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문제해결 과정 - 사고과정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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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28회 작성일 16-02-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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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과정의 분류


사고를 ‘생각하고 궁리하는’ 마음의 작용으로 국어사전에서는 정의 내린다. 이렇게 본다면 인간의 모든 지적인 활동이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자 존슨-레이어드(Johnson-Laird)는 사고과정을 다음 그림과 같이 분류하며 정리를 한다. 우선 ‘목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나누면, 없는 것은 연상적 사고에 해당된다. 백일몽 상태에서 하는 생각이나, 특별한 목표가 없이 이런 저런 연상되는 생각을 하는 경우이다. 목표가 있어야 일반적으로 사고라고 부를 수 있다. 두 번째 분류 기준은 사고과정이 ‘결정론적’이냐의 여부로, 주어진 목표를달성하는 절차가 이미 정해져 있는가이다. 예를 들어 이차방정식의 해답을 얻는 계산 절차는 결정되어 있어 이를 무조건 따르면 된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사고는 목표 달성 절차가 정해져 있지 않다. 세 번째 분류 기준은 사고의 ‘출발점’이 정해져 있느냐 여부이다.예를 들어 미로를 통과해 목표까지 가야 하는 퀴즈나 논리적 추론은 시작하는 출발점과 목표가 명확히 있다. 하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사고는목표는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 어디서 출발해야 되는지가 확실치 않다. 이러한 사고를 보통 문제해결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특히 목표가 ‘새롭고’ 동시에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이는 ‘창의적 사고과정’이 된다. 논리적 추리는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느냐에 따라 연역추리와 귀납추리로 나뉜다. 이 분류 체계로 사고의 종류가 어느 정도는 구분되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창의적, 논리적 사고는 제외하고, 가장 일반적인 사고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해결 전략들을 살펴보자.



문제의 기본요소



문제해결의 인지적 과정을 검토하기 위해, 모든 문제가 갖고 있는 기본 요소와 일반적인 해결 절차를 다음 그림 예로 생각해 보자.

“원숭이 한 마리가 우리에 갇혀있고 우리 밖, 팔이 닿지 않는 곳에 바나나가 하나 놓여 있다. 그리고 우리 안에 대나무 낚싯대가 있다. 원숭이가 우선 팔을 뻗쳐 바나나를 잡으려고 여러 번 시도하지만 되지 않자, 주위를 들러보다 옆에 있는 대나무 낚싯대를 하나씩 끼워 긴 막대를 만든 후 이를 이용해 바나나를 끌어 당겨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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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를 얻기 위한 원숭이의 문제해결


이 상황은 얻고자하는 목표가 있고(즉 바나나를 얻는), 제약이 있다(우리를 부수고 나갈 수는 없다!).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 혹은 대상(낚싯대)과 조작(낚싯대를 맞춰 막대를 만들어 바나나를 끌어당기는)이 있다. 이 네 가지가 문제의 구성요소가 된다. 그리고 처음 상태에서 목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중간 단계가 있다. 다시 말하면, 문제해결이란 결국 주어진 처음 상태와 목표 상태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과정 혹은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개념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목표 상태에 도달하려 할까? 앞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한 가능성은 이차방정식에서 답을 구할 때처럼 정해진 절차(공식)를 그대로 따라가며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정해진 절차를 연산법(algorithm)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문제들은 정해진 해결 절차가 있을 수 없다. 사람들의 실제 문제해결과정을 살펴보면, 해결을 100% 보장 못하지만, 자신의 경험이나 기억을 동원하거나, 문제해결 상황에 주어져 있는 정보에 의존하여 해결을 시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연산법과 대비 시켜, 발견법(heuristic) 혹은 전략(strategy)이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정해진 절차를 따르기보다는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간편법(rules of thumb)을 활용하는 것이다.



수단목표분석법



가장 흔히 쓰이는 전략의 하나가 차이감소법이다. 말뜻 그대로 현재 상태와 목표 상태간의 차이를 줄이려는 전략이다. 현재 상태에서 조작을 하여 변화된 상태가 목표 상태와 얼마나 유사한가를 평가해 가는 방식이다. 차이감소법은 보통 자신에게 친숙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때 자주 사용되는 일반적인 전략이지만, 문제해결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목표 상태와 비슷해지려는 시도가 오히려 해결을 저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차이감소법보다 세련된 방법이 수단-목표 분석법(means-ends analysis)이다. 이 전략은 우선 현재 상태와 목표 상태와의 차이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 차이를 줄일 수 있는 하위 목표를 만들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조작을 시행한다. 차이 감소법과는 달리, 수단-목표 분석이라는 말이 지칭하는 것처럼, 최종 목표를 일련의 하위 목표로 나누고 각 하위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을 수행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목표에 도달하는 문제해결 전략이다. 다음에 있는 하노이 타워 문제를 풀어 보길 바란다. 이 문제를 풀도록 하면 사람들은 처음에는 차이감소법을 사용하지만, 이 전략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기에 수단-목표 분석으로 바꾸고 해결하게 된다.

"가운데 구멍이 있는 세 가지 크기의 원형 나무토막이 1번 나무 막대에 꽂혀 있다. 목표는 이 세 나무토막을 다른 쪽 끝에 있는 3번 막대로 옮기는 것이다. 한 번에 하나의 나무토막만을 움직일 수 있으며 작은 나무토막 위에는 그것보다 큰 토막을 올려놔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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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타워 문제




유추법



또 다른 발견법의 하나로 유추(analogy)가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어떤 대상에 관한 지식을 문제해결에 끌어 쓰는 전략이다. 좋은 예가 원자 구조 모형이다. 당시 잘 알려진 태양계의 구조, 즉 태양을 중심으로 여러 위성들이 돌고 있다는 지식을, 원자의 구조에 적용해 원자핵의 주변을 여러 전자들이 돌고 있다고 개념화한 것이다. 유추 과정은 특히 여러 창의적인 문제해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다음 문제를 풀어 보자.

“한 환자가 위속에 종양이 생겼다. 사정상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태인데, 이 종양을 제거하지 않으면 환자는 죽게 된다. 한 방법으로 레이저 치료를 하면 된다. 그런데 이 방법을 쓰려면 레이저의 강도가 충분히 강해야만 종양을 파괴시킬 수 있고 약하면 종양을 죽일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강한 레이저를 사용하면 종양 주변의 건강한 조직도 함께 파괴된다는 것이다. 약한 강도일 경우는 조직이 상하지 않지만 종양 역시 파괴할 수가 없다.”

여러분이 의사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치료법을 생각해 보자. 답을 못 찾았으면,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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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예


“옛날 어느 나라에 독재자가 있었는데 그는 나라 가운데 튼튼한 요새를 짓고 살고 있었다. 이 요새 주변에는 농장이나 계곡 등이 있었으며 이 요새로 가는 여러 갈래 길이 있었다. 한 장군이 이 독재자를 제거하려 마음을 먹고, 자신의 모든 병력을 투여하면 이 요새를 함락시킬 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독재자가 여러 갈래 길에 지뢰를 설치해 놓았다. 특히 이 지뢰는 적은 수의 사람들은 안전하게 피해갈 수 있지만 많은 병력이 지나가게 되면 폭발하여 길뿐만 아니라 주변 마을까지도 파괴할 정도로 강한 것이었다. 적은 병력으로는 지뢰는 피할 수 있으나 요새를 함락시킬 수 없고, 많은 병력이 투여되면 발각되어 손실이 클 것이다. 그래서 이 장군은 단순한 작전을 만들었다. 우선 자신의 모든 병력을 적은 수의 분대로 나눈 후 각 분대를 여러 갈래 길에 각각 배치하였다. 그리고 각 분대가 출발하여 길을 따라가도록 하고, 정해진 시간에 모든 병력이 요새에 집합하도록 하였다. 결국 강한 병력으로 요새를 함락하고 독재자를 처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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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문제에 대한 해답


이 이야기를 참고하여 앞의 종양 문제를 다시 해결해보자. 정답은, 주변 조직이 상하지 않을 정도의 약한 레이저를, 종양을 중심으로 여러 방향에서 투사하여, 이들이 종양에서 모두 합쳐져 강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독재자 이야기의 해결 방법과 동일하다. 비록 두 문제가, 표면적으로는 전혀 다른 내용에 관한 것이지만 문제의 구조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유추에 의한 문제해결과정을 이해했을 것이다. 유추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영역을 잘 대응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예와 같은 유추를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우선 한 영역에 관한 잘 정리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이를 다른 영역과 구조적인 측면에서 대응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피상적인 특징이 유사하다고 유추를 하면 오히려 문제해결을 방해할 수 있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여러 분야에 관한 넓고, 깊은 지식을 얻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자연계 전공이더라도 인문, 사회과학 지식을, 인문계 전공이더라도 자연과학 지식을 열심히 얻고 이를 자신의 전공과 관련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성공적인 유추와 창의적인 해결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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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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