨 한대 맞을 것 같았다. 자신은 아무
것도 안 입고 있는데 속옷을 보이기 싫어 옷 하나 벗어줄 생각도 안하는게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하긴 저 손바닥만한 옷을 아래에 걸치면 더 웃기겠는데.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은 잘 안 일어나지만 보통 뒤돌아 앉거나 해서 시선을 피하게 마련 아닌가. 똑바로 쳐다 보는 것은 아니지만 리니는 대담하게 그대
로 종훈과 마주 앉아 있었다. 그 특수한 상황은 지금 돌아가는 사정을 잠깐 잊게 하고 뭔가 종훈에게 에로틱한 느낌을 부여하였다. 일어난지 좀 됐는데도 아직 그
대로인 그의 제2자아가 그것을 설명하는 것 같았다. 종훈도 여자 경험이 적지 않게 있었으나 이런 상황은 경험하지 못했다. 예쁜 미녀가 자신의 벗은 몸을 보고 있
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움 이전에 뭐라 설명못할 쾌감이 있었다. 오히려 그녀가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는게 더 자극적이었다.
"선배... 뭘 그리 멍때리고 있어? 그리고... 부담스러우니까 좀 뒤돌아 앉아."
"어... 그래, 미안."
"나도 방금 일어 났어. 일단 기운 좀 회복하고 일행을 찾아 보자. 무슨 일인지 몰라도 일단 모두 모이는게 중요한 것 같아."
그래, 저 말을 자신이 했어야 하는 건데. 선배가 되서 이 상황에 이상한 생각이나 하고 있었다니. 그런데 리니도 꺼려하면서도 흘긋흘긋 종훈의 몸을 봤던 것을 보
면 아직 남자 몸을 못 본 호기심이 있는 것 같았다. 진즉에 했었어야할 의문이 떠오른 것은 일어나서 출발하기 바로 전이었다.
'대체 누가, 왜 날 벗겨 놓은 거지?'
한편, 시은과 광수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큰대자로 누워있던 종훈과 달리 나체의 광수는 무릎을 꿇고 얼굴 한 쪽을 바닥에 댄 채 양팔은 지표면과 수평이 되게
축 늘어져 있었다. 먼저 깨어난 시은은 저런 자세로 참 잘도 정신없이 자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지체없이 반대쪽 뺨을 때리며
"선배, 일어나. 빨리."
광수를 깨웠다. 불편한 자세에서 정신이 들어선지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찌릿하게 전기가 통하는 느낌을 경험하며 몸을 일으키는 광수의 옆엔 시은이 서 있었다.
"어제, 얼마나 마셨길래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
그는 자신들이 무인도에 와서 이미 하루 즐겼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곧 자신의 상태를 깨달았다.
"다른 애들은 어딨어? 내가 옷을 어디다 벗어 두었더라?"
거의 당황하지 않는 걸로 봐서 그는 시은과 하룻밤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시은은 기가 차서 말했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거거든? 옷은 어따 벗어 두고 그 꼴로 기절해 있어! 덕분에 일어나자마자 본 풍경이 선배 똥구멍이랑 불알이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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