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또래관계 - 친구 사귀기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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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31회 작성일 16-02-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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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또래와 놀면서 친구와 말하는 방법, 양보하는 방법들을 자연스럽게 익히기 시작한다. <출처: gettyimages>


아이가 친구를 인식하는 시기는 언제쯤일까?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생후 1년 이내에 또래를 인식하기 시작하며 3살 전후로부터 개개인의 차이를 판단하고 특정한 아이에 대한 선호가 발달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후 또래관계를 촉진시키는 사회적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하여 보통 어린이집, 학원, 유치원 등 취학 전에서부터 성별 등과 같은 요소들을 바탕으로 하는 친구집단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학령전기의 아동에게는 여전히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한 존재이며 또래에 대한 관심보다는 부모나 선생님으로 받는 칭찬과 관심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 시기의 친구는 부모와는 또 다른, 즐거움의 대상으로 같은 관심을 공유하고 마음을 나누기보다는 같이 놀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친구가 달리면 이유 불문하고 나도 같이 달리고, 웃으면 같이 웃는다. 아이는 이렇게 또래와 놀면서 말하는 방법을 배우고, 친구의 말에 집중하고 귀를 기울이며, 함께 노는 방법, 양보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또래관계는 아동에서 독립적인 관계의 첫 시작으로 아동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주로 함께 해온 가족이라는 양육적이고 의존적인 환경과는 또 다른 환경이다.

그렇다면 학령전기에서부터 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가 친구와 관계를 맺고, 적응적으로 지내기 위해서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많은 변수를 갖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딱 부러지는 한 가지 정답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중요한 고려점들이 있다.



말썽쟁이는 싫어!



아침에 출근할 때나 오후의 하교시간, 하원시간이면 자녀를 기다리는 어머니들끼리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것을 보게 되는데, 많은 경우에 엄마들은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우리 아이가 말하지 않는 여러 가지 정보를 얻게 된다. 어떤 행사에 누가 반 대표로 나가게 되었는지, 누가 친구들이랑 자주 싸워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고, 누가 선생님한테 혼났는지 등등. 이때 공통적으로 얻게 되는 정보는 난폭한 아이는 선생님이나 친구들 어느 누구에게도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난폭한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친구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아이들에 비해 다양한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을 수 있다. 나아가 이것은 다양한 아이들과 우정을 유지하고 올바른 또래관계를 만드는 사회적 기술에 대해 배울 기회를 많이 접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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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친구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다양한 아이들과 올바른 또래관계를 만드는 기회를 많이 접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


물론 친구가 별로 없다는 것이 폭력성의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는 없지만 인기가 없다는 것은 소외감을 야기시킬 수 있다. 이러한 소외감은 폭력성을 조장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Twenge 등(2001)은 한 실험에서 소외감이 폭력성과 관련이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들의 실험에서는 실험참여자들에게 조별 과제를 함께할 사람들을 고르라고 하였는데 이 중 무작위로 선정된 몇몇의 참여자들에게는 아무도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알려 주었다(이 실험에서는 실제로 남들이 누구를 선택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결과 아무한테도 선택받지 않았다고 통보받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그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조차 더 높은 공격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의 주변 환경은 폭력성을 줄이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TV에서는 각종 폭력이 넘쳐나고 때로는 그러한 폭력이 미화되기까지 하며,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심심치 않게 보여주듯 짐짓 근엄한 척하는 어른들도 폭력적인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은 아이들에게 폭력이 갈등해결의 손쉬운 방법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폭력성을 줄일 수 있을까?



폭력성을 줄이는 가장 올바른 방법은 칭찬을 통해 올바른 행위를 북돋는 것이다. 즉, 아이가 난폭하게 굴지 않고 다른 아이와 사이좋게 놀 때 이를 칭찬하면서 아이의 올바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좋아하는 것을 일정시간 금지하게 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한 적절한 수준의 처벌도 효과적이다. 주의할 것은 지나친 처벌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강한 처벌은 그 자체로도 폭력성을 띄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지나친 처벌은 폭력성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시킨다는 것은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다.

또한 강한 처벌은 내가 어떠한 행위를 그만두는 이유가 그것이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처벌을 피할 수 있다면 다시 그 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게 되며 그와 유사한 다른 형태의 폭력적인 행위를 감소시키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 따라서 아이가 그 행위를 더 이상 하지 않는 이유가 처벌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내가 더 이상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처벌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이거 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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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가 잘하는 것을 북돋아 주어, 아이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표상을 갖는 것이 또래관계에서도 중요하다. <출처: gettyimages>


아동이 학교에서 학습을 하고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면서 “나 이거 잘해요”하며 자기에 대한 유능감을 갖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차 자신의 모습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가령, “나는 키는 작아도 재미있어서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좀 좋은 편이다. 받아쓰기는 가끔 틀리지만 과학은 잘한다. 우리 반 남자애들은 태권도를 잘하는 나를 부러워한다”와 같이 아이들은 신체/사회/학업이라는 비교적 구체화된 영역에서 자기에 대한 전반적 표상을 드러낸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동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표상을 갖는 것이 또래관계에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아동이 가지는 통합된 자기 개념에서의 긍정적 평가는 또래 집단 내에서 자신감을 갖게 만들고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도 긍정적인 경험을 할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자신감이 부족하면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도 부정적인 경험을 할 확률이 크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욱 자신감을 잃게 될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무엇을 잘하는가? 딱히 잘하는 점이 없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무엇을 잘하는지를 찾아내려 하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무엇을 잘하는지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다른 것들에 비해 무엇을 잘 하는지를 생각해보자. 가령 운동보다는 그림 그리기를 잘한다든지, 산수보다는 책읽기를 좋아한다든지. 그것을 찾은 이후에는 그 점을 더욱 북돋아 주려고 노력하자.



함께하면 좋아요!



[리멤버 타이탄(remember the titans)]이라는 영화는 그동안 분리되어 학교를 다니던 흑인과 백인 학생들이 강제로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나타나는 각종 갈등과 그 해결 양상에 대해 다룬 영화이다.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풋볼팀의 흑인학생들과 백인학생들이 초기에는 집단으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겪다가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협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배우고 점차 상대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학생들이 배운 것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함께 참여하고 인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이들은 또래관계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나누고, 참여하고, 인내하는 것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올바른 사회적 기술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경쟁이 극심하고 서열화된 우리의 교육환경에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사회적 기술의 발달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것일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어른은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참고문헌

  • Rice, F.P., Dolgin, K.G. (2009). 정영숙, 신민섭, 이승연 옮김. 청소년 심리학 제12판. 시그마프레스
  • Hay, D. F., Payne, A., Chadwick, A.(2004). Peer relations in childhood. Journal of Child Psychology & Psychiatry. 45 (1), p84-108.
  • Cohen. D. J., Cicchetti, D. (2006). Developmental Psychology, Theory and Method (pp.419-448). Wiley.
  • Twenge, J.M.; Baumeister, R.F.; Tice, D.M.; Stucke, T.S. (2001). If you can't join them, beat them: Effects of social exclusion on aggressive behavi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1(6), 1058-1069.



이윤형 | 영남대 심리학과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 학사, 석사를 받았으며 미국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 Chapel Hill 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발행201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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