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클래식 피아니스트 - 온 영혼이 손 끝에 실린 감동의 연주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댓글 0건 조회 422회 작성일 16-02-06 17:04

본문















14547458637895.png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는 폴란드 출신의 유태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폴란드 국영 라디오 방송국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던 스필만은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하자 독일군의 눈을 피해 오랫동안 빈 집의 다락방에 숨어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먹을 것을 찾아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가 그만 독일군 장교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런데 다행히 그 독일군 장교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가 숨어 있는 것을 눈감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기도 했다. 독일군 장교의 도움으로 스필만은 무사히 도피생활을 할 수 있었다.






14547458643575






음악리스트
No.아티스트 & 연주 
1쇼팽 [발라드 1번] / 마우리치오 폴리니음악 재생
2쇼팽 [야상곡 C# 단조] /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음악 재생

1분 미리듣기 / 유니버설 뮤직 / 앨범 정보 보러가기








14547458655171




영화 포스트
작품 보러가기



영화에는 스필만이 독일군 장교와 마주쳤을 때의 상황이 자세하게 나온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먹을 것을 찾으러 아래층으로 내려온 스필만.
빈 방을 이곳저곳 뒤지던 끝에 드디어 뜯지 않은 통조림 깡통을 찾아낸다. 하지만 쇠막대기로 어렵사리 찾아낸 통조림 깡통을 따려고 하다가 실수로 그것을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만다.
바닥에 구르며 아까운 내용물을 쏟아내고 있는 통조림 깡통을 따라가는 카메라. 그런데 이렇게 깡통을 따라 서서히 움직이던 카메라에 갑자기 독일군 군화(軍靴)가 잡힌다.
군화를 잡은 카메라는 밑에서 위로 서서히 앵글을 이동시킨다. 발에서 다리, 그리고 허벅지에서 가슴을 거친 카메라는 드디어 화면 가득 독일군 장교의 얼굴을 잡는다.
수려한 용모의 독일군 장교의 얼굴이 화면에 나타난 순간 숨 멎을 듯한 공포가 온몸을 엄습해 온다. 영화를 보는 내가 이 정도였으니 실제로 일을 당한 스필만은 어땠을까.

자기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할 아무런 도구나 장치도 없이 갑자기 맞닥뜨린 이 상황에서 스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저 나약한 육신을 간신히 지탱하며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외에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어렵사리 찾아낸 통조림 깡통을 생명의 양식인양 부둥켜안고, 어쩌면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지도 모르는 사람 앞에서 부들부들 떨고 서 있었다.
몇 달 동안 세수도 면도도 하지 못한 채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모습으로. 스필만의 고백에 의하면 당시 그는 너무나 놀라고 맥이 빠져서 독일군 장교로부터 도저히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다고 한다.





14547458667176




독일군 장교와 마주친 스필만



장교가 그의 직업을 묻는다. 그는 피아니스트였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장교가 그를 피아노가 있는 방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한 곡 쳐보라고 한다.
어쩌면 그 독일군 장교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스필만이 피아니스트였다고 하자 그를 피아노가 있는 방으로 안내해 한 번 쳐보기를 권했으니까.
하지만 피아노 앞에 앉은 스필만의 뇌리에는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스필만은 자서전에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건반에 손가락을 대는 순간 손가락들이 경련을 일으켰다. 어쨌든 지금 피아노를 쳐서 몸값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나는 거의 2년 반 동안이나 연주를 하지 못 했다. 손가락은 뻣뻣했고, 켜켜이 때로 뒤덮여 있었으며 은신해 있는 건물에 불이 나는 바람에 손톱도 깎지 못한 상태였다. 게다가 유리창도 없는 방 안에 방치된 피아노는 기계 장치가 습기로 팽창되어 건반이 아주 뻑뻑했다.

나는 쇼팽의 [야상곡 C# 단조]를 쳤다. 제대로 조율도 안 된 피아노 줄의 탁한 울림이 텅 빈 집과 계단을 지나 길 건너편에 있는 빌라의 폐허에 부딪쳐 맥빠지고 우울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연주를 끝내자 그 침묵은 전보다 한층 더 음울하고 괴괴했다. 거리 어딘가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건물 밖에서 총성과 함께 사납게 짖어대는 독일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14547458681311




독일 장교 앞에서 목숨을 건 연주를 하는 스필만



몸값을 치르기 위해서라도 그는 피아노를 쳐야만 했다. 그래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 피아노를 쳤다. 하지만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는 전혀 아름다운 소리가 아니었다.
먼지에 쌓인 조율 안 된 피아노와 배고픔과 추위에 굳어버린 손가락,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포 속에서 달콤하고 로맨틱해야 할 쇼팽의 [야상곡]이 맥 빠지고 우울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그가 연주하는 피아노 위에는 말쑥한 독일군 장교의 외투와 모자가, 그리고 다른 한 편에는 그가 그 긴장된 상황에서도 목숨처럼 부둥켜안고 있었던 초라한 통조림 깡통이 마치 이미지의 콘트라스트를 강조한 정물화처럼 놓여 있다.





14547458688467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폴란드 출신의 유태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1911~2000)



이때 스필만이 독일군 장교 앞에서 쳤던 곡은 쇼팽의 [야상곡 C# 단조]였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발라드 1번]을 치는 것으로 나온다. 오랫동안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있는 사람이 쇼팽의 [발라드 1번]을 연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 스필만은 거의 2년 반 동안 한 번도 피아노를 만져보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 난방이 안 된 방에서 지낸 탓에 손가락이 동상 일보 직전의 상태에 있었다. 게다가 오랫동안 손톱도 깎지 못 했다.
이런 상태에서 피아노를 제대로 친다는 것은 무리였다. 더구나 [발라드 1번] 같이 엄청난 에너지와 고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곡을 연주한다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도 스필만은 그래서 상대적으로 연주하기 쉽고 멜로디가 무난한 [야상곡 C# 단조]를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영화에서 이런 상황에 야상곡을 연주했다면 얼마나 싱거웠을까.

학살을 피해 오랫동안 숨어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독일군 장교에게 적발되었다. 독일군 장교는 그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피아노를 연주하고는 있지만 연주가 끝난 후 곧바로 수용소로 끌려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극적인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도는 순간,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이 [야상곡 C# 단조]를 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극적인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폴란스키는 서정적인 [야상곡 C# 단조] 대신 격정적인 [발라드 1번]을 선택했다.

쇼팽의 나이 스물여섯 살 때 작곡했다고 하는 [발라드 1번]에는 열혈청년 쇼팽의 내면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남성적인 열정과 고뇌가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나는 그의 작품 중에서 이처럼 독창적이고 거칠게, 이처럼 격렬하게 남성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작품을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스필만이 독일군 장교 앞에서 연주하는 음악으로 쇼팽의 수많은 피아노 곡 중에서 [발라드 1번]을 선택한 것은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현실과 영화는 다르다.
영화가 현실의 반영이기는 하지만 영화는 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현실적이어야 한다. 화면 속의 현실은 본래는 현실이 아니기에 그것을 진짜 현실처럼 보이게 만드는 보다 극적인 장치가 필요한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쇼팽의 [발라드 1번]은 바로 이 장면의 영화적 진실이라 할 수 있다.





14547458697006




폴란드 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치(1798~1855)



‘발라드’라는 것은 본래 ‘이야기가 있는 노래’라는 뜻이다. 일종의 서사민요를 말하는데, 이렇게 처음에는 노래로 시작했다가 14,5세기 경에는 무용곡으로, 그리고 18세기 이후에는 기악곡으로 독립해 나갔다.
쇼팽이 이 곡에 ‘발라드’라는 제목을 붙인 것은 그가 폴란드의 애국 시인 미츠키에비치(Adam Bernard Mickiewicz)가 쓴 [콘라드 월렌로드]라는 서사시에 영감을 받아 이 곡을 작곡했기 때문이다.

[콘라드 월렌로드]는 리투아니아와 프러시아 지방에서 전해오던 콘라드 월렌로드의 영웅적인 전설을 바탕으로 쓴 서사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라드 1번]과 이 서사시 사이에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직접 대응되는 어떤 요소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전설 특유의 과장된 표현과 영웅적인 행위의 잔인성, 그것을 정당화하는 다소 비인간적인 애국심 같은 것은 쇼팽의 [발라드 1번]과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곡이 쇼팽의 다른 곡에 비해 남성적 에너지를 충만하게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음악을 듣다 보면 때로는 영웅의 무용담 같은 무게와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추상적인 이미지 외에 이 곡이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없다. 비록 서사민요를 의미하는 발라드라는 제목을 붙이기는 했지만 쇼팽이 어떤 구체적인 사건을 음악적으로 번역해 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쇼팽의 ‘애국심’이다. 쇼팽은 스무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조국을 떠나 그 후 다시는 조국 땅을 밟지 못 했다.
그러기에 조국 폴란드는 그에게 늘 그리움과 목마름의 대상이었다. 그는 특히 애국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치를 좋아했다.
그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늘 그의 시집을 품고 다닐 정도였다고 하는데, 이국에 있는 그에게 미츠키에비치의 시는 사랑하는 조국 폴란드와 자신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정서적 끈이었을 것이다.
이런 그가 미츠키에비치의 서사시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작곡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마 쇼팽은 이 서사시가 지니고 있는 충만한 민족성과 애국심에 감명 받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쇼팽의 [발라드 1번]은 지극히 폴란드적이다. 음악적으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배경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유태계 폴란드 영화감독이 만든, 유태계 폴란드 피아니스트의 수난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서, 폴란드 애국시인의 서사시에서 영감을 받은, 폴란드 작곡가의 작품이 사용되었다.
참으로 절묘한 조합이 아닌가. 극적인 효과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그 상징적인 의미에 있어서도 이 영화를 위해 쇼팽의 [발라드 1번]을 선택한 것은 정말로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14547458709926




폴란드 젤라조바 볼라에 있는 쇼팽이 태어난 생가



[발라드 1번]은 오른손과 왼손이 같은 음을 연주하는 지극히 단순하고 느린 도입부로 시작한다. 이렇게 특징적인 도입부가 끝나고 나면 아주 독특한 여운을 불러일으키는 모티브가 연주된다.
처음에 조용하게 시작된 이 모티브는 그 후 형태를 달리하면서 여러 차례 반복되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표현의 강도가 높아진다. 처음에 피아노는 아주 여리게, 지극히 서정적인 울림으로 무엇인가를 갈구한다.
그 멜로디는 감성의 끝을 어루만지듯 섬세하고, 때로는 지극히 감미롭기까지 하다. 이 시적인 울림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점점 갈증의 강도가 높아져 간다.
스필만은 갈구한다. 자유와 평화를. 이 비극적인 상황으로부터의 탈출과 영원한 해방을. 점점 더 격렬하게 원한다. 그러나 그의 애타는 바람은 번번이 절정의 문턱에서 좌절당하고 만다.
이렇게 애타게 문을 두드리기를 여러 차례. 어느 순간 드디어 그토록 열망하던 해방의 순간이 찾아온다. 봇물처럼 터지는 열정, 불꽃처럼 작열하는 분노.

영화 [피아니스트]에는 스필만이 독일군 장교 앞에서 연주했다고 하는 [야상곡 C# 단조]도 나온다. 이 영화에서 [야상곡 C# 단조]는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는 ‘평화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악몽의 ‘전’과 ‘후’, 즉, 악몽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똑같은 음악으로 연주하는 것이다. 본래 폴란드 라디오 방송국의 음악부장이었던 스필만은 방송을 통해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녹음하거나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운명의 그날도 스필만은 평소와 다름없이 스튜디오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의 섬세한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바로 쇼팽의 [야상곡 C# 단조].
느긋한 손놀림으로 달콤하고 로맨틱한 야상곡을 연주하는 그의 얼굴 어디에서도 앞으로 다가올 비극을 예감하는 듯한 징후는 찾아볼 수 없다.





14547458723453




라디오 방송국에서 평화롭게 연주하는 스필만



쇼팽의 [야상곡 C# 단조]는 나른한 평화를 상징한다. 이 곡의 멜로디는 너무나 순진무구하게 로맨틱해서 오래 듣고 있으면 약간의 권태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앞으로 닥쳐올 대재앙 앞에 이런 로맨틱한 멜로디가 가당키나 한가하는 생각이 들도록 만든다. 역시 그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몇 번의 폭발음으로 이 완벽하게 로맨틱한 평화가 일시에 깨지고 말기 때문이다. 대학살의 드라마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14547458730930




빌헬름 호젠펠트(1895~1952)



그 후, 스필만은 인간으로서는 차마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고통의 시간도 결국 끝이 났다.
나치가 물러간 후, 스필만은 바르샤바 방송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는 예전의 말쑥한 모습으로 돌아가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다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그가 연주하는 곡은 ‘좋은 시절’에 그가 즐겨 연주하던 쇼팽의 [야상곡 C# 단조]. 음악을 연주하며 간혹 옅은 미소를 짓는 그의 얼굴에는 악몽을 겪은 사람답지 않은 여유마저 엿보인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그의 연주를 방해하지 않는다. 고통 끝에 다시 얻은 완벽한 평화. 영화 속에서 [야상곡 C# 단조]는 그런 평화를 상징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 스필만은 친구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독일군 장교의 소식을 듣게 된다. 소련군의 포로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데, 스필만의 이름을 대며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후 스필만은 그 독일군 장교를 돕는데 실패한다.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그가 소련의 한 포로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으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그를 구해내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한다.

영화 [피아니스트]로 인해 [쉰들러 리스트]의 쉰들러처럼 ‘착한 독일인’으로 영원히 기억될 그 독일군 장교의 이름은 ‘빌헬름 호젠펠트(Wilm Hosenfeld)’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운명의 여신은 이 착한 사마리아 사람에게 끝내 미소를 보내지 않았다. 빌헬름 호젠펠트는 그로부터 몇 년 후, 소련의 한 포로 수용소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통합검색

통합검색 결과 보기



 

영화정보








14547458737316

진회숙 | 음악 칼럼니스트
이화여대 음대 및 서울대 음대 대학원 졸업
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 월간지 SPO 편집위원이며, 서울시향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를 비롯한 여러 클래식 강좌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평화방송 FM 음악공감 ‘진회숙의 일요 스페셜’의 진행자이다. 저서로 <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 외 여러 권이 있다.

저자의 책 보러가기
|
인물정보 더보기


음원제공

유니버설 뮤직

http://www.universalmusic.co.kr/#/
14547458738267.jpg

유니버설 뮤직 트위터 / 유니버설 뮤직 페이스북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Wikipedia





발행2013.11.0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