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노무족과 액티브 시니어족 - 젊은이보다 더 활기찬 소비를 즐기는 중장년층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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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54회 작성일 16-02-0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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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아저씨가 아니다’라는 의미의 40~50대 남성의 노무(NOMU)족, 평범한 아줌마이기를 거부하는 40~50대 여성을 일컫는 루비(RUBY)족의 등장은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위해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대표적인 표상이다. 이들은 화장품, 건강식품에서 문화나 레저 활동에 이르기까지 젊음을 위한 소비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오고 있다. 과연 이들의 소비기준은 뭘까?




나 아저씨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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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고 싶은 40~50대 남성들의 욕망은 외모뿐만 아니라 자신을 가꾸고자 하는 여가활동에도 빠르게 펴지고 있다. <출처: corbis>



2012년 40대 중년 남자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나온 유명한 대사 한마디. “나 아저씨 아니거든.” 이처럼 영원히 젊은 오빠를 꿈꾸는 40~50대 중장년 남성들이 노무(NoMU·No More Uncle)족이다. 이처럼 '아저씨티'를 벗으려는 노무族이 급속히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BB크림을 사용하고, 건강보조제나 건강식품류 섭취는 기본이며, 피트니스나 피부클리닉의 방문도 드물지 않은 실정이다. 요즘처럼 불경기로 지갑은 얇고 살림살이는 빠듯하지만 젊음을 유지하려는 안티에이징(anti-aging) 소비에는 아낌없이 돈을 쓴다. 나이를 잊고 젊어지고 싶은 욕망이 무려 12조원 규모로 매년 10%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안티에이징 제품과 서비스를 활용하는 주된 이유는 뭘까?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결과, ‘젊음에 대한 관심과 외모가 곧 능력’이라는 생각이 주류를 이룬다. 구체적으로 과거보다 젊음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다는 응답이 86.9%, 외모가 곧 능력이자 자기관리의 척도라고 여기는 비율이 63.9%에 달했다. 심지어 3명 중 1명꼴로 살림은 어려워도 젊게 사는 삶을 누리는데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웬만한 직장 남성들은 출퇴근 전후에 피트니스센터에서 뱃살빼기로 몸관리를 하며, 대학생차림의 백팩도 즐겨맨다. 또 출근 전에는 BB크림을 바르고 햇볕이 많이 쬐는 날은 자외선차단제를, 건조한 날은 미스트를 뿌리며 주1회 마스크팩은 필수인 시대다.

젊어지고 싶은 40~40대 남성들의 욕망은 비단 외모뿐만 아니라 자신을 가꾸고자 하는 여가·문화 활동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장년층이 문화콘텐츠 주력 소비층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최근 케이블방송인 tvN에서 중장년층 시청자를 겨냥해 만든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주목 받았다. 평균 연령 76세인 배우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이 여행을 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는데 첫방송 시청률이 케이블방송 사상 최고인 4.15%를 기록했다. 10~20대 위주의 콘텐츠 시장에 연령 파괴를 가져온 계기라는데 의미가 있다. 또 충무로 영화계에서는 관객 500만 이후의 흥행은 중장년층 관객에 달렸다는 말이 정설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한 영화 예매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40대 예매율이 20대를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40~50대 중장년층의 젊음을 상품화한 사례는 영화가 아닌 음반업계가 먼저다. 7080열풍을 일으킨 ‘세시봉 열풍’은 올해 용필리즘(Youngpilism)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조용필의 19집 앨범 ‘헬로우’로 정점을 찍었다. 공연·출판·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출판업계의 경우 올 1월 연령대별로 10~30대 독자 비율은 줄고 40~60대는 늘었으며, 특히 남성 구매자는 40대가 20~30대를 제치고 구매 비율이 가장 높았다. 뮤지컬 관객 중 20%가 40~50대로, 특히 낮 시간대 공연은 중장년 주부를 겨냥 30%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게임업계도 평소 게임에 관심을 갖지 않던 40~60대가 스마트폰 게임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주력 고객층인 10대 못지않은 파워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당신 딸의 청바지가 아니에요



최근 자신을 젊게 가꾸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40~50대 여성 소비층을 ‘루비족(RUBY)’이라 한다. 삶을 다시 신선하게 만들고(Refresh), 평범함을 거부하며(Uncommon), 아름다움을 추구하고(Beautiful), 젊은 취향을 가진(Young) 여성이라는 뜻이다. 남편도 자식도 아닌 나를 위해 투자하려는 경향이 뚜렷한 이들은 50대의 나이에도 자신을 가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들의 주된 소비 트렌드는 ‘젊어지기 위한 소비’와 연결된다. 백화점 2층은 젊은이들 브랜드고 4층은 운동복 코너인데 3층은 일부러 가지 않는다는 주부들이 많다. 3층 브랜드들은 너무 올드해 보여서 거부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더욱 ‘젊고 어리게’ 소비생활을 영위한다. 즉 ‘젊어 보이는’ 패션을 추구하면서, ‘마담복’으로 보이는 제품은 꺼리면서도 수입의류 및 트래디셔널 브랜드 구매는 늘고 있다. 또한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40~50대 여성고객 매출액은 2013년 상반기 120% 이상 신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NYDJ’라는 청바지 브랜드 매장이 들어섰다. ‘당신 딸의 청바지가 아니에요(Not Your Daughter’s Jean)’라는 뜻의 이 브랜드는 중년여성들의 바디라인을 매끈하게 다듬어주는 체형보정 청바지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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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딸의 청바지가 아니에요(Not Your Daughter’s Jean)’라는 뜻의 이 브랜드는 중년여성들의 바디라인을 매끈하게 다듬어주는 체형보정 청바지로 눈길을 끌었다. <출처: gettyimages>



이들 중년여성들은 신체적으로 겪게 되는 갱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적인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커뮤니티 활동, 레저, 스포츠, 여행, 취미 등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40~50대가 아웃도어 시장에서 주역으로 떠오르며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 루비족의 가장 두드러진 소비특징으로는 자기를 위한 투자, 자기표현을 위한 지출이 많지만 비용 대비 효용성을 염두에 둔 합리적 소비를 한다는 점이다. 못살던 시절을 경험하며 절약만이 미덕이라던 이전 세대에 비하면 소비의 규모는 분명 커졌다. 하지만 값비싼 명품을 무분별하게 추구하기보다는 같은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스마트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 종종 모임을 통해 스스로를 위해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교환하기도 한다. 요즘은 인터넷 이용에 능숙한 중년여성들이 많아 백화점 가격, 인터넷몰 가격 등을 일일이 비교해본 후에 상품을 구입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주로 이베이와 같은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나 해외 백화점 인터넷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기도 한다. 이처럼 40~50대 루비족은 자신만을 위한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일단 구매를 하게 될 경우에는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다.




시니어는 백화점만 간다고?



요즘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은 더 이상 20~30대 젊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삼성카드사가 분석한 인터넷 쇼핑 매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과거 주축이던 20~30대의 매출비중은 47.2%로 5년 전 대비 13.0%나 감소한 반면, 새롭게 등장한 40~50대의 비중이 49.2%로 11.0%나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GS샵의 50대 전용 인터넷 쇼핑몰 오아후(oahu.gsshop.com)는 50대 이상 여성의 구매비중이 40%를 차지했고, 주로 신발, 의류, 미용, 식품, 건강용품, 패션잡화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상품 정보를 표준화하고 쇼핑몰 디자인을 최대한 간결하게 구성하며, 글자 폰트도 14포인트 이상 키워서 상품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함으로써 시니어들의 진입장벽을 낮췄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보급은 그동안 소외됐던 이들 세대를 인터넷 문화권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었다. 젊은 층에나 익숙했던 글자 대신 손가락 터치로 간단하게 채팅은 물론 동영상, 상품정보 검색이 가능하게 되면서 모바일 쇼핑까지 즐기게 된 것이다. 이처럼 사용환경이 편리해짐으로써 저렴한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경우처럼 품목도 다양화되고, 포인트 적립이나 사용에 대한 관심도 역시 20~30대만큼 높아지는 추세다. 헤어삽 쿠폰, 먹을거리 쿠폰, 여행 상품권 등의 구매율이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이 품질이나 신뢰도를 따지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게 좋은 구매 채널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데, 쿠팡의 경우 2013년 5월 기준 50대 이상의 소비자1인당 평균 구매액은 전월 대비 13% 늘어나 20대보다 60%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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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해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인생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 세대는 인터넷 쇼핑 등 새로운 구매 채널에 빠르게 익숙해지고 있다. <출처: gettyimages>



이들 시니어 세대는 그동안 자녀와 남편 등 가족 중심의 소비를 주로 해왔지만, 자녀의 졸업이나 결혼 등의 상황과 맞물려 자신만을 위한 소비를 늘려가려는 경향이 반영되고 있다. 애들 교육에서 자유로워진 지금이야말로 인생의 즐거움을 다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시작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처럼 자신을 위해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인생을 즐기는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세대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32%에 이르는 50대 이상 액티브 시니어들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젊은 시절을 보냈고 50대가 들어서야 스스로를 위한 소비, 취미, 라이프스타일 등을 추구하기 시작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돈은 없고 까다롭기만 한 20대 젊은 층보다 훨씬 더 두터운 지갑을 들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2020년 14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영마인드’를 가진 시니어 고객들일수록 숫자에 불과한 나이기준의 노인 취급 대신 젊음을 회상시킬 때 만족도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한 백화점의 사례처럼 ‘이 옷으로 예전과 같이 날씬한 몸매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나 ‘10살 젊어지는 메이크업 상담회’와 같은 문구 등이 좋은 예다.




나이 듦이 가져다 주는 현상들



지금까지 40~50대 중장년층의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살펴본 결과,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투자하겠다는 소비심리가 강한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다가온다. 나이 먹어가면서 왜 기억력이 쇠퇴할까? 나이를 먹을수록 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갈까?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면 나이 든다는 것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60세가 넘었다고 반드시 기억력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며, 단지 장기기억에 저장할 때 집중하지 못하고 정신이 산만해지기 쉽다. 즉 기억력이 아니라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우리의 기억 능력은 정신이 산만해지는 것을 억누르는 능력의 영향을 받는데 이 능력이 나이를 먹으면서 감퇴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나이 듦은 정서적으로 유연한 뇌를 가져다 주기도 하는데, 나이 든 뇌는 부정적인 사건들로부터 빠르게 회복되도록 도와주는 감정적 온도 조절장치를 이용한다. 미시간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패트리샤 로이터-로렌스(Patricia A. Reuter-Lorenz) 연구팀은 젊은 사람들보다 더 긍정적인 감정적 성향을 갖게 해준다고 지적한다. 또한 나이든 사람들의 편도체(공포, 화, 행복 등 원시적 감정을 담당)는 젊은 사람들과 달리 긍정적인 이미지를 볼 때만 활성화된다. 이처럼 긍정적인 관점은 나이 든 뇌가 살아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게 된 능력이며, 결국 정서적 탄력성이 증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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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기억력보다는 기억을 위한 집중력이 떨어지지만 긍정적인 감정적 성향을 갖게 된다. <출처: corbis>



한편 나이 들수록 지난 5년이 다른 때보다 훨씬 더 빨리 흘러갔다는 느낌을 받고 한다. 한마디로 가는 청춘이 아쉬워서 자꾸 젊은시절을 회상하고 그리워하게 된다. 이런 보상심리를 위해 나이 들수록 젊은이들의 소비행태를 좇게 된다. 나이 들수록 우리들의 생리적 시계들이 대부분 느려지기 때문에 세상의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왜 생리적 시계가 느려질까? 미국의 신경과학자인 맹건(Mangan)은 노인들에게 3분의 시간이 나타내는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추정해 보라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스무 살 무렵에 정점을 이루다가 나이가 듦에 따라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노인들이 항상 시간의 길이를 과대평가하게 된다. 바로 아주 바쁘게 일하고 있을 때는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우리의 생체리듬시계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1955년 미국의 통계학자인 그레이(Gray)가 명명한 ‘망원경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과거를 돌아볼 때 마치 망원경을 통해 보는 것처럼 사건들이 확대되어 보이기 때문에 시간적 거리감이 축소되고, 그 사건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인 크롤리(Crawley)와 프링(Pring)은 주요 사건들의 실제 발생시점과 추정 시점 간의 길이를 비교 측정한 결과, 대체로 중년일수록 사건들을 실제보다 더 나중에 일어난 것으로 기억하여 망원경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나이 들어서도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이유는…



나이를 불문하고 아름다운 외모에 집착하는 이유는 과연 뭘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름다움이야말로 최상의 경쟁력이라는 굳건한 믿음에 기인한다. 바로 외모지상주의다.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 루키즘(lookism)은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윌리엄 새파이어(William Safire)가 2000년 8월 인종·성별·종교·이념 등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차별 요소로 지목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뿐 아니라 인생의 성공 여부까지 좌우한다는 믿음으로 인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 또는 그러한 사회 풍조를 말한다. 영국 런던정책연구센터의 연구위원인 캐서린 하킴(Catherine Hakim)은 2010년 ‘유럽사회연구(European Social Research)’에서 처음으로 ‘매력 자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예쁜 얼굴, 섹시한 몸뿐 아니라 뛰어난 사교술과 유머, 패션스타일, 이성을 다루는 테크닉 등을 말하며, 이는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에 이어 현대 사회를 규정하는 제4의 자산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그동안 ‘옷차림이 승진에 미친 영향’과 같은 외모 프리미엄은 IQ처럼 측정할 수 없었지만, 그는 매력 요소들을 정량적으로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매력적인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소득이 20% 많았고 여성은 13% 많았다. 키가 클수록 남성은 23%, 여성은 26% 소득이 많았다. 북미에서는 매력적인 남성이 14∼28%를 더 벌고, 매력적인 여성은 12∼20%를 더 벌었다. 또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의 취직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10% 정도 더 높았다. 이처럼 ‘외모 프리미엄’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으며, 이렇게 자본화한 매력이야말로 우리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조용한 권력’이 되어간다는 우려가 앞선다. 시제로 증명사진의 ‘포토샵’은 애교수준이며, 무리한 다이어트로 건강을 위협하거나 지나친 성형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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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모에 집착하는 외모지상주의는 외모를 매력자본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무리한 다이어트나 성형의 부작용을 유발시킨다. <출처: corbis>



하지만 의외로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평범한 외모나 얼굴을 더 좋아한다. 심리학자인 리처드 세인트 존(Richard St. John)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요소로 평범한 외모를 꼽았다. 그는 10여 년 동안 CEO, 배우, 뮤지션, 작가 등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평범한 외모의 사람들이 외모적으로 뛰어난 사람들보다 모든 분야에서 더 높은 성공을 거두었다. 마이클 잭슨이 뛰어난 외모의 뮤지션은 아니었으며, 타이거 우즈 역시 탁월한 외모를 가진 스포츠스타는 아니지 않는가? 평균적이거나 평균보다 약간 미달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미운 오리새끼들이 다른 사람들의 방어막이나 경계심을 낮추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다.

특히 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에 가까운 특징의 소유자일수록 유전적 돌연변이일 확률이 낮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우리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정상 개체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름다움에 비해 평범함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호소력을 가진다. 성형전문의인 스티븐 마쿼트(Stephen Marquardt) 박사에 따르면, 실험참가자들의 67퍼센트가 자신의 집 열쇠를 맡길 때 외모가 뛰어난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1퍼센트가 외모적으로 덜 매력적인 사람들이 낯선 사람을 더 잘 도와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응답자의 82퍼센트가 덜 매력적인 사람들에게 더 안심하고 돈을 빌려주겠다고 답했다.

결국 우리들은 무의식 중에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보다는 평범하거나 다소 약점을 가지고 있는 외모의 소유자를 더 도덕적이고 인정 많고 정직하다고 여긴다. 하킴의 지적대로 타고난 '외모 프리미엄'만이 성공 열쇠인 매력자본의 전부는 아니며, 사교술, 유머, 예의범절, 춤 실력, 자기표현 기술처럼 배우고 키울 수 있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기자. 더구나 이런 외모 프리미엄을 좇는 과정에서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응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참고문헌

  • Gray, P.G.(1955), "The Memory factor in social surveys," Journal of the American Statistical Association, 50, pp.344-365.
  • Crawley, S.E, and L. Pring(2000), "When did Mrs. Thatcher resign? The effects of ageing on the dating of public events," Memory, 8, pp.111-121.
  • [매력자본(Honey Money: The Power of Erotic Capital)], 캐서린 하킴(Catherine Hakim), 이현주 역, 민음사, 2013년.



범상규 | 건국대학교 교수
건국대학교에서 통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영학과와 응용통계학과에서 마케팅, 소비자행동, 통계조사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 관한 심리코드를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개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방송, 외부강연 및 칼럼, 저서 출간 등의 활동을 하며 블로그(blog.naver3.com/skbeom)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Non 호모이코노미쿠스]와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 등이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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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소비자들 2015. 05. 20
저자 범상규는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이 책에서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심리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 9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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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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