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무의식 소비 - 선택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심리적 면역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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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16-02-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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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를 게 많으면 선택하기 쉬울 것 같아 보이지만 오히려 딱 하나 고르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걸 사기도 한다. 음식점을 고르는 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경우보다 ‘그냥 원조라고 쓰여 있으니까’, ‘옆에 있던 아주머니들이 너도 나도 사니까 나도 산다.’라는 비합리적인 이유가 너무도 많다. 문제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선택이 결국 심리적 스트레스로 남는다는 점이다.




대표성 휴리스틱은 선택 스트레스를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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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있는 외양은 물론 메뉴까지 비슷한 음식점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원조’라는 간판을 선택기준으로 참조하는데, 자기 자신의 결정에 대한 ‘합리화 효과’이며 이를 ‘대표성 휴리스틱’에 따른 선택이라 한다. <출처: jetalone at en.wikipedia.org>



주류경제학 관점에서 우리들의 선택행위를 볼 때 평소 그 상표를 좋아한다면 그래서 더 선호하게 된다면, 그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행위라 할 수 있다. 특정 상표를 선호한다는 의미는 곧 ‘선택될’ 상표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선호개념은 합리적 선택행위와 아주 밀접하다. 따라서 합리적 선택행위란 선호의 완비성, 이행성(일관성) 그리고 연속성이라는 특성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는 선택상황에 따라 선호정도가 달라지고, 이는 종종 비합리적 선택을 가져오게 되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세 종류의 라면가격이 A라면 1000원, B라면 1500원 그리고 C라면 2000원이라 하자. 이 때 더 비싼 제품이 품질 역시 더 좋다고 간주하는 경향으로 인해 C->B->A라면 순으로 선호도 순위를 인식하게 된다. 만약 A, B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더 좋은 라면인 B가, B와 C 중에서는 역시 더 좋은 라면인 C를 선택하게 된다. 이번엔 A와 C를 비교한다면 당연히 더 비싼 C를 선택해야 되지만, 실제로는 더 싼 제품인 A를 선택하는 비합리적인 선택이 일어나게 된다. 조금 전 취한 선택행위는 일관적이면서 연속적인 선호가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평소 우리는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인해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보완적 행위를 취하기도 한다. 주변에 있는 음식점 중 하나를 선택할 때 바로 ‘원조’라는 간판을 선택기준으로 참조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음식점들은 한결같이 외양은 물론 메뉴까지 비슷하지만 저마다 ‘원조‘라는 간판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대안 간 비교보다는 그 ‘원조’를 기꺼이 선택하기도 한다. 그 선택 대안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있거나 선택을 합리화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비록 그 이유가 모순되거나 비합리적이더라도 상관하지 않는 ‘이유 없는 선택’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즉 자기 자신의 결정에 대한 ‘합리화 효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대표성 휴리스틱’에 따른 선택이라 한다. 대표성 휴리스틱은 특정 대안이 대상 전체의 특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할 때 발생되는데, 바로 전형성(typicality)을 가지고 있는 제품을 단순히 선택하는 경우다.

복사기하면 제록스, 인터넷 검색하면 구글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전형성이 높은 브랜드가 보통명사화 된 사례다. 그래서 순두부집의 ‘원조‘라는 간판이 바로 전형성의 표상이며, 대표성 휴리스틱에 의해 우리는 ‘원조’라는 음식점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이치다. 어느 음식점을 들어갈까? 어떤 메뉴를 고를까? 걱정 반 고민 반으로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줄어들게 된다.




타협효과로 선택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어




평소 똑똑하다고 자부하던 소비자들이 실제 선호하던 제품 대신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으로 인해 선택에 따른 스트레스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특히 선택 결정의 전후 나타나는 인지부조화의 감정은 심할 경우 구매 후 부조화로 이어져 선택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선택행위가 단순히 만족감이나 성취감뿐만 아니라 선택에 따른 정신적 혹은 심리적 스트레스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택에 따른 스트레스는 최소화하면서 선택행위를 빠르고 수월하게 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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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제품 가격이나 품질을 기준으로 상, 중, 하로 등급을 나눌 때, 이들 대안들 중 ‘중간’에 해당하는 무난한 제품을 선택하는 ‘타협효과’가 나타난다. <출처: gettyimages>



대표적인 방법으로 선택 오류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안전한 대안인 ‘중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다양하고 복잡한 대안들 중 ‘중간’에 해당하는 무난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인데 이는 선택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유도하는 ‘타협효과’에 기인한다. 흔히 제품 가격이나 품질을 기준으로 상, 중, 하로 등급을 나눌 때 단지 중간에 위치한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다. 현대자동차는 2011년 그랜저HG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같은 수입중형차와 준대형 수입차인 벤츠, 아우디 사이에 포지셔닝 되도록 가격을 책정했다. 그 결과 수입차 고객이 그랜저를 선택한 비율은 2010년 1.9%에서 2011년 14.2%로 대폭으로 늘었다. 왜냐하면 기존 수입중형차 소유자가 준대형 수입차로 한꺼번에 가격을 높여 갈아타기가 어려운 만큼 중간에 위치한 그랜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타협효과에 따른 반사이익인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마케팅 교수인 A. 레오(Akshay Rao) 연구팀은 비슷한 매력도를 가진 두 제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때의 심리 변화를 보기 위해 우리 뇌를 fMRI로 스캔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처음 비슷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 선택행위가 쉽지 않아 매우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반면 세 번째 대안이 새롭게 등장하자 의사결정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상대적으로 기분이 더 좋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 번째 대안이 주어짐으로써 우리 뇌의 부정적인 감정과 관련된 편도체 활동은 감소되고, 새로운 상품에 대한 평가절차는 간편한 휴리스틱에 의존해 신속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 사례처럼 기존 상품에 대한 가치평가를 상대적으로 높고 두드러지게 만들어주는 세 번째 상품대안을 미끼상품 혹은 유인상품이라 한다. 미끼상품의 효과에 대해 [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인 미국 듀크대학교 댄 애리얼리(Dan Ariely) 교수는 선택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떨어지는 선택사항을 추가로 투입한다면 의외로 쉽게 하나를 고를 수 있다고 한다. 두 상품이 서로 엇비슷하여 고민스러울 때, 중간정도의 매력도를 갖거나 혹은 한쪽 상품보다 덜 매력적인 상품을 접하게 된다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 뇌는 절대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보이지만 상대적인 평가를 위한 비교행위에는 매우 수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선택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 역시 감소하게 된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선택의 패러독스로 나타나




더 나아가 단순히 선택해야 할 대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도 소비자들은 종종 합리적이지 못한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주류경제학자들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 대안이 많으면 많을수록 만족도 역시 커질 것이라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선택의 폭이 커질수록 오히려 더 큰 부담을 느끼고 구매를 포기하거나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쉬운 대안을 선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비합리적인 행위를 ‘선택의 패러독스’라 하며, 소비자는 실용적인 상품을 사는 일처럼 자신의 구매행위를 쉽게 정당화해 줄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하게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 스쿨의 요나 버거(Jonah Berger)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선택의 패러독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느냐, 필요한 물건을 사느냐’라는 문제 관점에서 선택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초콜릿 케이크를 사는 일보다 건강한 과일을 섭취하는 일이, MP3 플레이어보다는 업무에 도움을 주는 프린터를 사는 일이 훨씬 정당화하기 쉬운 선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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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초콜릿 케이크를 사기보다 과일을 섭취하는 일이 훨씬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기 쉬울 뿐 아니라 선택의 패러독스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



또 선택의 정당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대안을 선택할 목적으로 우리들은 평소 선호하지 않던 상표를 구매하기도 한다. 특히 선택 대안이 많을 경우, 선택하지 못한 대안으로부터 받게 되는 일종의 후회감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의 선호상표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 대신 가능하면 상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대신 구매하게 된다. 비록 그 상표를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좋아한다면, 분명 충분한 선택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군중심리’가 작용하게 된다. 소비자 마음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표에 대한 ‘최초상기도(Top of Mind: TOM)’는 실제 매출 추이와 유사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 매우 중요한 마케팅 지표로 사용된다. 잘 알려진 상표는 그 제품범주의 전형성을 갖는 상표들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뇌 속 심리적 면역체계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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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리 예상한 것보다 고통 강도가 덜할 때 우리 뇌는 고통을 실제보다 덜 느끼며, 심지어 고통 자체를 기분 좋게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입니다)



평소 원하던 스마트폰 상표로 바꿀 목적으로 대리점을 방문했을 때 종류가 너무 많아 고르는데 따른 어려움과 이와는 반대로 원하는 상표의 품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다른 것을 고르는 어려움 간의 심리적 정도 차이는 분명 다를 수 있다. 선택대안이 많아서 후회감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선택대안이 없어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는 얘기다. 이 때 선택에 따른 스트레스가 아주 크다면 우리는 정상적인 선택행위가 불가능할 정도의 큰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닐 듯싶다.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워낙 큰 고통은 그 고통을 제거하기 위한 ‘심리적 면역체계’를 작동시키기 때문에 경미한 고통보다 덜 괴로울 수 있다고 한다. 심리적 면역체계의 사례로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자녀가 없는 부부들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최대 절반가량 줄어든다. 육아로부터 얻어지는 심리적 요인들이 신체 면역 체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사 맞는 상황에서 간호사가 매우 아플 것이라고 지레 겁을 주면 그런대로 견딜 만하다. ‘우리 뇌가 외부 환경을 절대값이 아니라 상대값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심리학과 시리 레크네스(Siri Graff Leknes) 교수팀은 미리 예상한 것보다 고통 강도가 덜할 때 우리 뇌는 고통을 실제보다 덜 느낀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심지어 고통 자체를 기분 좋게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따듯하다고 느낄 정도의 낮은 온도와 뜨거운 커피 잔을 잡은 정도의 중간 온도 자극을 동시에 주자 실험참여자 모두 중간 온도 자극을 통증으로 인식했다. 이번에는 중간 온도 자극과 높은 온도의 강한 자극을 주자 중간 온도에 대한 고통이 이전보다 훨씬 덜하게 느껴졌다. 이어 실험참가자들에게 강한 자극이라고 알려줬다가 바로 중간 자극으로 바꿨을 때, 중간 온도 자극을 고통 대신 즐거움으로 인식했다. 이 때 뇌 활동을 fMRI로 스캔하자 고통의 경감 또는 즐거움을 처리하는 부분인 중앙 전전두엽피질이 두드러지게 작동했다. 반대로 낮은 온도 자극이라 알린 후 중간 온도로 바뀌자 고통을 처리하는 뇌간이 활성화되었다. 이처럼 동일한 자극임에도 예상보다 강도가 낮아졌다고 받아들이면 즐거움이 되고, 예상보다 높으면 고통으로 바뀠다. 우리 뇌의 이러한 현상인식과정에서의 착각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심리적 면역체계의 일환이다. 평소 선택의 자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 선택이 최선의 결정임을 확인시켜주는 ‘심리적 면역체계’가 작동함으로써 선택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반대로 사소하고 성가신 일인 경우에는 더 오랫동안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참고문헌

  • Hedgcock, William and Akshay R. Rao (2009), “Trade-off Aversion as an Explanation for the Attraction Effect: A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Study,”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Vol. 46, pp.1-13.
  • Berger, Jonah and Gráinne M. Fitzsimons (2008), “Dogs on the Street, Pumas on Your
    Feet: How Cues in the Environment Influence Product Evaluation and Choice,”

  •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45(1), 1-14.
  • Leknes, Siri G., Brooks, J., Wiech, K., Andersson, J., and Tracey, I.(2008), " Pain relief as an opponent process: a psychophysical investigation," European Journal of Neuroscience, Vol. 28, pp. 794-801.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데니얼 길버트 저, 최인철, 김미정, 서은국 역, 김영사, 2006년.



범상규 | 건국대학교 교수
건국대학교에서 통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영학과와 응용통계학과에서 마케팅, 소비자행동, 통계조사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 관한 심리코드를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개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방송, 외부강연 및 칼럼, 저서 출간 등의 활동을 하며 블로그(blog.naver3.com/skbeom)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Non 호모이코노미쿠스]와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 등이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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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소비자들 2015. 05. 20
저자 범상규는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이 책에서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심리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 9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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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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