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지능에 대한 이해 - 지적 능력의 개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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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16-02-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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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심리학 용어가 무엇일까? 필자는 ‘지능’, ‘지능검사’, ‘아이큐(IQ)' 같은 용어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학교 교육을 받으며 한두 번은 지능검사를 받았을 것이고, 아이큐라는 단어가 지능을 나타내는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거의 40여 년 전 초등학교 때 이미 집단 지능검사를 받은 것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일찍부터, 외국에서 공부한 교육학자와 심리학자들에 의해 지능검사가 개발되어 학교에서 활용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용어에 관한 배경 지식은 그리 넓게 공유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번 글에서는 개인차 심리학 연구의 중심 주제인 지능에 관해 특히 지능검사가 개발된 역사적 배경과 지능의 본질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자.



지능지수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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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수업이 필요한 아이들을 선별해 내기 위해 지능 검사를 만들었던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네
<출처 : Wikipedia>


프랑스에서 19세기말 소위 말하는 대중 교육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모든 계층의 아이들이 한 반에서 학습하게 되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여분의 보충 수업이 필요한 아이들을 선별해 내는 작업을 심리학자인 비네와 동료들이 맡았다고 한다.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이 출발한지 얼마 안 되는 이 시기에 아이들의 지적 능력 혹은 인지 과정에서의 개인차에 관한 잘 정리된 생각 즉 이론적 바탕은 없었을 것이다. 비네는 할 수 없이 학급에서 가장 뛰어난 아이는 풀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해결할 수 없는 논리 문제, 단어 기억 문제, 그림 외우기 등과 같은 문제를 만들었다. 이 과제 수행이 학업 수행의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검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과거에 얼마나 학습했느냐를 측정하기보다는 기본적인 학업 능력을 평가한다는 의미에서 자연 지능(natural intelligence)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8세 아이가 6세 아이들과 비슷한 문제 해결을 보인다면, 보충 수업이 필요하게 되는 것인데 나중에 심리학자들은 8세를 신체연령, 6세를 정신연령이라고 부르고 여기에 100을 곱해 하나의 숫자로 지능을 표현하게 되는데 이것이 비율 IQ(6/8 X 100 = 75)이다. 지능이 100이면 보통 평균에 해당한다는 이해가 여기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6세가 12세의 지적 능력을 보이는 것과 30세가 60세의 지적 능력을 보이는 것을 같게 다룰 수 없기에 이 비율 IQ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 각 개인(예, 한 명의 6세 아이)의 지능 검사 점수를 그 개인이 속하는 집단(예, 모든 6세 아이들)의 평균 점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는 편차 IQ가, 비네 이후에 개발되고 발전시켜온 여러 종류의 지능 검사들에서 사용된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지능 검사 개발의 목적은 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었다. 즉 지적 능력을 파악하여 도우려는 좋은 의도로 개발한 것이다. 지능검사로 측정하는 것이 지적 능력의 전부도 아니며, 또한 지적 능력을 하나의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오만한 주장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더더구나 지능검사 점수로 한 개인의 능력을 규정하고 그에 해당하는 취급을 정당 시 하는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지능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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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과 학업 성적과의 상관은 다양한 집단과 상황에 걸쳐 약 0.5(상관계수 r=.5) 이다.<출처 : gettyimages>


필자도 심리학을 처음 배울 때 그랬지만, 독자들도 여러 의문이 생길 것이다. 사람에 따라 지적 능력에 차이가 있을까? 있다면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 능력의 차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즉 어떤 문제 혹은 과제 수행으로 알 수 있을까? 지적 능력의 차이를 하나의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보다 근본적으로 지능이란 무엇일까? 이 여러 의문들에 답은 독자들의 호기심과 탐구심에 넘기기로 하고 몇 가지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만을 살펴보자.

비네 이후로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지능검사의 문항 개발, 지능의 밑바탕이 되는 능력의 종류, 지능의 유전적 영향을 등을 연구해 왔다. 가장 확실한 결과는, 지능검사가 다른 어떤 행동보다도 학교에서의 수행을 가장 잘 예측한다는 것이다. 물론 동기, 주의력, 부모의 영향 등 다른 요인도 있지만, 지능과 학업 성적과의 상관은 다양한 집단과 상황에 걸쳐 약 0.5(상관계수 r=.5) 이다. 그리고 지능 점수는 직장에서의 수행을 예측하는 가장 좋은 측정치라고도 한다. 심지어는 청소년의 범죄율이나 평균 수명도 지능지수와 의미 있는 상관이 있다고 하니, 말하자면 지능 검사 점수는 지적인 사람이 잘하리라고 여겨지는 모든 행동들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지능이라고 부르는 능력은 모든 지적 과제 수행에 필요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일까, 아니면 제한적이고 특수한 여러 지적 기술들을 포함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성격의 개인차를 연구하는데 사용하는 요인분석 기법이 지능의 개인차와 밑바탕이 되는 요인을 찾는데도 사용된다.수백 명에게 수백 개의 지능검사 문제를 풀게 하여 만들어진 점수 행렬에서 기본이 되는 요인을 찾으면 된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가는 심리학자들 간에 의견이 다르다. 스피어만 같은 학자는 일반 지능(보통 ‘g’로 표현)과 특징적인 기술(보통 ‘s’로 표현)의 이요인 지능 이론을 주장하고, 서스톤과 같은 심리학자는 ‘단어 유창성’ ‘언어이해’ ‘숫자’ ‘공간’ ‘기억’ ‘지각적 속도’ ‘추리’와 같은 일곱 가지가 1차적인 정신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회자하는 가드너의 다중 지능 이론에서는 여덟 가지 지능의 종류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겠지만, 이 여덟 가지는 지능이라기 보다는 여러 재능을 나열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능의 원천, 즉 선천적인 유전과 후천적인 양육에 의한 영향의 문제를 검토해보자. 독자들이 이미 인지발달과 언어습득 논의에서 보았듯이 이 ‘선천과 후천’의 문제는 지능에서도 비껴 갈 수 없다. 이 두 영향을 살펴보는 방법의 하나가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생아와 형제와 같이 반 정도만 유전자가 같은 이란성 쌍생아들을 대상으로, 양육된 환경이 비슷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를 찾아 지능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특히 지능 점수가 유전적 형질의 차이에 의해 야기될 비율(유전계수, heritability coefficient)을 수많은 연구 결과를 종합해 계산해 보면 약 .5라고 한다. 이는 약 50%의 지능점수 차이가 유전에 의해 야기된다는 말이다. 이에 근거해 여러분의 지능의 반은 유전에 의해, 반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유전계수는 사람들 간의 지능 차이를 50% 정도 유전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지 어느 한 개인에게 유전이 지능에 끼치는 영향을 나타내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지능 유전자가 있어 여러분의 지능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사실은 유전적 특성이, 사회, 물리적 주변 환경과 복잡하게 상호작용하여 지능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호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정확히 알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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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플린의 연구 결과는 지능을 결정하는데 환경적 영향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심리학자 플린(James Flynn)의 연구 결과는 흥미롭게도 지능을 결정하는 데 환경적 영향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위의 그림은 1932년부터 1978년까지의 미국에서의 IQ 점수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사람들의 평균 지능 점수가 거의 15점이나 증가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아마도 사람들이 점점 지능 검사 자체에 친숙해져 좋은 점수를 얻게 된 것일 수 있으며, 현대 사회가 보다 추상적 사고나 여러 복잡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환경이 되었으며, 바로 이런 문제를 지능검사에서 묻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이 46년이란 기간이 어떤 유전적인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기에, 환경적 요인이 지능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즉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결과는 유전과 환경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며 지적 발달을 책임진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아마도 유전적인 영향이 특정한 환경을 선택하게 하고(예를 들어 키가 크면 농구를 하게 되듯이, 기억 능력이 좋게 태어난 아이가 암기 게임을 좋아하게 되듯이), 이러한 환경에서의 지속적이고 오랜 경험이 지적 능력의 향상이라는 커다란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얻는 교훈이다.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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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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