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호감과 비호감 -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어떤 사람을 비호감이라 판단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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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16-02-0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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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시간에 지하철 같은 칸에서 만나는 그 사람… 둥근 얼굴에 선한 눈매, 말로 다 설명할 순 없지만 느낌이 좋다.
능력있고 사람 좋아 보이는 멀쩡한 회사 동료… 딱히 내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같이 어울리면 불편하다.
우리는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다양한 장면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스쳐간다. 이렇게 스치는 듯한 만남은 하루에도 수백 번, 일 년에는 얼마나 많은지 헤아릴 수 없다.
그렇다면 스치는 인연에서, 호감을 갖고, 나아가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기까지(혹은 꺼려지는 관계로 발전하기까지) 무엇이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0.1초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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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만난 사람에 대한 인상이 결정되는 시간은 얼마일까? <출처: gettyimages>


처음으로 마주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재빠르게 상대의 인상을 판단한다. 프린스턴 대학의 Willis와 Todorov (2006) 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낯선 사람을 보고 매력적인지, 호감이 가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데 불과 0.1초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시간을 더 준다고 판단이 달라지기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판단이 점점 더 확고해 질 뿐이다. 0.1초 만에 상대에 대한 평가가 시작된다니 놀랍지 않은가!
‘내면에는 훨씬 아름다운 내모습이 있는데… 0.1초만에 외모로 판단되다니 억울해…’ 하지만 좌절은 말자. 정우성이나 김태희가 아니어도 기회는 있다. 이 짧은 순간에 호감과 비호감의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니!

물론 최초 인상 형성의 상당부분은 신체적 특징에 의존한다. 하지만 그 외에도 우리는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듯한 열정적인 태도, 단정한 옷차림 등과 같은 다양한 특징들을 통해 타인을 판단하게 되며 “저 사람 내 스타일인데?” “저 사람은 나랑 안 맞을 것 같다.” 등의 분류작업을 시작한다.
이러한 분류작업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매력과 호감의 정서를 바탕으로 더 가까운 관계를 지닐 것인지 아니면 “공적인 일 관계야” 하며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선을 그을 지 선택의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인상형성과 그에 따른 호감, 비호감 정서와 관련하여, 사회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분류시키는지 그리고 그것을 결정짓는데 특정한 규칙이나 과정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였고, 이러한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들로 근접성, 유사성, 친숙성, 상호성을 언급하였다.



호감과 비호감의 기준



근접성(proximity): ‘몸이 멀어지면 마음은 (대부분의 경우) 당연히 멀어진다’.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진 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군장병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무리 친하게 지내왔던 친구들도 멀리 떨어져 지낸다면 자연스럽게 그 친구와는 만나는 횟수가 줄어든다.
대신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은 회사동료나 선후배와 같이 더 자주 만나는 사람들로 채워간다. 물리적인 거리 즉, 근접성의 원리는 친숙성과 유사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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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고 우리의 선택이 옳은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려 하는데 유사성, 즉 내가 선택한 것을 이 사람도 선택했다는 사실이 그 사람이 내 선택이 옳았다고 인정해 주고 칭찬해 준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출처: corbis>


유사성(similarity):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요? 프로야구는 어느 팀을 좋아하나요? 매운 음식을 좋아하시나요? 오지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해보라.
그 곳에서 나와 비슷하게 생긴, 한국말을 쓰는 여행자 무리를 마주쳤다면 왠지 모를 반가운 마음이 들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게 된다.
한국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하던 행동인데 타국에서 만났다는 이유로 너무나 반갑게 느껴진다. 일단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는데 알고 보니 나랑 공통점도 많다!! 역시 여행은 좋은 것이다.

유사성이 호감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다양할 수 있는데 Festinger의 사회비교 이론에 따르면 태도, 가치, 흥미, 연령, 학번, 출신학교 등의 유사성이 우리 자신이 옳다는 느낌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고 우리의 선택이 옳은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려 하는데 유사성, 즉 내가 선택한 것을 이 사람도 선택했다는 사실이 그 사람이 내 선택이 옳았다고 인정해 주고 칭찬해 준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나를 칭찬해주는 이 사람, 느낌이 좋다. 이러한 유사성은 상호성과도 관련이 깊다.

상호성(reciprocity): 내가 전혀 관심이 없었던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들었을 때, 이제 그 사람은 내게서 전혀 관심 없는 누군가가 아니게 된다.
괜히 그 사람을 한 번 더 보게 되고, 그 앞에서 의식하게 되며 아무 생각 없던 내 태도와 마음에는 변화가 생긴다. 이를 호감의 상호성(reciprocity of liking)이라고 한다.

우리의 마음은 짝사랑도 기꺼이 감수하지만 보통의 경우 서로 주고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고 나에게 호감을 갖는 사람에게 좋은 감정을 갖기 마련이다.
거꾸로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도 역시 몸짓, 발짓, 눈빛으로 상대에게 전달이 되며 이러한 부정적 감정은 나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상대도 나만큼 머리가 좋다.



인상형성은 정보처리적 과정



인간의 인상형성 과정은 다른 사람에 대한 나의 정보처리적 과정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인지적으로 빠르고 경제적으로 판단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어 상대를 판단할 때 현저하게 드러나는 단서에 주로 의존한다.
그리고 인상을 형성하고 나면 다른 단서들은 대개의 경우 무시된다. 처음부터 나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윗사람의 가차없는 뭇매가 왠지 나를 매도하는 것처럼 생각된다면 자연스레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라는 생각과 함께 억울함이 밀려올 것이다. 역시 직장상사는 비호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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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만남에서 외모나 행동, 상황, 정서 등으로 인하여 부정적인 인상을 형성하고 편견을 가지면 상대의 모든 말과 행동을 바라보는 내 눈과 마음은 이미 객관성을 잃는다. <출처: gettyimages>


하지만 우리도 상대를 그렇게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첫인상의 판단과 내가 가진 프레임에 맞추어 상대를 싫은 사람으로 지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상대의 첫인상, 첫만남에서 외모나 행동, 상황, 정서 등으로 인하여 부정적인 인상을 형성하고 편견을 가지면 상대의 모든 말과 행동을 바라보는 내 눈과 마음은 이미 객관성을 잃는다.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은 내가 가진 틀에 맞게 재구성되고 반대의 의견이나 상황이 제시되어도 이를 부정하며 더욱 나의 의견을 견고하게 만들 다른 증거를 찾아 정당화시킨다. “봐! 내 말이 맞지? 쟤는 저렇다니까!!!”

직장, 학교 등 가까운 생활반경에서 만나는 나의 주변인들을 떠올려보자. 내가 그 사람을 꺼리는 이유가 혹시 처음부터 비호감으로 찍은 뒤 재고의 여지 없이 계속 싫은 사람으로 낙인 찍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호감을 얻고 싶다면 나부터 시작해보자



호감을 얻고 싶다면 나부터 호감을 표현해 보자. 외모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현대의학기술의 발달이 이에 대한 수많은 반박증거를 길거리로 쏟아내고 있긴 하다) 웃는 얼굴, 단정한 옷차림, 인사성, 밝은 목소리는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소위 느낌이 통하고, 온몸이 찌릿한 만남도 사실은 개인 고유의 매력에 더하여 근접성, 유사성, 상호성과 같은 요소들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여기에 버스 안이나 강의실에서의 작은 에피소드 같은게 더해지면 그토록 바라던 러브스토리가 시작될 수 있다! 그러니 자주 마주하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같이 하는 시간들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좋은 감정들을 공유해보자.

참고문헌

  • 홍성열(2004). 사회심리학, 서울: 시그마프레스
  • 한덕웅 외(2005). 사회심리학, 서울: 학지사
  • 홍대식(2011). 성공적 인간관계, 서울: 박영사
  • Willis, J., Todorov, A.(2006) . First Impressions Making Up Your Mind After a 100-Ms Exposure to a Face- . Psychological science, 17(7), 592-598
  • Festinger, L. (1954). A theory of social comparison processes. Human Relation 7, 117-140



이윤형 | 영남대 심리학과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 학사, 석사를 받았으며 미국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 Chapel Hill 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발행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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