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귀인 - 사회 상황에서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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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93회 작성일 16-02-0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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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혼자 있을 때와 다른 사람이 있을 때의 행동이 같을 수 없고 사회적 동물로서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출처: gettyimages>


여러분들은 혼자만 있는 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늘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전화나 메신저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타인과의 접촉을 고려한다면,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혼자만의 시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도 있겠다. 사실 우리의 일상생활은 타인이 존재하는(혹은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게 하는) 사회장면에서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이러한 사회장면이 우리의 행동과 마음 작용에 끼치는 영향을 심리학도들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그리고 이러한 탐구들이 보통 사회심리학이라고 부르는 심리학의 한 하위 분야이다.‘사회’가 심리가 있다는 말이 아니라 사회장면에서의 개인의 마음 작용과 독특성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와 다른 사람이 있을 때의 행동이 같을 수 없고, 또한 사회적 동물로서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기에, ‘사회장면에서의 마음작용’을 탐구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하는 것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한 첫 인상을 갖게 되는 것이나, 그 사람의 인간성에 대해 평가하거나, 한 행동의 배후 동기를 추측할 수 있는데 이를 모두 합쳐 사회지각이라고 부른다. 본 글에서는 타인의 행동의 원인을 찾아내는 과정 즉 행동의 원인을 특정한 것으로 귀속시키는 귀인(attribution) 과정을 살펴볼 것이다.



상황귀인과 성향귀인 그리고 공변모형



구체적인 예를 들어 여러분이 골프장에서 한 선수가 홀인원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자. 그러면 이 행동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 결과가 상황의 특수한 요인에 의해 일어났다고 판단하는 경우, 상황귀인(situational attribution)을 한다고 한다(예, “그때 마침 바람이 잘 불었네”). 반면 어떤 사람의 행동에 대해 그 사람의 특성이나 능력에 의해 일어났다고 판단한다면 성향귀인(dispositional attribution)을 하는 것이다(“스윙 기술이 좋네”). 즉 행동을 기분, 성격, 능력 같은 내적 요인으로 혹은 돈, 운, 다른 사람의 압력, 날씨 같은 외적 요인으로 귀속시킬 수 있다.

그러면 어떨 때 상황귀인을 하고 어떤 경우에 성향귀인을 할까? 켈리(Kelley)라는 심리학자는 공변모형(covariation model)을 제안하는데, 우리들이 귀인 과정에서 합의성, 일관성, 특이성이라는 세 가지의 정보들이 특정한 행동과 함께 변하는 정도(이를 통계학 용어를 빌리면 공변이라고 부른다)를 고려한다고 주장한다. 합의성이란 다른 사람들도 같은 행동을 하는 정도이고, 일관성은 한사람의 특정한 행동이 얼마나 지속적인가 하는 정도이며, 특이성은 한사람의 한 상황에서의 특정한 행동이 다른 상황에서도 나타나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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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변모형


독자들은 무슨 복잡한 얘기를 하는 것인지 어리둥절해 할지 모르겠다. 우리들이 사회장면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세 가지 정보를 모으며 계산을 하여 그 행동의 원인을 찾는 것이라는 주장이 지나치다고 생각할수 있으며마치 과학자들이 실험 자료를 수집해 결론에 도달하는 것과 같은 추론 과정이 사용된다는데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그러면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볼 테니, 위의 그림(공변모형)을 참조하며, 여러분이 직접 원인을 찾아보자. 대학생인 영수가 늘 수업에 지각하며(높은 일관성), 대부분의 수업에서 그런데(낮은 특이성), 다른 학생들은 정시에 수업에 도착한다(낮은 합의성)면, 여러분은 영수의 지각 원인을 어떻게 귀인할 것인가? 다른 예를 들어, 많은 학생들이(높은 합의성) 특정한 한 수업에서 늘 지각하고(높은 일관성) 다른 수업에는 정시에 도착한다면(높은 특이성), 지각의 원인은 무엇일까? 자 이제 여러분들은 이 모형의 힘을 파악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 보통 영수의 성향(즉 게으름, 성격)으로 귀인하게 되고 후자는 어떤 과목의 수업 내용이나 강사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귀인할 것이다. 즉 우리들도 암묵적으로 세 가지 정보를 고려하며 사회 상황에서의 다른 사람의 행동의 원인을 찾는 것이다.

실제 이 모형의 타당성을 보여주는 여러 실험 결과가 있다. 위에서와 같이 가상적인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고 여기에 세 가지 정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합하여 제시하면 사람들이 모형이 예언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귀인한다. 세 가지 정보의 상대적 비교를 종합하여 사회 상황에서의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모형과 불일치하는 결과들도 있다. 보통 합의성 정보를, 모형에서 예측하는 것처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결과도 있고, 반대로 한국 사람들은 합의성 정보를 더 중요시 한다는 결과도 있다. 그리고 다른 정보가 없을 때 위의 세 정보를 사용하며, 행동을 한 사람의 성격에 관한 정보가 제시되면, 다른 세 정보는 무시하고 성격 정보만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귀인오류와 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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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자-관찰자 효과는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성향귀인을 하고, 동일한 행동인데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상황귀인을 하는 편향이다.
<출처: gettyimages>


특히 어떤 사람의 행동이 상황에 기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내적 성향으로 귀인하는 강한 경향성이 있다고 한다. 멋진 플레이를 한 야구 선수가 홈구장의 이점을 가졌거나 성공한 기업가가 국가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들의 재능이나 의지력으로 귀인하는 경향이다. 너무나 흔히 관찰할 수 있는 편향이기에, 기본적인 귀인 오류라고도 이름 붙이기까지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동일한 행동에 대해 자신이 한 경우와 타인이 한 경우 귀인의 방향이 달라지는 행위자-관찰자 효과도 일어난다고 한다.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성향귀인을 하고, 동일한 행동인데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상황귀인을 하는 편향이다. 다른 사람의 폭력 행동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사악한 성격으로 귀인하고, 자신의 폭력 행동은 “주어진 상황에서 내려진 명령을 수행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내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의 원인을 귀인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이냐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인 행동을 성향 귀인하고 사회적 관계를 단절할 수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요인 때문이라고 해석하여 그 상황을 함께 변화시키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사회 장면에서의 귀인 연구가 중요한 것이다. 사실 한사람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혹은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여러 사회적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우리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여러 정보들이 암묵적으로 작용하고, 여러 귀인의 오류나 편향이 영향을 끼친다. 우리의 이해와 귀인이 과연 적절했는가를 늘 반성해 볼 일이다.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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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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