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후회의 심리학 - 선택과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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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37회 작성일 16-02-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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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지 못해도 후회!! 후회의 심리학">


우리는 왜 선택에 따른 후회를 할까? 고심 끝에 결정한 일에 대해 후회를 한다. 이처럼 후회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정 대안을 선택을 함으로써 유발되는 대안적인 즉 선택되지 않은 ‘가능 세계’로부터 심리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선택 전엔 더 좋아 보이던 것이 선택 후엔 다른 대안이 더 좋아 보이는 현상이라 하겠다. 이로 인해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게 된다.




왜 2등은 3등보다 더 불행할까?




올림픽경기 시상대에 선 선수들을 볼 때면 모두들 자랑스럽다. 그동안 피땀 흘린 노력의 결실이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런데 정작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은 모두 만족스러워할까? 1등은 가장 잘했으니까, 2등은 1등은 아깝게 놓쳤지만 내 실력을 충분히 뽐낼 수 있으니까, 그리고 3등은 최소한 시상대에 설수 있는 등수 안에 들었으니까.... 모두들 만족스러워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러나 금메달을 놓친 2등이 메달권에 가까스로 들어간 3등보다 만족도가 더 낮을 뿐 아니라 1등을 하지 못한 후회의 감정이 더 강하다고 한다. 왜 그럴까? 2등을 차지한 선수는 경기하는 동안 조금만 더 기회가 좋았더라면 가장 높은 자리인 1등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생긴다. 반면 3등은 메달권에 들지 못해 시상대에 오르지도 못할 수도 있었지만 3등으로 메달권에 들어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2등과 3등을 한 선수들이 생각하는 대안적인 ‘가능 세계’는 분명 다르다. 모두 1등일 수도 있겠지만, 2등은 1등을 그러나 3등은 4등이나 5등을 대안적인 ‘가상 세계’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후회의 감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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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등을 원하지만 현실에서 2등은 1등을, 3등은 4등이나 5등을 대안적인 ‘가상 세계’로 상정하기 때문에 그들이 느끼는 후회의 감정은 서로 다르다. <출처: gettyimages>



만약 부산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KTX를 타기 위해 서울역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막 도착하자마자 부산행 KTX는 출발했다. 또 다른 경우로 이번에는 부산행 KTX가 출발한지 15분이 경과한 후에서야 서울역에 도착했다. 모두 부산행 KTX를 놓쳐 후회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도착 직전에 출발한 경우가 도착 15분 전에 출발한 경우보다 후회의 감정은 훨씬 더 크다고 하겠다.

우리가 다른 결정을 취했을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내포된 책임감이 선택에 따른 후회의 또 다른 이유다. 내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발생되는 일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후회를 느끼는 것이다. 운 좋게도 200만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게임에서 마지막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오히려 50만원을 잃을 때, 그냥 처음부터 배팅을 잘못해 50만원을 잃었을 때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딸 수 있는 게임에서 잃게 된 책임감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행한 행동으로 인해 내가 지게 될 책임감이 바로 선택에 대한 후회의 감정을 유발시키게 된다.




후회는 가상세계에 대한 미련의 산물




그렇다면 대안적인 ‘가상 세계’에 대한 미련 혹은 또 다른 결과의 가능성에 내포된 ‘책임감’으로 인한 후회나 불편한 감정을 떨쳐버릴 수는 없을까? 즉 후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 걸까? 불행히도 우리 인간들에게는 후회라는 감정은 뇌의 메커니즘 상 즉각적으로 인지적 추론을 이끌어 내도록 되어 있다. 우리 뇌에는 심사숙고 과정이 이루어지며, 이성적인 추론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감정처리를 담당하는 대뇌변연계와 전략적 경계 영역을 두고 서로 이웃하고 있다. 이 전략적 경계 영역에 바로 안와전두피질이 놓여 있어 후회라는 감정은 인지적 추론을 즉각적으로 이끌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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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확인시켜주는 행동을 피하기 위해 효용은 적지만 후회를 최소화시켜주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출처: gettyimages>



안와전두피질은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충동성 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뇌 영역으로 게임중독자나 마약중독자는 똑같이 이곳 안와전두피질에 이상이 생긴다. 안와전두피질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이성적으로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고 당장의 이득만을 추구하게 된다. 게임중독이나 도박중독자처럼 게임에서 돈을 따고 싶어 하는 심리는 마찬가지지만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우리 인간들은 평소에 이처럼 선택에 따르는 후회의 감정과 불쾌한 기분이 들 때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할까? 1982년 벨(D. Bell) 연구팀은 사람들이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행동을 피하려는 경향으로 후회를 최소화하기 위해 효용이 적은 쪽을 선택하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발표했다. 바로 후회이론(Regret of Theory)이다.




위협소구광고 : 예상후회의 특효약




이처럼 후회는 대안을 선택한 후 갖게 되는 불쾌한 감정으로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예상후회(Anticipated Regret)다. 예상후회란 선택결정을 하기도 전에 예상되는 후회를 의미한다. 이때 사람들은 통상 후회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동을 취하게 된다. 예상후회를 교묘하게 자극하는 경우가 바로 위협소구 광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요즘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라는 용어가 그리 낯설지 않게 들린다. 유엔이 2009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이 용어는 100세 삶이 보편화되는 시대를 지칭하고 있다. 그만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100세까지의 인생설계 특히 은퇴 후 자산관리의 필요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최근 출근하는 남편을 보고 “여보, 어떡하지”라는 공포에 질린 다급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투자증권회사의 광고가 있다. 이 광고에서는 100살까지 사는 시대, 노후 걱정하는 직장인들에게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가능한 한 자사의 금융상품을 이용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모두를 극심한 위협에 빠뜨려 공포의 불안감을 극대화시키는 불안조성 마케팅 사례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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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후회는 추론하는 시간에 따라 후회 감정이 달라지는데, 주식투자처럼 단기간 내 이루어지는 후회는 주로 행동 그 자체에 기인한다. <출처: gettyimages>



특히 예상후회는 추론하는 시간과의 관계에 따라 후회의 감정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단기간 내에서 이루어지는 후회에 대해서는 ‘그 주식에 투자하지 말걸 그랬어!’, ‘카지노에 가지 말았더라면’, 혹은 ‘내가 그렇게까지 화를 내지 않았더라면’처럼 행동한 사실 때문에 주로 후회를 하게 된다. 반면 먼 시간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젊었을 때 저축을 많이 할 걸 그랬어!,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좀 더 자주 찾아 뵐걸 그랬어!, 혹은 ‘대학 다닐 때 더 열심히 공부할걸 그랬어!’처럼 행동하지 않은 행위로 인해 후회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실제 경험한 경우보다 상상했을 때 후회의 감정이 더 크며, 후회의 원인 역시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길버트(D. Gilbert) 교수팀은 지하철역에서 기차를 놓친 상황을 진짜 놓친 경우와 상상으로 놓친 경우로 나누어 후회 감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기차를 놓친 상황을 단지 상상한 사람들은 그 잘못을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돌린 반면, 기차를 실제 놓친 사람들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다른 원인 탓으로 돌렸다. 즉 상상으로 놓친 사람은 ‘내가 평소보다 더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라고 생각한 반면, 실제 놓친 사람은 ‘지하철문이 더 일찍 닫혔기 때문에‘라고 생각했다.




선택대안이 많을수록 ‘선택의 패러독스’에 빠진다




이러한 후회의 감정은 직접적으로 선택행위를 하게 되는 소비행동에서 잘 나타난다. 선택권이 많을수록 오히려 선택하지 못하는 ‘선택의 패러독스(The Paradox of Choice)’에 빠지게 된다. 선택 대안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선택권에 대한 자유가 늘어난 만큼 선택에 대한 만족도는 오히려 줄고 선택 가능성 역시 줄어 미래로 연기하는 지연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선택권이 증대되면 그만큼 선택에 따른 불확실성 역시 증가하기 때문에 선택에 따른 후회의 감정이 커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경우,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없게 된 데에 따른 후회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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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권이 증대되면 그만큼 선택에 따른 불확실성 역시 증가하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없게 된 데에 따른 후회의 감정이 커지게 된다. <출처: gettyimages>



2000년 아이엔가(S. Iyengar) 연구팀은 대형 슈퍼마켓 내에 있는 딸기잼 판촉 진열대에서 손님들의 선택에 따른 행동을 관찰하였다. 처음 6가지 종류의 딸기잼을 진열한 후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맛을 보고 구매하도록 하였다. 이번에는 딸기잼의 종류를 24가지로 늘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려주었다. 6가지 잼만 있을 경우 손님의 40%가 진열대로 몰려와 시식한 반면, 24가지로 늘린 경우에는 60%가 시식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제품구매를 위한 선택비율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는데 첫 번째 6가지 잼의 경우에는 30%가 구매했지만, 24가지로 확대한 경우에는 단지 3%만이 구매하였다. 이처럼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후회의 감정도 커지기 때문에 선택의 지연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선택의 지연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메시지의 종류를 단순화하는 즉 소구 포인트(Appeal Point)의 수를 줄여주는 광고 전략이 효과적이라 하겠다. 이러한 광고 전략을 '단일 제안 전략(Single Proposition Strategy)' 이라 한다. 이는 소비자들의 정보처리능력의 한계로 인해 많은 정보보다는 적은 수의 정보에 주의를 더 기울이고 의미 있는 해석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처럼 후회의 감정까지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또한 선택상황에서 후회정도는 선택행위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구매결정자가 실제 사용자인지 아니면 단지 구매자인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특히 선택행위자가 실제 사용자가 아닌 단순 구매자를 ‘쇼퍼(Shopper)’라 하는데, 이들은 구매를 위한 결정의 순간이 매우 짧다. 국내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식음료의 28%, 잡화의 27%, 그리고 건강미용의 17%만이 매장 방문 전 작성한 쇼핑목록에 따라 구매결정을 한다. 더 나아가 구매목록 작성자의 30%는 애초의 쇼핑목록과 다른 브랜드를 구매하며, 매장에서의 구매결정은 단 3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결국 전문 구매자의 역할이 증대되는 만큼 사용자 중심의 만족도보다는 오히려 구매시점에서 구매자의 후회 정도를 감소시키는 매장내 영향요인이 중요시 된다. 남성용 면도기 제품들을 남성용품 코너에 진열하지 않고 피부관리코너 혹은 식품매장 내 별도 부스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모두 사용자인 남성고객이 아닌 구매자인 주부들의 동선을 고려한 배치이며, 주부들의 선택에 따른 후회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참고문헌

  • Bell, D. E.(1982), "Regret in decision making under uncertainty," Operations Research, vol. 5, pp. 960-981.
  • Iyengar, S. and M. Lepper(2000), "When Choice is Demotivating: Can One Desire Too Much of a Good Th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vol. 79, pp. 995-1006.



범상규 | 건국대학교 교수
건국대학교에서 통계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영학과와 응용통계학과에서 마케팅, 소비자행동, 통계조사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 관한 심리코드를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개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방송, 외부강연 및 칼럼, 저서 출간 등의 활동을 하며 블로그(blog.naver3.com/skbeom)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Non 호모이코노미쿠스]와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 등이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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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소비자들 2015. 05. 20
저자 범상규는 ‘비합리적인 소비행동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심리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심리마케팅’ 분야를 개척했다. 이 책에서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심리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 9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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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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