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심리적 거리감 - 친구보다 모르는 남 얘기에 더 솔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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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80회 작성일 16-02-0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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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사야 되는 제품들, 즉 자동차 혹은 컴퓨터 또는 핸드폰 같은 경우 사기 전 알고 지내는 주변사람들에게 꼭 물어보게 된다. 그러나 정작 구매제품을 결정하는 상황에서는 친한 사람보다 낯선 사람의 의견을 더 믿게 된다. 왜 제품을 구매할 때는 평소와 달리 가까운 사람보다 생면부지 모르는 사람을 더 믿게 될까?




심리적 거리감에 따라 상황을 달리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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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동일한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시간적 혹은 사회적으로 느끼는 나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서로 다르게 인식하거나 판단하는 성향이 있다. <출처: gettyimages>



사람들은 동일한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시간적 혹은 사회적으로 느끼는 나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서로 다르게 인식하거나 판단하는 성향이 있다. 심리적 거리감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 그 상황을 해석하는 정도나 수준이 달라지는 경우를 ‘해석수준이론(Construal Level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내가 혹은 남편이 “그거 괜찮대” 할 때 “당신은 가만히 있어봐”라는 반응을 보여 순간 분위기 얼어붙게 만들곤 한다. 남편이나 아내가 못미더워서 그런 건 아닌데도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게 된다.

그럼 왜, 남편 혹은 아내의 말에 우리들은 신뢰를 보내지 못할까? 그 이유는 심리적 거리가 먼 실체나 현상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으로 해석하는 반면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경우에는 낮은 수준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높은 수준이란 추상적이고 단순하지만 목표지향적인 상위개념을 말하며, 낮은 수준은 구체적이고 복잡하고 부차적인 목표지향적인 하위개념으로 해석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남편의 말은 상대적으로 심리적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구체적이지만 부차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안면도 없는 그래서 심리적 거리가 먼 인터넷리플러의 의견은 추상적이지만 목표 지향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로 인해 모르는 남의 얘기를 더 객관적인 정보로 판단하게 된다. 실제로 기업이나 영화제작사가 신상품이나 개봉작을 알리는데 광고가 아닌 인터넷 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친구의 추천은 주관적으로 받아들인 반면, 일반인들의 감상평 리플은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심리를 십분 활용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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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다녀온 직후에는 관광지 특징이나 호텔수준 등을 이야기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해외여행에 대한 에피소드가 더 기억에 남는다. <출처: gettyimages>



심리적 거리감은 특히 대상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금 현재시점으로부터 오래된 과거시점은 당장 1주일 전의 시점보다 심리적 거리감이 멀다고 할 수 있다. 또 당장 내일보다는 한 달 혹은 1년 후의 사건에 대해 심리적 거리감을 더 멀게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10년 전 겪었던 일과 1주일 전의 일을 말할 때, 그 내용이나 말에 담긴 함의 간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10년 전처럼 오래 전 일에 대해서는 단순한 상황과 추상적인 해석을 하지만, 1주일 전의 일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황은 물론 부차적인 해석을 하게 된다.

물론 기억이 오래된 일에 대해선 자세한 기억보다 두루뭉술한 기억이 보편적이지만 기억의 양이 아닌 컨텍스트(context) 차원에서 볼 때 그렇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직후에는 여행지나 호텔의 구체적인 사건들을 기억하고 해석하지만, 몇 달 후에는 여행지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해석이 주가 되는 이치다.

‘휴가 때 2박3일 제주도 갔다 왔는데 무척 생소하고 재미 있었던 여행이야’ 아니면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는데 힘들어서 대여섯 번 쉬다 올라갔는데 정말 철쭉꽃이 아름답게 피어있었다’라고 표현하게 된다. 전자는 단순한 상황위주로, 후자는 자세한 상황위주로 기억하고 해석하는 경우로 심리적 거리감에 따른 결과다.




심리적 거리감은 물건을 살 때에도 적용돼



심리적 거리감은 평소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고급레스토랑에서 식사한 후, 우아한 분위기나 서빙보다는 색다른 레시피나 담백한 음식 맛을 더 오래오래 기억하기 쉽다. 개개인이 느끼는 기분상태와 같은 감정적 결과는 가격이나 제품차원의 인지적 결과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가파르게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인지적 결과는 목표지향적인 상위개념으로 심리적 거리가 멀어 오래가는 반면, 감정적 결과는 구체적이고 부차적인 하위개념으로 심리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금세 잊히기 때문이다. 좋은 사례가 바로 저가항공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의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저가항공사들인 제트블루, 사우스웨스트, 버진아메리카 등이 항공업계 전통 강자인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항공 보다 더 높게 평가되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맛집 평가'에서 고급레스토랑 대신 패스트푸드점이 상위권에 오른 격이라고들 비유한다. 델타항공사는 분명 제트블루보다 다양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겠지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는 저렴한 가격인 인지적 결과물이 더 오래도록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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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크기가 커진 만큼 가격 역시 오르는데 소비자들은 용량에서 오는 이득을 가격인상보다 더 가깝게 여기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구매하게 된다. <출처: gettyimages>



소비자가 제품 구매를 결정할 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 요인에 영향을 더 받지만, 구매 후 평가처럼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감정적 요인보다는 이성적 가치에 의해 만족 여부가 달라진다. 이는 감정과 이성적 요인에 대해 심리적 거리감이 서로 다르게 인식됨을 보여 준다.

뿐만 아니라 감정적 요인은 충족되지 않을 때 불만족을 야기하지만, 반대로 충족될 경우 더 이상 만족도를 높여주지는 못한다. 반면 이성적 가치요소는 구매시점에서 부족하더라도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구매 후 만족감을 높여주는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친절한 판매사원은 지갑을 열게 만들지만, 제품기능 혹은 덤으로 주는 상품은 지속적인 만족을 줌으로써 재구매로 이끌어 준다.

심리적 거리감과 제품구매 간의 영향을 보여 주는 또 다른 사례로 패스트푸드점의 빅사이즈 제품이 늘어가는 현상이다. 기업입장에서 기존 동일한 제품의 가격인상은 소비자들의 저항을 가져와 쉽지 않으므로, 기존 제품의 용량을 조금 더 키우거나 새로운 첨가물을 가미함으로써 가격을 인상하곤 한다.

결국 기업 매출이 느는 만큼 햄버거 사이즈가 커진 관계로 소비자들이 섭취하는 양과 칼로리 흡수는 더 증가하게 된다. 이 때 소비자들은 제품의 사이즈가 커지는 것은 이득으로 인식한 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손해로 여긴다.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은 이득보다는 손실을 더 심각하게 여기기 때문에 주의를 더 끌기 마련이지만, 당장 눈앞에서 햄버거를 결정할 경우에는 더 커진 용량에서 오는 이득을 먼저 챙기게 된다.

그래서 가격이 더 오른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감각해진다. 늘어난 용량과 오른 가격 간의 심리적 거리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서로 다른 또 다른 사례다.




시간적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들



우리가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게 되는 대표적인 영향요인으로 ‘이익보다 손실을 더 싫어하는 심리’를 들 수 있다. 지독하게 손실회피성향이 강한 우리들의 보편적인 심리가 그 영향요인이라는 얘기다. 이득을 봄으로써 느끼는 기쁨보다 잃음으로써 느끼는 슬픔이 족히 2배는 더 강하고 오래간다.

친구와 내기에서 1만을 잃을 때 느끼는 비애는 적어도 2만원을 딸 때 보상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햄버거 크기와 가격에 대한 대차대조표 역시 손실회피성향의 한 가지 사례다. 결국 더 크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손실을 이득보다 심리적으로 더 가깝게 생각하게 된다.

잃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주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해석되지만, 얻을 때는 단순하고 개략적으로 해석하게 된다. 제품구매 후 고장이나 하자발생에 대해서 소비자는 세세하게 기억하지만 반대로 답례경품이나 완벽한 A/S서비스에 대해서는 받았다는 사실 이외에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경품이벤트에 참여하여 운 좋게 2개월 후 출발할 수 있는 해외여행 티켓을 받았다고 하자. 공짜로 받은 해외여행 옵션이 갑자기 축소되어 손실로 느껴지는 사람은 반대로 해외여행 옵션이 추가되어 이득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에 비해 똑같은 2개월이라는 기간을 더 짧게 느낀다. 즉 손실일 때 2개월이라는 시간적 거리감이 심리적으로 더 짧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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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소비자는 미래시점까지 분리된 이익으로서의 포인트 적립 보다 제휴카드 할인혜택처럼 즉각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출처: gettyimages>



요즘 외식업계는 물론 주유소나 대형할인마트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들은 포인트 적립이나 제휴카드 할인혜택을 받고 있다. 이들 고객보상프로그램은 그 목적하는 바가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즉 구매율에 따라 제공되는 포인트 적립은 장기적인 고객보상차원인 반면, 제휴카드 할인프로그램은 단기적인 매출증대차원으로 서로 다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손실회피성향으로 인해 미래시점까지 분리된 이익으로서의 포인트 적립보다는 즉각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손실의 감소로 인식되는 제휴카드 할인혜택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제휴카드 할인혜택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로 불확실한 미래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심리를 들 수 있다. 지금 당장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1만원이 2주 후 받게 되어 불확실한 1만원보다 더 선호하는 심리다. 지금 내 수중의 1만원은 1만원의 효용가치를 가지게 되지만, 2주 후 1만원의 효용가치는 지금보다 더 떨어지게 된다.

소비자들이 제품구매를 미래시점으로 지연시킬 경우, 판매원이 미래가치를 평가절하 시킨다면 효과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갖게 되는 구매 희망제품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주어야 한다. 효과적인 방편으로 추상적으로 느끼는 제품효과보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직접 시음하고 시승해보거나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대형마트 식품점코너에서 시식행사를 하는 이유는 시식 후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채’를 주기도 하지만,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 당장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심리적 거리감은 사회적 현상에도 나타나



동일한 사물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심리적 거리감은 시간뿐 아니라 사회적 요소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경우로 가깝고 친밀한 가족이나 친구는 평소 얼굴만 알고 지내는 동네 이웃이나 직장 동료보다 사회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거리감은 더 짧다. 이러한 거리감은 소비자들이 특정 정보를 듣고 이를 해석할 때 나타난다.

사회적 거리감이 짧은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들은 정보는 구체적이면서도 부차적인 하위 차원으로, 반면 이웃이나 동료가 일러준 정보는 추상적이고 핵심지향적인 해석을 하게 된다. 동일한 정보라도 친구의 말을 친밀하고 구체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결정적인 판단은 핵심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이웃사람의 정보를 더 신뢰하게 된다.

특히 대체로 싼 제품이거나 썩 중요한 제품이 아닌 경우에는 가족이나 친구의 의견을 듣지만, 값비싼 자동차나 까다로운 노트북을 구매할 때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남긴 인터넷 리플이라든지, 판매원의 의견을 더 듣게 된다. 구전마케팅을 위해 친근하고 유명한 연예인보다는 다소 거리감이 있게 느껴지는 전문가나 일반인을 이용하는 것이 구전의 실체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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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가 높은 집단의 리더는 그렇지 않은 리더보다 평균적으로 3배 이상 부하직원들을 웃긴다고 한다. <출처: gettyimages>



특히 사회적 차원에서의 심리적 거리감은 회사나 조직 내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활동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권위적인 조직일수록 구성원과 상사간의 관계에서 심리적 거리감이 멀어지게 느낀다. 권위적인 조직은 서로 간 친밀감이 떨어지고 문제 해석 역시 목표지향적인 상위개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감이 떨어진 조직은 심리적 거리감이 커져 직급 간 두터운 벽이 형성된다.

조직원들은 탁월한 재능과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거리감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되기 마련이다.

‘켈의 법칙(Kel's Law)’에 따르면, 동료 간 거리가 1이라면 부하직원과 바로 윗 상사와의 거리는 2가 되고, 이때의 심리적 거리감은 2가 아닌 4가 된다. 이는 직급이 한 단계씩 멀어질수록 심리적 거리감은 제곱으로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심리적 거리감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적극적으로 부하직원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세계적인 글로벌기업인 존슨앤존슨의 전CEO 짐 버크(Jim Burke)는 “나는 재직 중 직원들과 의사소통 하는 데 내게 주어진 일과의 40%를 할애했다. 그만큼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경청이다”라고 지적하였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성과가 높은 집단의 리더는 그렇지 않은 리더보다 평균적으로 3배 이상 부하직원들을 웃긴다고 한다.

리더와 부하직원 간의 격이 없는 분위기는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개진이 더 활발하게 됨으로써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해준다. 분위기가 좋은 조직은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성과를 높여 준다.

참고문헌

Liberman, Nira and Yaacov Trope(1998), “The role of feasibility and desirability considerations in near and distant future decisions: A test of temporal construal theor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Vol. 75, pp.5-18.
Trope, Yaacov and Nira Liberman(2003), "Temporal Construal", Psychological Review, Vol. 110(3), pp.403-421.





범상규 | 건국대학교 교수
건국대학교에서 통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영학과와 응용통계학과에서 마케팅, 소비자행동, 통계조사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 관한 심리코드를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개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방송, 외부강연 및 칼럼, 저서 출간 등의 활동을 하며 블로그(blog.naver3.com/skbeom)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Non 호모이코노미쿠스]와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 등이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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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소비자들 2015. 05. 20
저자 범상규는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이 책에서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심리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 9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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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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